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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이 받은 피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

 

태안 기름 유출 피해 어민들이 10일 삼성중공업 본사를 방문했지만 끝내 사과를 받지 못했다. 어민들이 어민 지원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삼성중공업 쪽은 "생각해보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종구 수협중앙회장과 이원재 서산수협 조합장 등 피해어민 대표 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박영헌 삼성중공업 인사담당 부사장 등 임원 4명이 회의실에서 이들을 맞았다.

 

회의실은 무거운 분위기였다. 취재진의 카메라만 분주하게 불을 밝혔다. 이종구 회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이날 방문 이유에 대해 "우리 어업인이 받은 피해에 대한 해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류기업 이미지에 먹칠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우리 뜻이 정말로 성의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업인 전체가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대형 크레인이 서남해안 해역을 휘젓고 다니면서 우리 어선을 위협했지만, 이를 감수하고 기업 활동을 보장했다, 이번만큼은 엄청난 재앙"이라며 삼성중공업의 책임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박영헌 부사장은 이 회장의 얘기를 심각한 얼굴로 듣기만 했다. 말이 없었다. 이어 이원재 서산수협 조합장이 박 부사장에게 '서해 유류사고에 대한 일선어업인 요구서'를 전달했다. 삼성중공업 쪽은 요구서를 받은 후, 입장을 표명하는 대신 취재진을 모두 내보냈다.

 

어민들은 요구서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선박이 건국 이래 최대·최악의 바다 재앙을 야기했지만, 위로나 사과 말 한마디 없다"며 "분노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중공업 쪽에 ▲사고원인에 대한 명백한 규명 ▲서남해안 원상회복 대책 마련 ▲피해 어업인들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박 부사장은 어민들의 피해 보상 요구에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회의는 30여분만에 끝났다. 이에 대해 박웅 수협중앙회 홍보실 과장은 "오늘은 신사적으로 입장을 전달했지만, 계속해서 입장 표명이 없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어민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유류오염 피해 어업인 구제 관련 건의문'을 전달한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특별조치법 제정 ▲손해배상에 대한 정부 역할 강화 및 생계비 지원 대책 마련 ▲피해지역 개발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태그:#태안 기름유출, #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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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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