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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부산여성 처지비관 자살'                            

'충북 청원모텔에서 30대중반 우모씨  여자친구랑 헤어진후  목매달아  숨진채 발견'
'청주시 복대동 50대여성 생활고 비관자살'
'60대 남자 안재환 모방 자살'

모두 13일 하루에만 기사화된  기사 제목들이다. 이번주 연예계 최고의 핫이슈는 유명 연예인 안재환씨의 자살 소식이었다.

각 언론매체들이 특종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쏟아놓는 자극적인 현장 사진들과 팩트인지 확인도 안 된 선정적인 기사 내용을 보면서,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걱정되었던 건 '자살'을 너무 쉽게 생각하게 만들진 않을까 걱정했었다. 오죽했음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언론보도 권고기준"을 내놓고 언론이 안재환 사망의 영향을 최소화 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부탁까지 했겠는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1774년 발간된 후 유럽 젊은이들의 모방 자살이 잇따른 데에서 유래되서 유명인이 자살한 후에 잇따라 자살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한다. 벌써 안재환씨의 죽음으로 베르테르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심지어 안재환씨를 모방해서 60대 남자가 스타렉스 뒷자석에서 연탄 두 장을 난로에 피워두고 자살한 모방자살까지 있었다.

과거 홍콩 장국영이 호텔에서 투신해 죽었을 때도 모방해서 고층빌딩서 남녀가 투신해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고, 우리나라도 2005년 영화배우 고 이은주씨가 넥타이에 목을 매달고 숨진 채 발견되자 한 달간 서울시내 7개구에서 하루 평균 2.13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예년 0.84명에 비해 무려 2.5배나 자살률이 높아졌었다는 통계도 있다. 이외에도 서지원, 김광석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있고 나서는 유독 자살보도를 많이 접한 기억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베르테르 효과에서 자유로울 순 없는데, 안재환씨가 자살한 현장 차 사진은 물론이고, 안재환씨가 일본에서 유행하는 모아나운서의 자살 방법을 모방한 듯하다며 자살 방법까지 자세히 보도했던 언론매체들은 또 다른 모방자살 소식을 기사화하면서도 전혀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지 묻고 싶다.

물론 자살은 한순간 잘못된 본인의 선택 때문이고, 안재환씨라는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준 영향도 크겠지만 오늘 들리는 자살뉴스는 안재환씨의 자살을 보도한 언론매체의 보도방식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가뜩이나 안재환씨 자살 소식으로 예민해 있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자살했다고 알려주기라도 하려고 오늘같은 명절 연휴에 이 많은 자살 소식을 보도했는가?

언론이란 게 사실 전달의 의무도 있지만, 이런 모방자살 소식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살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자살 예방교육은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우울증 극복사례 등을 차라리 보도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혹시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 중에도  추석을 맞아 불경기에 우울하고, 외롭고,죽고싶다는 충동이 든다면 주저없이 생명의 전화  1588-9191, 희망의 전화 129나 한국자살 예방협회 사이버센터에 상담을 해라. 그곳에가면 당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당신을 돕기 위해 누군가 있다.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거 뉴스에 동시 송고된 기사입니다.



#안재환#정선희#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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