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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무섭다. 1월 19일 방송분이었던 <무한도전> 이산특집편은 오락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30%를 돌파했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전국 평균 가구 시청률에서 30.4%를 기록한 <무한도전>은 근래 오락프로그램으로서는 유일하게 시청률 30%를 돌파했으며, 특집편의 본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산의 시청률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과연 이러한 <무한도전>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무한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일회성에 있다. <무한도전>은 대부분 한 번 도전했던 과제나 포맷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 번의 도전에 사용했던 과제와 비슷한 포맷 역시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늘 새롭고 색다른 도전을 할 수 있다.

 

그러한 <무한도전>의 일회성 유형을 살펴보면 우선, 제1회 무한 소년체전(무한도전 31회, 2006년 12월 9일 방송분), 제1회 무한 어워드(무한도전 34회, 2006년 12월 30일 방송분), 제1회 무한 미스코리아(무한도전 54회, 2007년 5월 19일 방송분), 제1회 무한도전 강변북로가요제(무한도전 61회, 62회, 2006년 7월 7일, 14일 방송분) 등에서 나타났던 기존의 대회나 행사의 패러디 특집의 유형이다.

 

이같은 유형의 경우 제1회라는 제목을 사용하지만 누구도 그것이 내년, 그리고 그 후에 2회, 3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일회성, 단발성 성격을 가진 대회에 연속성의 의미를 내포한 제1회를 붙이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제작진이나 시청자나 일회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2회, 3회의 방송을 고려하거나, 혹은 그 특집에 대한 연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은, 100분토론(무한도전 42회, 2007년 2월 24일 방송분), 도전300(무한도전 50회, 2007년 4월 21일 방송분), 무한여고(무한도전 51회, 2007년 4월 28일 방송분), 2007년 5월 12일 방송분), 무한수첩(무한도전 65회, 2007년 8월 4일 방송분), 환장의 짝궁(무한도전75회, 2007년 10월 13일) 등에서 나타나는 타 방송이나 미디어의 패러디 특집이다.

 

다른 방송들이 타 방송국이나 타 방송 프로그램을 언급하는데 있어서 꽤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무한도전>은 실명을 거론하는 꽤 열려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러한 모습이 패러디 특집을 가능하게끔 해주는 힘이다. 이러한 패러디 특집이라는 시도는 한 번에 그치기 때문에 패러디가 될 수 있는 것이지, 반복하다보면 표절이라는 이름에 묶이게 된다. 이러한 패러디의 특성 역시 <무한도전>의 일회성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유형이라 하겠다.

 

그 외에 많은 스타들의 방한 특집(샤라포바, 미쉘 위, 효도르, 앙리, 패리스 힐튼)이나 화제를 모았던 슈퍼모델 특집(무한도전 28회, 29회, 2006년 11월 18일, 25일 방송분), 쉘위댄스 특집(무한도전 80회~82회, 2007년 11월 24일, 12월 1일, 8일 방송분), 고맙습니다 콘서트 특집(무한도전 84회, 85회, 2007년 12월 22일, 29일 방송분)과 같은 일종의 대규모 프로젝트는 시간과 여러 여건이 맞아 떨어져야하기 때문에 두 번 시도하기는 힘든 이유로 일회성적인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일회성에서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데, 추석이나 설날에 특집으로 행해졌던 지하철과의 달리기나, 자연 배수 vs 인간 배수 같은 도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 경우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힘입은 바 다시금 도전하는데, 유재석은 이를 두고 시청자들께서 다시 주신 소중한 기회라는 멘트를 잊지 않는다.

 

성공했던 실패했던 그들의 도전은 그것으로 끝이 나는 것이 공식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무한도전>은 한 가지 과제의 성공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 아니다. 많은 주제에 대한 계속적인 끝없는 도전이 그들의 '무한도전'이다.

 

일회성이라는 특징은 국내최초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무한도전>의 가장 큰 강점이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한다. <무한도전>은 다른 방송에서 시도하지 않거나 시도할 수 없는 것들을 시도하는 모습을 통해서 새로움이라는 의미로 다가간다. 그렇기에 그 나물에 그 밥 같이 비슷한 오락프로그램 가운데서 독보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앙케이트-순위는 나의 힘',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 아하'와 같은 정해진 포맷을 스스로 버리고 매번 변화를 택한 <무한도전>은 매번 새로운 주제 선정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 방송되었던 새해특집(무한도전 86회, 2008년 1월 5일 방송분)의 경우 동해 가스전 방문이라는 나름대로 참신한 주제였지만, 댄스스포츠나, 콘서트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밀려 일부 시청자들에게 성의가 없다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현재 <무한도전>은 박명수의 반장 당선과 하하의 군 입대라는 내부적인 요인과 <무한도전>을 견제하는 타 프로그램이나 간접광고에 대한 방송위 제재 같은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어떻게든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틀이나 폭 역시 일회성이라는 특성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일회성은 어쩌면 무형식 속의 형식을 만들어내는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무한도전>이 끝까지 안고 가야 할 숙명일는지도 모른다.

 

현재 거론되는 많은 위기와 운명적으로 함께 가야하는 일회성이라는 틀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지.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는 <무한도전>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무한도전 마니아로서 매주 방송을 보며 생각해본 것들입니다.


태그:#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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