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5일) 서울 포스코센터 아트리움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있었다. 포스코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매월 음악회를 열고있는 포스코는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세계적인 명성의 첼리스트이자 지휘자로도 활동을 시작한 장한나와 가야금 연주자이자 국악 작곡가인 황병기의 협연이라는 그 시도만으로도 흥미로운 음악회를 준비했다.
시작은 장한나의 첼로 연주로 비발디의 ]첼로와 현,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Eb 장조 RV 408'를 디토 오케스트라(DITTO Orchestra)와 박지영의 하프시코드(Harpsichord)의 협주로 아름답게 시작하였다.
세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첼로와 바이올린, 비올라 등의 현악기가 유려하게 시작하면서 점점 첼로의 솔로를 돋보이게하여 장한나의 아름답고 깊은 음색을 잘 나타날 수 있게 해주면서 마지막으로 첼로와 현, 하프시코드가 대화를 주고 받듯 번갈아 연주되면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듯 발랄하게 마무리되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장한나의 짧은 연주가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두 명인의 협연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온몸과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1991년 MBC의 위촉으로 황병기가 작곡한 가야금 협주곡 '새봄'은 '고요한 아침', '평화롭게', '신비하게', .익살스럽게', '신명나게'의 5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으로서 아직도 눈이 오는 이른 봄의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장한나의 지휘로 황병기의 가야금, 김정수의 장구 그리고 디토 오케스트라가 이루어낸 화음은 비발디의 '사계'나 베토벤의 '전원' 못지않게 봄의 다채로운 생동감을 잘 표현해내었으며, 서양의 악기들과 한국의 가야금과 장구가 이루어낸 조화로운 음은 동양과 서양의 구분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막간을 이용하여 장한나의 곡 설명이 있은 후 그녀의 지휘로 디토 오케스트라의 베토벤의 [교향곡 6번 F장조 작품 68 '전원'] 연주가 시작되었다. 베토벤 스스로 '특징 있는 교향곡, 전원 생활의 회상'이라 이름붙인 이 전원 교향곡은 듣는 사람 각자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해석하고 감상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을 담고있다.
장한나의 지휘자로 변신한 모습을 처음으로 직접 접한 나로서는 참으로 신선한 모습이었다. 첼로의 스트링에 온몸을 맡기던 연주자에서 수많은 연주자들과 호흡하며 지휘하는 지휘자의 모습은 그녀의 음악세계에 정말로 새로운 즐거움을 준듯한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첼리스트 장한나의 천재적인 연주와 더불어 지휘자 장한나의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꾸준히 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앙코르 공연까지 마친 장한나와 디토 오케스트라에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90여분의 짧은 공연이었지만 첼리스트 장한나, 국악과 오케스트라의 만남, 지휘자 장한나로 이어지는 다채롭고 알찬 음악회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의 표시였던 듯 하다.
덧붙이는 글 | 포스코 음악회
무료공연인 포스코 음악회는 매달 이어진다. 5월의 공연은 [세대공감 트로트 콘서트 - 하춘화, 장윤정, 김용임]이다. www.posco.com 에서 회원가입 후 초대권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좋은 공연들이 매달 이어지는 관계로 경쟁률이 높다. 그렇지만 기분좋은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법이니 신청하기를 주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