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보강 : 25일 오후 2시 15분]

▲ "이명박 교육정책, 사교육 폭등 정책이다!" 학부모와 교사들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은 25일 각각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정책에 대해 "사교육비 폭등을 가져올 폭탄정책"이라고 비난했다.
ⓒ 문경미

관련영상보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원들이 2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고통을 가중시키는 이명박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원들이 2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고통을 가중시키는 이명박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에 대한 교육현장의 동요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인수위는 공청회를 열기로 하는 등 설명에 고심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인수위가 22일 "영어 사교육으로 인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영어과목의 상시평가 시스템 및 등급제 도입, 영어 몰입수업 방침 등을 발표한 데 대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되레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안"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회원인 시민단체들은 25일 각각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정책에 대해 "사교육비 폭등을 가져올 폭탄정책",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킬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학부모-교사 항의... "수요자 중심 정책 편다더니"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는 '학교 만족 두배, 사교육비 절반'을 주장하고 있지만,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현행 교육체계에서 대학등록금과 논술 사교육 등의 부담을 지고 있는데 자율형 사립고 확충, 대학 자율화, 영어수업 도입 등으로 인해 특목고 진학을 위한 과외비, 영어 수업과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어학연수 비용까지 더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윤숙자 회장은 "사교육비로 인한 부담 때문에 집안의 기둥뿌리가 흔들리는 것을 너머 살림이 거덜날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교육 정책을 펴겠다'면서도 정작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은 정책 수립 과정에 빠뜨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뒤이어 연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교육정책들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것이 아니라 온 나라가 입시학원화되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학교를 선택하는 교육 양극화를 고착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화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일사천리로 전개할 것이 아니라 신중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며 "경쟁과 자율이라는 미명 하에 시장주의 교육정책을 전면화하면 교육으로 인한 국민적 고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정희 경기지부장은 "새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모국어 수준의 영어 실력을 요하는 교육 체계에서 해외 어학연수는 증가할 것이고, 되레 '기러기 아빠'가 떼지어 날아가게 될 것"이라고 인수위를 비판했다.

이경숙 위원장 "그러면 이대로 주저앉자는 것이냐"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폭등시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폭등시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교육 당사자들이 인수위를 향해 교육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가운데 인수위는 영어 공교육 개편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이경숙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영어 사교육으로 인한 문제점을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시점"이라며 "의무교육 기간에 영어교육의 방향을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중심으로 잡으면 능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세계화 시대에 전 국민이 고등학교만 나와도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정책안을 마련했다"면서 영어 공교육 개편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사교육비가 더 들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듯 "그러면 '이대로 주저앉자', '지금대로 더 하자'는 것이냐"며 "'획기적으로 바꿔보겠다'고 하면 기대를 갖고 같이 노력해서 역량을 갖춘 국민을 만들자는 분위기를 갖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새 정부는 영어교사를 양성하는 데 드는 막대한 투자를 감당한 각오가 돼 있다"고 거듭 '각오'를 밝히고, "학부모들이 허리가 휠 정도로 부담해야 하는 영어 사교육 하나만 국가가 책임져도 훨씬 가슴을 펴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감 보인 인수위 "사교육비 조장 우려, 기우로 만들겠다"

인수위는 영어교육 개편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이주호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와 이동관 대변인 등이 관련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와 브리핑 등을 통해 진화와 반박에 나섰다.

이주호 간사는 24일 '교육관련 참고자료'를 발표하면서 "인수위는 학교가 영어교육을 책임지고 지도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중"이라며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의 로드맵이 완성 되는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 간사가 방송 인터뷰 등에서 언급했던 영어등급제 등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율이라는 점 이외에는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 시범실시 이후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동관 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인수위가 '획기적인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학부모에 대한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언론이 자꾸 '사교육 광풍이 불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보도를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쓸데없는 걱정은 아니지만 인수위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인수위는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어 교육의 개선을 통한 최종 목표는 '기러기 아빠'의 퇴출"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능시험에서 영어과목을 빼는 것이 사교육비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걱정을 기우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수위는 오는 30일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인수위가 직접 주최하는 첫 번째 공청회로, 이경숙 위원장 등이 직접 토론패널로 참석한다.


태그:#영어 , #인수위원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