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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 29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촛불 집회가 열렸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장관 고시에 몹씨 화가 난 시민들이었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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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철회! 국민심판!"

 

어둠이 짙어가는 서울 시청 앞 광장은 함성으로 가득했다. 어제(29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촛불집회. 시간이 지날수록 집회장을 찾는 군중은 불어났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젊은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 그리고 노인들도 많았다. 주변 사람들은 오늘 미 쇠고기 수입 장관 고시가 발표되어 성난 시민들이 이렇게 수만 명씩이나 모여들었다며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즉석 연사로 등단한 한 할머니는 "나는 미국산 쇠고기 먹고 병 걸려 죽어도 괜찮아요, 살 만큼 살았으니까, 그렇지만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은 안 되잖아요? 그래서 자식들과 손자손녀들을 위해서 이곳에 나왔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발언에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동두천에서 왔다는, 스스로 386세대라는 남성은 "이렇게 다시 시위에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지금 중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내일 귀국하면 청와대에서 편히 잠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군중들은 "오지 마!", "오지 마!"를 연호하기도 했다.

 

 

시위현장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노래로 부르기도 했다. 시청 앞에서 집회를 마친 군중들은 대학생들을 선두로 프라자 호텔 앞길을 횡단하여 소공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경찰 저지선 쪽에서 남대문 경찰서장이 시위 군중들을 향하여 차도에서 나와 인도로 행진해 줄 것을 방송으로 유도했지만 야유가 터져 나왔을 뿐이었다. 옆에 있던 한 대학생에게 왜 그쪽으로 이동하느냐고 물으니 광화문 쪽은 경찰이 막고 있어서 반대편으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소공동 쪽으로 이동한 시위대는 을지로와 청계천을 지나 종로1가 4거리를 거쳐 동대문 쪽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구호는 여전히 "고시철회, 협상무효!"와 함께 "연행자를 석방하라"와 "이명박은 물러가라"였다.

 

도로의 반을 점령하고 행진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이를 목말태운 아빠도 있었고, 아이들과 손을 잡고 걷는 엄마의 모습도 보였다. 종로 2가에서 만난 김아무개(49)씨는 두 다리에 장애가 심한 장애인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는 그는 자신은 괜찮지만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해서 미친소 수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로 4가에서는 할머니들 십여 명도 함께 했는데 이들 할머니들도 역시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야 상관없지만 이 나라의 젊은이들과 손자손녀들을 위해서 미친소 수입은 꼭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밤 9시 30분경 종로 5가 광장시장 입구에서 청계천 쪽으로 진출한 시위대는 밤  늦게 까지 거리를 누비며 시민들을 상대로 "미국산 미친소 수입을 수입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새벽까지 광화문에 모여 시위를 계속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는 촛불시위는 오늘(30일)밤에도 저녁 7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승철, #미국산, #쇠고기, #고시철회, #협상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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