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방송매체와 국민들을 경악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스페인 마요르 광장에서 열린 테러 방지 조약을 위한 세계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이 저격당한 것. <밴티지 포인트>는 이렇듯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룬 영화다. 약 20여분간의 대통령 암살 사건을 둘러싼 진실에 대하여, 영화는 독특한 구성방식으로 파편처럼 흩어진 진실의 조각을 맞춰간다.

 

세계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마요르 광장에는 10만 군중들이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저기 카메라, 캠코더로 그 시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방송중계 준비도 한창이다. 당시 현장 중계 뉴스의 프로듀서인 렉스(시고니 위버 분)는 방송국과 현장 상황을 연결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드디어 미국의 대통령(윌리엄 하트 분)이 도착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 연설을 시작하려 하는데, 갑자기 두발의 총성이 울리고 대통령은 연단 위에 쓰러진다. 또한 광장 안과 대통령이 대기하는 호텔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순식간에 광장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경호원들은 바삐 움직이며 범인 색출에 나선다. 후배 경호원 테일러(매튜 폭스 분)의 도움으로 오랜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베테랑 경호원 반즈(데니스 퀘이드 분)은 탁월한 눈썰미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기 시작한다.

 

반즈는 미국인 관광객 하워드(포레스트 휘테커 분)가 찍은 캠코더 속 영상과 현장 중계차에서 본 현장 상황 화면으로 이 음모가 누구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게 되고, 그를 추격한다. 영화는 많은 시간을 반즈와 테러리스트간의 추격신에 할애한다. 영화는 그만큼 이러한 추격신에 집중하고, 관객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밴티지 포인트>는 이처럼 베테랑 경호원과 테러리스트간의 대결이라는 간단한 스토리를 8명의 시점을 통해 독특한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계속되는 리와인드로 인한 지루함이 뒤로 갈수록 등장하는 반전의 짜릿함보다 크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구성방식은 독특하긴하지만 긴장감 조성에 그리 효과적이지는 못하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이 영화가 액션 장르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숨막히는 추격신과 카체이싱 장면은 물론이고, 거대한 차량과 전복사고가 나도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 마지막은 권선징악의 주제를 내포하며 감동으로 마무리 하는 점 등 <밴티지 포인트>는 이렇게 장르의 컨벤션을 그대로  답습한다.

 

영화는 평화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발생한 대통령 저격사건이란 소재를 통해 조금은 정치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었지만 전적으로 오락성과 상업성에 치중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암살 음모를 파헤치려는 경호원과 테러리스트간의 치열한 추격에만 집중하였고, 정확한 암살 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미흡하다.

 

사실 이 정도의 액션은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서 충분히 봐왔기 때문에 그렇게 큰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마지막에 가서 진실의 조각은 맞춰지지만 그리 큰 흡입력도 감동도 없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왜 러닝타임이 90분 밖에 되지 않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점점 더 영리해지는 관객들에게 언제까지 스피디한 카 체이싱 장면만으로 승부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암살음모를 예상하고 대통령 대역을 기용했다. 또한 이것은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써온 수법임을 언급하기까지 한다. 대통령 대역이란 소재를 부각해서 영화를 재구성했다면 좀 더 색다르고 흥미로운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2008.03.30 11:38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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