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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곤양면에 위치한 곤양중학교에는 제법 큰 텃밭이 있다. 선생님들이 힘을 합쳐 텃밭 가꾸기에 나섰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텃밭에 온갖 작물을 심었다. 수업이 없는 틈을 타서 텃밭으로 올라간다. 텃밭에 가면 마음도 홀가분해진다.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다.

마늘, 양파, 고추, 치커리, 근대, 시금치, 쑥갓 등등 텃밭에 심어 놓은 각양 각색의 작물들
▲ 텃밭에 심어놓은 각종 작물들 마늘, 양파, 고추, 치커리, 근대, 시금치, 쑥갓 등등 텃밭에 심어 놓은 각양 각색의 작물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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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를 심기 위해 이랑을 만든다. 고추는 이랑을 높게 만들어서 심어야 한다. 이랑을 만드는 일도 예삿일이 아니다. 삽으로 파고 괭이로 이랑을 만들면서 힘들게 농사 짓는 농부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가 된다. 막걸리도 생각난다. 새참도 기다려진다.

5일장에 가서 고추 모종을 구입했다. 매운 고추랑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고추랑 섞어서 심는다.
▲ 고추 모종 5일장에 가서 고추 모종을 구입했다. 매운 고추랑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고추랑 섞어서 심는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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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에 가서 고추 모종을 사왔다. 시골이라 5일장이 열린다. 할머니들이 소일거리로 마련한 고사리, 취나물, 시금치, 부추 등을 가지고 나와 하루 종일 장에서 서성거리며 용돈을 장만한다. 이랑이 다 만들어지기까지 잠시 대기 중인 고추 모종이 귀엽고 예쁘다.

비닐로 멀칭을 끝내고 고추 모종을 심고 있다. 어떤 선생님이 더 예쁘게 심을까?
▲ 고추 모종 심기 비닐로 멀칭을 끝내고 고추 모종을 심고 있다. 어떤 선생님이 더 예쁘게 심을까?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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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과 양파. 어느쪽이 마늘일까요? 어느쪽이 양파일까요?
▲ 마늘과 양파 마늘과 양파. 어느쪽이 마늘일까요? 어느쪽이 양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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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텃밭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학생의날에 선물을 하나씩 사주기도 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컴퓨터에서 해방되어 텃밭에 가서 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싱싱하고 예쁘게 돋아난 상추
▲ 상추 싱싱하고 예쁘게 돋아난 상추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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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는 채소들만 사는 게 아니다. 남들이 흔히 얘기하는 잡초들도 앞다투어 꽃을 피운다. 주름잎, 솜방망이, 탱자꽃…. 새들도 텃밭을 찾아온다. 동박새, 박새, 곤줄박이, 직박구리, 참새, 오목눈이, 딱새.

밭둑, 논둑 등지에 피어나는 주름잎. 잎에 주름이 져있어 주름잎이라 불린다.
▲ 주름잎 밭둑, 논둑 등지에 피어나는 주름잎. 잎에 주름이 져있어 주름잎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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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처럼 생겼다해서 솜방망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보다.
▲ 솜방망이 솜방망이처럼 생겼다해서 솜방망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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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꽃이 앙증맞게 피어났다. 가을이 되면 뿌리를 캐서 둥글레차를 만들기로했다.
▲ 둥글레 둥글레꽃이 앙증맞게 피어났다. 가을이 되면 뿌리를 캐서 둥글레차를 만들기로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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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가에 가죽자반을 만드는 가죽나무도 새순을 내밀었다.
▲ 가죽나무 밭가에 가죽자반을 만드는 가죽나무도 새순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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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텃밭 가꾸기를 통해 배운 것

1. 소중하지 않은 작물이 없듯, 소중하지 않은 아이는 없다.
2. 때를 기다려야 싹이 나듯, 때를 기다려야 아이들도 자라고 성숙해진다.
3.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는 작물처럼 아이들도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자란다.
4. 텃밭에서 자라는 작물을 보며 기쁨을 느끼듯,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기쁨과 보람을 얻는다.
5. 잡초는 없다. 잡초가 더 예쁜 꽃을 피운다.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 경상남도 사천시 곤양면에 있는 곤양중학교는 5학급 전교생 128명의 조그만 시골학교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12분이구요. 텃밭은 교실 뒷편 산기슭에 붙어있답니다. 차를 타고 2~3분 정도만 나가면 광포만의 넓은 갯벌을 만날수도 있습니다.



태그:#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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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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