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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MBC <무한도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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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박명수가 없는 <무한도전>, 강호동이 없는 <1박2일>, 김구라가 없는 <라디오스타>를 상상할 수 있을까? 최근 예능가의 대세로 자리잡은 리얼 버라이어티는, 기존 예능물에 비해 고정 출연자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매주 게스트 형식으로 출연자가 바뀌는 전통적인 토크쇼나 오락 프로그램에 비하여,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매주 4~6명 정도의 고정 출연자가 고유의 역할과 캐릭터를 부여받아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포맷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매력은 흔히 '캐릭터의 힘'으로도 불린다. 개성 강한 캐릭터 하나만 확고하게 자리잡으면 게스트 출연이나 별다른 설정에 의존하지않고도 장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고정출연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서 멤버교체나 캐릭터의 변화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쉽지않다는 약점 또한 지니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선두주자라 할수 있는 <무한도전>은 멤버중 하나였던 하하가 군에 입대한 이후, 당분간 5인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 엄밀히 말해 6인 멤버 중의 한 명에 지나지않았던  하하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당장 새로운 고정멤버를 선뜻 영입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 '전 멤버에 대한 의리'같은 낭만적인 이유보다는, 기존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고정 이미지가 워낙 강한 탓에 누가 와도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엄청난 부담감 때문이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멤버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출연자와 프로그램 포맷에 따라, 캐릭터가 중복되거나 혹은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할 경우, 혹은 분위기 전환 등을 위하여 때로는 변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무한도전>역시 오늘날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숱한 멤버교체의 과정이 있었다.

시청률이 아직 저조하던 초창기 시절,  김성수, 이켠, 표영호, 이윤석, 윤정수, 조혜련 같은 숱한 출연자들은 이제 팬들에게 기억도 되지않지만 엄연히 <무한도전>의 역사를 스쳐지나갔던 고정멤버들이다. 지금은 <무한도전>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중 한 명으로 자리잡은 박명수 조차도, 초창기 <무모한 도전>시절,  한때 소리소문없이 (박명수의 표현대로) '까인' 적이 있었다.

반면 하하는 예능물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무한도전>을 떠나면서 게릴라콘서트와 인도여행 등 성대한 환송식까지 치르며 작별했다. 하하가 <무한도전>의 일원으로서 세운 공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로 축복받은 퇴장이었다 할 만하다.

기존의 캐릭터가 강한 프로그램일수록, 시청자들은 고정 멤버의  이탈이나 새로운 멤버의 가세에 거부반응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것은 한편으로 그만큼 프로그램의 인기가 자리를 잡았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무한걸스>는 최근 기존 6인멤버에서 탤런트 오승은이 하차하고 새로운 멤버로 가수 황보가 투입되며 고정팬들이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추석 특집 파일럿 방송으로 출발하여 호평을 얻었던 <무한걸스>는, 1기의 인기에 힘입어 정규 방송으로 편입된 2기에서 지금의 백보람, 김신영, 정시아 등이 새롭게 가세했을때도 '안티 논란'에 시달린 바 있으나 초창기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살아남았다.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해피선데이-1박 2일>도 현재  6인 체제가 자리잡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은초딩'(은지원) '허당'(이승기) '상근이' 같은 캐릭터는 이제 <1박2일>에서 없어서는 안될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지만, 초창기의 지상렬, 노홍철, 김종민 등 아직 프로그램이 자리잡기 전에 고생만 하다 떠난 '야생의 희생양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기만성도 가능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즌 3' 개편후 한때 고전하던 <해피투게더-사우나 노래방>은 유재석, 박명수, 신봉선을 중심축으로, 최근에는 김구라가 하차하고 박미선과 지상렬이 새롭게 고정 멤버로 들어오며 캐릭터간의 역할분담이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

반면 폐지가 확정된 <라인업>은 방송 내내 캐릭터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초창기 이동엽, 이광채, 솔비 등이 어정쩡하게 겉돌다가 중도하차했고, 지금의 고정멤버가 확정된 이후에도 김경민·이윤석·윤정수 등은 다른 멤버들에 가리거나 캐릭터 중복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초창기부터 멤버간의 역할분담에 실패했고, 기존 캐릭터에 의존하다가 변화를 주는데도 실패한 케이스.

<해피선데이-하이파이브>의 전신인 <여걸 식스>는 국내 예능프로그램에서 일정시기마다 부분적인 멤버교체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잡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3년간이나 장수했던 <여걸 식스>에서는 역대 출연자들을 모아서 '총동창회'까지 여는 이색적인 이벤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이파이브>로 넘어온 지금은, 탤런트 김민선이 아나운서 이정민으로 한차례 교체된 것을 제외하면 지금의 6인체제(남성 MC 지석진 포함)와 '직업체험'이라는 기본 포맷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태그:#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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