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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눈물>만 문제 아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1일 오후 12시 20분 <행복한 눈물>을 공개했다.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는 "<행복한 눈물>등 한 두점 미술품이 문제가 아니다"며 홍라희씨의 또 다른 미술품 의혹을 폭로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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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열린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공개에서 삼성특검팀이 작품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공개는 그동안 논란이 된 삼성그룹의 미술품 비자금 의혹을 해소하기위해 삼성그룹이 아니라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가 '행복한 눈물'을 보관 중인 점을 확인하기 위해 열렸다.
 1일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열린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공개에서 삼성특검팀이 작품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공개는 그동안 논란이 된 삼성그룹의 미술품 비자금 의혹을 해소하기위해 삼성그룹이 아니라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가 '행복한 눈물'을 보관 중인 점을 확인하기 위해 열렸다.
ⓒ 연합뉴스 김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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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1일 낮 12시 20분 서울 재동 서미갤러리에서 <행복한 눈물>을 공개했다. 그러나 그간 쌓인 의혹들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날 그림 공개는 특검팀 3명과 홍 대표와 홍 대표의 변호인인 한봉조 변호사, 그리고 최명윤 명지문화예술대학원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20분 동안 이뤄졌다.

최 교수는 "서미갤러리가 제공한 카탈로그 5~6개 정도를 놓고 감정한 결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맞다"고 설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오늘 확인 작업은 <행복한 눈물>이 현재 이 시점에 홍 대표의 관리 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입 경위 및 소장자 등) 앞뒤가 어떻게 되는지는 우리가 조사를 통해서 밝혀야 한다"고 답했다.

기자들은 홍 대표에게 "왜 지금 그림을 공개하는가", "구입 자금 출처가 어디인가" 등 질문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그림을 공개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는 답변 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홍 대표의 변호인인 한봉조 변호사는 "그동안 언론의 취재로 본인이 도저히 공개할 수 없었고 특검이 그림 공개를 요청해 지금 하는 것"이라며 "다른 사실들은 (홍 대표가) 특검에서 이야기할 사안이고 특검이 나중에 발표할 시기가 있을 것"이라며 기자들을 제지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1일 낮 서울 재동 서미갤러리에서 삼성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행복한 눈물>을 공개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1일 낮 서울 재동 서미갤러리에서 삼성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행복한 눈물>을 공개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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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약속 지키기 위해 그림 공개한 것"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세간의 이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당시 김용철 변호사는 서미갤러리가 2002년에서 2003년까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행복한 눈물>, <베들레햄 병원 (프랭크 스텔라)> 등 30점의 고가작품을 비자금을 이용해 구입했다고 폭로한 이후였다.

그동안 <행복한 눈물>에 대한 삼성과 서미갤러리의 해명은 석연치 않았다.

삼성은 작년 11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술품 구입은 미술관에서 구입할 경우 미술관 자금으로 구입하고 홍라희 관장이 개인적으로 구입할 때는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다"며 비자금 구입 의혹을 부인했다. 또 "홍라희 관장이 <행복한 눈물>은 개인 돈으로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얼마 되지 않아 "자택에 그림을 걸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되돌려줬다"며 해명을 번복하기도 했다.

서미갤러리의 홍 대표도 "<행복한 눈물>은 자신이 가지고 있으며 곧 공개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지금까지 공개를 미루어왔다.

3개월이 넘어서야 비로소 공개된 <행복한 눈물>. 그러나 아직 의혹이 풀린 것은 아니다.

김 변호사가 공개한 2002~2003년 외국 미술품 구입목록과 결제금 지급 내역을 보면 <행복한 눈물>은 무려 716만달러(약 90억원). 또 아직 누가 소장하고 있는지 밝혀지지 않은 <베들레헴 병원>은 100억원대에 달한다. 이 두 작품 외에 나머지 <화이트파이어 (바넷 뉴먼)>, <닉 와일더의 초상 (데이비드 호크니)>, <디자이어 (에드 루샤)> 등도 수십억에 달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서미갤러리는 당시 신용평가 결과 납입 자본금 3억원의 갤러리였고 신용등급은 'C'였다. 홍 대표는 수백억원이 넘는 이 자금을 어디서 확보했을까. 대다수의 갤러리나 화랑이 고가의 미술품을 스스로 사고 소장하지 않는데 왜 홍 대표는 굳이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는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모든 30점의 작품들을 산 것은 맞지만 삼성에 단 한 점도 판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도대체 진실은 무엇인지.

이제 특검에 그 모든 의문에 대한 해답이 달려있다. 특검팀은 조만간 홍 대표를 다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미 지난 25일 홍 대표를 소환해 12시간 동안 구입 작품과 대금 출처 등을 조사했었다.

당시 소환 조사 때 홍 대표가 30개의 작품 모두 자신이 샀다는 처음 진술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600억 원에 이르는 구입 대금의 출처도 다음 조사에서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추가 조사에서 의혹이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 "홍라희씨, 삼성채권 7억원 사용해 그림 구입한 적도 있어"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고가 미술품 리스트.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서미갤러리가 거래한 30점의 미술품 가운데 2~3점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고가 미술품 리스트.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서미갤러리가 거래한 30점의 미술품 가운데 2~3점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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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 35분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3년 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행복한 눈물>이 자기 집에 걸려있다고 했는데 그 때가 통관 이후 8개월이 지났다"며 "지금 와서 누가 샀니, 누구 돈이니 하는 부분을 다시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와 관련해 새로운 미술품 구입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2003년 대선자금수사 당시 검찰 중수부가 삼성채권사용처를 수사하다가 채권이 정치권에만 흘러간 것이 아니라 미술품을 구입한 것도 있었다. 홍라희씨가 고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 부인의 그림을 삼성 채권 7억원을 사용해 구입한 것이었다."

김 변호사는 "당시 나와 고 박아무개 전무가 협의해 그 채권구입자금 출처를 이건희 회장 소유의 해운대 땅을 처분해 마련한 개인 자금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 해운대 땅 처분 시기와 채권 구입 시기가 맞지 않는 등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행복한 눈물> 등 한 두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범죄를 저질렀으면 조직의 임직원들과 국민을 위해 합당한 판단을 할 때가 됐는데 이제 여러 명 처벌되고 입건되기 전에 가장 많이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 나서야 하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태그:#삼성 특검, #행복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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