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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 녹음봉사 6년 채규화씨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 시각장애인을 위해 책 녹음 봉사를 6년째 하고 있다.
ⓒ 장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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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가진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가 아나운서 생활을 했으니 제가 가진 목소리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책을 들려주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녹음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올해 61세인 채규화씨. 전직 KBS 아나운서 출신인 채씨는 평소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고, 아나운서라는 장점을 살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책 녹음봉사를 시작했다. 올해로 녹음봉사를 시작한 지 6년이 되었다.
 
지난 20일 전북 군산에 있는 작은 녹음실에서 채씨를 만났다. 아나운서 재직 당시부터 녹음봉사를 한 그였지만 퇴직한 지난 200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녹음봉사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녹음된 책은 시각장애인협회에 전달, 천여 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전달된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지방자치단체의 시정소식지는 매달 빠짐없이 녹음한다고. 시각장애인들에게 관내 뉴스를 들려줌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알 권리와 정보를 주기 위해서다.
 
녹음을 하는 동안에는 그냥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무척이나 심혈을 기울여 녹음한다.
 
책이 담고 있는 분위기와 책 속에 담긴 뜻을 목소리에 그대로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음 후 다시 듣고 나서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몇 번이고 다시 녹음하기도 한다. 또한 한 번 녹음을 시작하면 1~2시간은 기본이고 어떤 때는 3~4시간 동안 계속 녹음을 하는 경우도 있다.
 
"3~4시간 동안 녹음하다 보면 힘들 때도 있어요. 목도 한계가 있고…. 그래도 시각장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가진 녹음장비와 녹음실이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에요. 녹음 후 들어보면 잡음도 많이 있고….
 
앞으로 지금보다 조금 나은 녹음실에서 좋은 장비를 통해 장애 체험 극복 등 장애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책을 많이 녹음해 전달하고 싶은 게 제 작은 꿈입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가진 목소리로 다른 이를 위해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는 채씨.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장 나는 녹음기를 고쳐가면서 쓰고는 있지만, 오늘도 목을 가다듬고 책을 읽고 녹음을 한다.
 
목소리로 사랑을 전하는 녹음자원 봉사, 그 목소리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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