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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활용한 공부(NIE:Newspaper in Education)가 논술 실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신문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세상의 온갖 소식과 논객들의 칼럼이 실려 있어 잘 이용하면 일석삼조라는 것이다. 배경지식과 비판적인 사고력, 문장력까지 키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고교생들은 신문으로 공부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을 공부하다 보니 신문 읽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이끌어 주어야 겨우 수동적으로 신문을 들춰보는 정도다. 하기야, 저널리즘(신문방송)을 전공하는 학생들조차 신문을 보지 않는다고 교수들이 한탄하는 마당에 중·고교생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렇다면 미국의 신문 활용 교육은 어떨까. 한국과는 정반대인 학교가 많다고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동아리 활동에서 신문을 만들기도 하고 다른 일부는 정규 선택으로 아예 '저널리즘'과 같은 과목을 두기도 한다.

 

저널리즘반에서는 꼼꼼하게 신문 읽기를 하면서 인쇄매체와 친하게 지내고 언론학의 이론적 기초도 공부한다. 그 이후 토론을 통해 지면 기획을 하고 취재와 편집을 거쳐 신문을 만든다. 한국 학생들이 소홀하게 생각하는 신문 읽기는 기본적으로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고력과 글솜씨는 물론 민주시민의 자질까지 키우는, 살아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의 명문 부르클라인 고등학교도 이 같은 경우다. 이 학교에서는 동아리 수준에 불과하던 저널리즘반을 2005년에 정규 선택과목으로 전환하고 신문까지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 학교의 저널리즘반에서는 단순하게 언론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이론적으로 배우고 글쓰기 공부를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기사와 칼럼 작성법, 취재·인터뷰 방법을 익힌 뒤에 직접 신문을 제작하여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배포한다. 고교생들이 신문을 만들어 지역 여론까지 형성하는 것이다.


부르클라인 고교에서 저널리즘을 수강하는 학생은 학기당 평균 25명. 이들은 10학년에서 12학년생들로 수준에 따라 '저널리즘 1'과 '저널리즘 2'의 두 반으로 나누어 편성된다. 보통 한 반에서 함께 수업하는데 상급생들이 편집 책임자로서 후배들을 기자로 만들어 준다. 영어 교사들이 지도교사로 배정되고 매월 한 차례씩 두 종류의 신문을 만든다.


기사 내용은 토론으로 결정한다. 2006년도엔 인종 갈등에 대한 심층 기사를 실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학생 기자들은 교내 인종 갈등의 사례를 몇 가지 제시하고 해결책까지 내놓았다. 학생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극복방안까지 모색한 것이다. 교장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기뻐하지 않았지만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들은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 스탠포드대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부르클라인 고교의 영어 교사인 메리 버체널씨는 “학생 모집이 힘들고 신문 제작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지도 교사들이 무척 힘들어하지만 교육 효과가 많다”면서 “신문이 나오면 엄청나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태그:#글쓰기, #작문, #논술, #신문,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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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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