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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왼쪽)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왼쪽)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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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만나다보면 결혼도 할 수 있겠지요." (김창수 자유선진당 대변인)
"택시에 합승했다고 결혼하는 건 아닙니다." (김동규 창조한국당 전 대변인)

6일 오후 열린 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합의 기자회견. '앞으로 공조가 잘 되면 합당할 생각도 있느냐'는 질문에 두 당 관계자들이 내놓은 답변이다.

기자의 질문에 김창수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먼저 '결혼 가능성'을 언급하자, 곧장 김동규 창조한국당 전 대변인이 정색하며 일축했다.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던 김 대변인의 표정도 순간 굳어졌다. 양쪽간 적지 않은 온도차가 드러난 장면이다.

중요 현안마다 다른 목소리, 다른 시각

두 당은 주요 현안에 대해 엇갈린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한 날에도 양당은 상반된 논평을 냈다.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에 대해 "적극 검토(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와 "파병 반대(김석수 창조한국당)"로 맞섰다. 뜨거운 현안인 '정연주 KBS 사장 사퇴 논란'도 마찬가지다.

KBS에 대한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가 나온 지난 5일 두 당의 입들은 이렇게 밝혔다.

"감사원의 지적대로 KBS 정연주 사장이 지난 정권 하에서 저질렀던 편파보도와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은 공지의 사실이다. 정연주 사장은 뒤늦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하루빨리 스스로 사퇴해야 할 것이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

"감사원은 이번 KBS에 대한 특별감사가 정치적 의미가 담긴 표적감사라는 것을 온 국민이 알고 있음을 명심하고 즉각 정연주 사장에 대한 부당 해임 권고안을 철회해야 한다." (김지혜 창조한국당 부대변인)

자유선진당은 '공영방송 복원'을 내세우며 정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창조한국당은 정부의 사퇴 압박이 '방송장악 음모'라는 시각이다.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서도 두 당의 입장 차이는 분명했다. 자유선진당은 "직선제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며 "교육감 직선제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지난 달 31일 박선영 대변인)고 우려했다.

반면, 창조한국당은 "교육감 선거는 교육 자치를 위한 진정한 첫 걸음"이라며 "국민의 1/4이상이 살고 있는 서울특별시의 교육감 선거는 우리나라 지방교육자치제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지난 달 28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이라고 치켜세웠다.

몸 따로 생각 따로... 진정한 '공조' 맞나

두 당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국회의원 20인 이상'으로 묶어둔 현행 국회법을 비판한다. 공동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된 명분도 여기서 찾는다. 소수당은 원내 운영에 관여하거나, 의견을 낼 창구가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몸'만 같이 할 뿐 '생각'은 따로인 두 당의 결합을 진정한 공조로 볼 수 있을까?

벌써 창조한국당에서는 두 당의 교섭단체 구성에 반대하는 단식농성까지 시작됐다.

김서진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창조한국당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파괴한 두 당의 교섭단체 구성 폭거에 분노와 환멸을 느낀다"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다.

또 김 최고위원은 두 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두고 "부패와 수구의 상징, 차떼기의 원조였던 이회창 총재와의 합의는 문국현 대표와 창조한국당을 지지했던 국민을 배신하는 정치적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국민들의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비아냥에 두 당이 앞으로 어떤 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태그:#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 #원내교섭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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