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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청광장에서는 오후 7시부터 건강권 보장과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희망연대 (이하 '건강연대') 주관으로 시민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진행됐다.

 

우리 생명 위협하는 광우병 쇠고기 반대 제43차 촛불문화제의 주제는 '의료영리화 반대'였다. 이날은 오후 2시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터라 이명박 대통령이 발표한 대국민담화문에 대한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 자유발언에 나선 김의동 치과의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중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을 두고, "우리가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만 들어오지 않으면 된다고 했나?"라며 "30개월 미만 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있는 뇌, 척수, 머리뼈, 안구, 내장 등이 아무 문제없이 수입되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간호사는 "요즘 영양과에서 근무하시는 직원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환자들에게 식사를 줄 때 고기반찬이 있으면 이 쇠고기가 미국산이냐 아니냐고 많이들 물어본다고 한다"며 "아직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았음에도 환자들이 많이 불안에 떨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식단에서 고기반찬을 폐기한 병원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노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 보건의료노조가 병원급식에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우리 병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는 노사공동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합의한 병원은 20여개 병원뿐이고, 다른 병원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혹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라는 핑계를 대면서 노사공동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계속해서 합의하지 않는 병원은 24일 Daum 아고라에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되면 그 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노사공동선언에 합의하라고 촉구해 달라"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의료제도와 정책을 가르치고 있다는 박형근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지만 지난 6월 10일 의료민영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내놓았다"며 "의료법 개정안에는 외국인 환자 유인·알선을 허용하고, 지주회사인 MSO(병원지원경영회사) 등 부대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는 병원이 영리화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 내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제주도도 문제지만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자유경제구역에 영리병원이 허용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 정 할아버지는 "대한민국은 이명박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며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이명박은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른다. 뿌리가 썩어가는 나무가 있는데 가지만 친다고 나무가 살겠나. 뿌리까지 뽑아버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명박은 스스로 조용히 물러나라"고 외쳤다.

 

"제주도에서 왔다"고 본인을 소개한 한 남성은 "이명박이 제주도에 숨어서 영리병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특별자치도 제3단계 제도개선안에는 외국 의료인 면허소지자 진료를 허용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선진의료를 들여오겠다는 것이 아니라 싼 인력을 들여와 이윤을 더욱 더 많이 창출하겠다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병원노동자들이 설 곳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영리병원이 의약품을 도입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증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는 의약품 실험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주 월요일에 이명박이 제주도에 왔다 갔는데 제주도에서도 광화문 명박산성처럼 명박도청을 만들고 명박식당을 만들었다"며 "시민사회단체 30여명이 단 10분이라도 좋으니깐 면담하자고 요청했지만 이명박은 후문으로 피해다니기에 바빴다"고 말해 국민들과 소통하려 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자유발언 마지막에는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는 김문주씨가 무대에 올랐다. 김문주 씨는 "재생불량성 빈혈은 혈액암 일종이라 백혈병 환우회와 연대활동을 자주 한다.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이 1년에 5천만원 든다. 백혈병 걸린 분들은 살림 말아먹게 생겼다"며 "이명박은 제약회사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환자와 서민을 위한 정책을 취해야 하고 제약회사는 약값의 원가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열린 촛불문화제 중간에는 민중가수 김병수, 정윤경씨가 함께 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고, 촛불문화제에 나온 참가자들 중 병원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촛불간호사' 피켓을 만들어 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에 대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에 있는 김광일씨의 발언이 마지막으로 이어졌다.

 

김광일 씨는 "이명박 대통령 대국민담화문의 첫 문장부터 거짓말로 시작한다"며 "이명박은 지난 6월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봤다고 했지만 이명박은 전국에서 모인 100만의 촛불이 무서워 청와대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은 '미안하다, 그러나 그냥 미친 소 먹어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은 촛불항쟁을 무시하며 자기가 갈 길을 가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6월 10일 정부에게 공식적으로 20일까지 재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더 큰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우리의 촛불항쟁은 더욱 더 거대하게 이어나갈 것이다.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은 우리의 몫이고 이명박에게는 절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43차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보건복지가족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0일부터 22일까지 48시간 비상 국민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건의료노조, #건강연대, #촛불, #의료영리화,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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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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