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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숯에 구워내는 광양한우불고기의 육질은 야들야들하고 달콤하다.
 참숯에 구워내는 광양한우불고기의 육질은 야들야들하고 달콤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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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은 '불고기'다. 참숯에 구워내는 광양한우불고기의 육질은 야들야들하고 달콤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이글거리는 화롯불에서 구워내는 광양의 한우불고기는 그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이 가을, 입맛당기는 불고기의 참맛을 찾아 광양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의 재미 중 최고는 아마도 '식도락'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의 추억 중 맛있는 음식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불고기를 가장 맛있게 구워낸다는 광양의 숯불구이 

옛 백제시절에 광양은 '우두머리'라는 뜻의 마로(馬老)라 불렸다. 통일신라 시절에는 희양(晞陽)으로 불렸으며, 고려시대에 와서야 광양(光陽)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희양이나 광양의 뜻은 따스하게 빛나는 햇살을 의미한다.

1600년대에는 불고기를 '설야멱'이라 불렀다. 그 시절에 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음식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불고기를 '가지처럼 먹는다'란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불고기가 일반적인 음식임을 알 수 있다.

제8회 광양 전통숯불구이 축제가 열리던 날(10일), 우리나라에서 불고기를 가장 맛있게 구워낸다는 광양을 찾아가봤다. 축제는 12일까지 '빛과 꽃, 그리고 맛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광양읍 서천체육공원에서 맛과 그리움으로 3일간 다채롭게 열렸다.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음식이 맛깔스럽다. 불고기를 한입 먹어보니 그 끌림이 아주 강하다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음식이 맛깔스럽다. 불고기를 한입 먹어보니 그 끌림이 아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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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숯불구이 축제 위원장(57.박노신), “광양전통 숯불구이 축제는 광양의 상징입니다."
 광양숯불구이 축제 위원장(57.박노신), “광양전통 숯불구이 축제는 광양의 상징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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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숯불구이 축제 위원장(57·박노신)에게 이번 축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광양전통 숯불구이 축제'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광양전통 숯불구이 축제는 광양의 상징입니다. 축제 기간에 상생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한우만을 취급하고 한우 농가의 고충을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또한 불고기는 최고의 맛으로 준비해 꼭 다시 찾도록 준비했습니다."

- 참여 업소마다 한우만을 취급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소한마리(500kg)를 잡으면 260kg의 고기가 나옵니다. 그중 구이용은 50kg남짓입니다. 사실 한우로 가격 맞추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 쇠고기 수입으로 한우농가가 어렵다던데요?
"한우 농가도 위기지만 업소도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이번 축제를 발판삼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천하일미 마로화적' 광양 불고기의 맛을 그리워한 선비들

광양불고기는 이글거리는 참숯에 단시간에 구워내야 맛있다.
 광양불고기는 이글거리는 참숯에 단시간에 구워내야 맛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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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시대 성 부근에는 조정에서 벼슬을 하다 귀양 온 선비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귀양 온 선비들이 성 밖에 사는 천민의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김씨 부부는 그 보은의 정으로 암소를 잡아 갖은 양념을 하여 참숯에 고기를 구워 접대했다.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에 복귀한 선비들은 한양에 가서도 광양에서 맛 본 그 고기 맛을 못 잊어했다.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며 광양불고기의 맛을 그리워한 것이다. 마로는 광양의 옛 이름이다.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음식이 맛깔스럽다. 불고기를 한입 먹어보니 그 끌림이 아주 강하다.

광양불고기는 한우 암소고기를 얇게 저며 육질이 부드럽다. 숯불에서 직화로 구워내 육즙이 살아있다. 야들야들한 맛에 기분 좋은 달달함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통의 맛이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정성을 다해 손질한 쇠고기는 마늘, 참기름, 간장에 갖은 양념을 다했다. 광양불고기는 이글거리는 참숯에 단시간에 구워내야 맛있다.

광양은 백운산, 섬진강, 망덕포구 등의 아름다운 볼거리도 아주 많다. 조선후기 유명세를 떨쳤던 암행어사 박문수는 광양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언급했다고 한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던 그가 살기 좋은 곳으로 광양을 지목할 정도였으니 광양의 산수와 경치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우리 함께 광양불고기 맛 좀 볼까요?

상추 2잎, 깻잎 한 장, 불고기 2점, 마늘에 쌈장 살짝 찍어내 파절이 무침을 얹어 쌈을 해서 한입. 음~ 그 부드러운 감칠맛에 그저 말문이 막힌다.
 상추 2잎, 깻잎 한 장, 불고기 2점, 마늘에 쌈장 살짝 찍어내 파절이 무침을 얹어 쌈을 해서 한입. 음~ 그 부드러운 감칠맛에 그저 말문이 막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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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서천변에 마련된 부스에는 광양에서 내로라하는 10여 개 업소가 직접 참여했다. 한우불고기 1인분 국내산 200g이 1만7천원이다.

어디 우리 함께 광양불고기 맛 좀 볼까요? 이글거리는 참숯화로의 석쇠에 고기를 올리자마자 곧바로 지글지글 구워진다. 붉은 기운이 살짝 감돌 때 먹어보니 달착지근하니 입에 착착 감긴다. 갖은 양념에 버무려내 별다른 소스가 필요 없다. 그냥 먹어야 광양불고기의 진면목을 그대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숯불향기가 고기에 그대로 배어들어 숯불의 풍미가 제대로다. 상추 2잎, 깻잎 한 장, 불고기 2점, 마늘에 쌈장 살짝 찍어내 파절이 무침을 얹어 쌈을 해서 한입. 음~ 그 부드러운 감칠맛에 그저 말문이 막힌다. 광양 숯불구이 이름값 제대로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수미디어코리아,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숯불구이, #광양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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