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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부통령 후보 공개는 문자 메시지로

 

미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대선 후보로 결정한 순간부터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부통령 후보에 대한 예상을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특히 8월 25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된 민주당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오바마의 선택에 대해 모든 정치부 기자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또한 '오바마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이나 오바마의 말 한 마디, 동작 하나에 온갖 추측과 해석이 난무했다.

 

마침내 오바마가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곧 알게 될 것이다"고 선언한 것은 지난 21일 유세 중이던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의 한 작은 선물가게였다. 이로써 24시간 뉴스채널들은 곧바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아내의 치아 치료를 위해 치과에 있다가 오바마로부터 '콜'을 받았다. 말 많기로 유명한 바이든도 24시간 동안 비밀을 잘 지켰다는 후문이다.

 

공식적으로 오바마의 러닝메이트가 누구인지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방법은 오바마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그리고 휴대폰 번호 등을 넣는 것이었다. 물론, '보내기' 버튼을 누른 후 뜨는 첫 화면은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후원금 모금 페이지다.

 

민주당 경선이 시작된 때부터 오바마의 선거운동은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이었다. 따라서 러닝메이트의 결정 소식 역시 공식적으로는 일반 지지자들이 먼저, 직접 알아야 한다고 정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오바마의 정치적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표와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도 매우 유용한 방식이기도 하다.

 

투표를 하기 위한 선거인 등록은 물론, 각종 티셔츠·스티커·DVD 구입, 각종 이벤트, 선거 유세 소식 등을 모두 오바마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심지어는 이 홈페이지를 통해 오바마 선거 유세를 위해 자신의 블로그까지 개설할 수도 있다.

 

실제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 낙점 소식은 22일 저녁부터 케이블 뉴스를 통해 속보로 흘러나왔지만, 공식 발표는 23일 새벽부터 지지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해 알려졌다.

 

[존 매케인] 전쟁 포로 이력이 만병통치약?

 

미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베트남전 당시 5년 반 동안 베트콩의 포로로 잡혀있었다. 그리고 이 이력은 그의 정치 생활 내내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다녔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24일 자 칼럼에서 "5년간 감옥에 있었던 남자라면 뭐든 하고 싶은 걸 다할 수 있다"라는 자신의 어머니 말을 인용하면서 매케인의 전쟁포로 이력이 미국인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이처럼 전쟁포로 이력은 매케인을 공화당 대선주자로 만든 일등 공신이었음이 분명하지만, 지금은 그 '약발'을 너무 과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민주당 지지자와 진보 성향 언론인 사이에서 일고 있다. 애초 매케인은 자신의 포로 경험을 떠벌리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하게는 좋아하는 노래를 말할 때도 전쟁의 추억이 동원된다. 매케인은 제일 좋아하는 노래로 아바의 '댄싱퀸'을 꼽는데, 베트남전에서 자신이 조종하던 비행기가 베트콩의 공격을 받는 순간 듣고 있던 아바의 '댄싱퀸'도 중단되었다는 일화가 뒤따르곤 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사실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스타일을 구겼다. 매케인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것은 1967년에서 73년까지였지만 '댄싱퀸'이 녹음된 것은 1975년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매케인은 지난 8월 초에 있었던 한 모토사이클 랠리에 참석해 "아내인 신디 멕케인을 미스 버팔로칩 콘테스트에 참가시키겠다"고 농담을 했다가 일부 언론, 특히 여성 언론인들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이 콘테스트는 일종의 미인 대회로서 참가 여성들은 옷을 벗어던지는 대회다. 이에 대해 그의 대변인은 "매케인은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험을 받았고 단련 받았다"며 전쟁포로였던 그의 이력을 방패막이 삼아 진화에 나섰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집이 몇채인지 기억할 수 없다고 말해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매케인은 NBC의 <투나잇쇼>에 출연했다. 24일 저녁에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사회자인 제이 레노가 "집이 총 몇 채냐"는 질문을 던지자 매케인은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이 전쟁포로였을 때에는 집도 부엌도 식탁도 의자도 없었다"며 "집을 얻기 위해서 5년 반 동안 전쟁포로를 한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어쨌든 매케인이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 전쟁포로 이력을 만병 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태그:#미국 대선, #오바마, #멕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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