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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만있어? 그럼 노래해~♪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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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전철은 일찌감치 끊겼고 버스 막차도 방금 내 눈 앞에서 지나가버렸다. 그래! 택시를 타자! 그러나 택시도 나를 지나친다. 겨우 택시를 잡아 타려하니, 택시 기사 왈 "어디까지 가세요?" "○○동이요"라고 답하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엑셀을 밟는다. 내가 무서웠나? 아무 짓도 안했는데. 택시! 그냥 가지마! 태워달라고!

Daum아고라 불만접수 게시판에 올려진 '달덩이'님의 '택시 승차 거부'에 대한 불만을 재구성해 보았다.

똑같은 불만은 없다!

불만접수 게시판을 살펴보면 '이 사람은 이런 불만이 있구나'라는 신기함부터 '맞아! 나도 이런 경험 있었어!'라는 공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만이 올라와 있다. 지난 8월 28일까지 130여개의 불만이 게시됐는데, 불만 주제는 겹쳐도 각자가 느끼는 불만은 제각기 달랐다.

24일 '돈 있어야 대접받는 세상 불만~'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불만은 두 가지. 이들은 무슨 불만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먼저 'gkgk'님의 불만이다.

"마음을 담아 많은 시간투자해가며 선물해줬는데, 가격이 저렴하다고 건네준 사람의 성의는 생각지 않고 무시하는 사람들 정말 싫다. 점점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는 듯해서 너무 불만이다. 돈보다 마음에 감사할 줄 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남여윤정사랑'님의 불만이다.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국민의 의중은 생각지도 않고, 국민의 눈과 귀가 모두 쏠려 있는 올림픽기간을 이용해서 자기 개인적 이익을 위한 정책만을 추진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불만이다. 나라의 지도자 분들! 제발 국민의 위한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이처럼 글 제목과 소재는 같았지만 그 내용은 달랐다. 'gkgk'님의 불만은 돈이라는 물질에 사람의 성의가 무시된 것이었고, '남여윤정사랑'님은 돈이라는 권력을 쥐고 국민의 의중보다 개인적 이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지도자에게 불만을 품었다.

최고의 불만 이슈, '이명박 정권'

'불만합창 페스티벌' 포스터
 '불만합창 페스티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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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비싼 집값, 비정규직, 택시기사의 불친절함, 오르는 물가 등에 대한 불만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 많은 이들은 '이명박 정권', 즉 정치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했다. '플로렌스'님은 '말도 안 되는 섬김의 정치와 실용외교, 그리고 경제 살리기', '이희빈'님은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데 불만이 없다면 이상하지', '하하하하하하'님은 '우리나라 정치는 불만덩어리' 등의 제목으로 불만을 이야기했다. 아래는 '프리텐더'님의 불만을 재구성한 글이다.

"경제 살려준다 약속해서 너도 나도 힘 모아 표 줬더니, 국제정세 타령하면서 몇 년 만 더 참아보란다. 우리나라 차 수출하자며 FTA(자유무역협정) 한다더니 결국 미친소 해장국 먹고 빨리 가란다. 8·15대사면 국가경제 이바지한다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은 실업률 나 몰라라, 붕어만도 못한 기억력 지니고 있다.

작지만 강한 정부 만든다며 시작한 우리나라, 이제는 공기업 팔고 언론 통제하니 (전)두환이가 재림한 듯하다. 학급신문만도 못한 전국구 신문 조·중·동은 언론이 아니라 국정홍보처를 자처하고 있다.

너도 나도 청렴정부 부패 없는 정부라 하더니 1년도 안 돼 가족 낙하산 친척 뇌물 수수나 하고 있고, 정말 한심하다. 국민들은 경제 살려, 집값 올려, 좋은 게 좋지 하며 찍어 준 그 사람. 이! 명! 박! 이제 보니 두 얼굴의 장사꾼에 불과했다."

'프리텐더'님의 불만은 8월 18일~24일의 베스트 불만으로 뽑힐 정도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부터 8월 KBS 사장 해임과 신임 사장 임명까지, 이명박 정권이 행해 온 정치는 국민들에게 그야말로 '불만'의 대상이었다.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만을 꺼내자!

한편,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만도 많았다. 'Daisy625'님은 "외출을 하려고 해도 유모차 끌고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며 "유모차가 탈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 생긴다면 유모차를 끌고 시내 중심가도 가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일리톨'님은 "서울의 보도블록은 틈이 많다"며 "(얇은 굽의 구두)힐만 신으면 내 발길을 강하게 물고 안 놓지"라고 보도블록을 의인화하여 표현하기도 했다. 또 '옥제비'님은 "키가 작은 사람은 버스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발이 들린다"며 "키 큰 사람이 앉았을 때 다리를 너무 구부려야 하지 않는 선에서, 키 작은 사람들에 맞춰서 공공장소 의자 높이를 좀 낮출 수 없을까요?"라고 불만을 넘어서 개선 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우리의 불만은 새롭고도 이색적인 경험에서 우러낭는 것이 아니다. 서로 부딪히며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불만은 나타난다. '나'의 불만은 무엇일까? 밖으로 꺼내보자.

오는 10월 10일 서울 시내와 전북 익산, 전남 나주 등에선 개인적 불만과 사회적 불만을 넘어 지구적 불만까지 노래하는 '불만 합창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희망제작소는 8월 31일까지 Daum아고라를 통해 불만을 접수받고, 9월 7일까지 불만합창단 홈페이지를 통해 불만합창단 단원 참가 신청을 받는다. 단, Daum아고라 불만접수 마감 이후에도 불만합창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접수할 수 있다.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불만을 이 기사의 댓글로 남기면 기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 <오마이뉴스> '엄지뉴스'(전화번호 #5505)로 불만 가사가 담긴 문자와 사진을 보내거나, 직접 작사·작곡한 불만 노래를 폰카 동영상으로 담아 보내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불만합창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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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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