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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타운에서 부를 캐롤을 연습하고 있는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음악 동아리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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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타운 복도를 돌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고 있는 고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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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Christ)와 미사(Mass)라는 두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기독교의 명절. 바로 크리스마스다. 하지만 종교적인 의미가 강했던 원래의 크리스마스는 이제 성스러운 의미에서 벗어나 완전히 상업적인, 문화적인 의미로 퇴색한 느낌이다.

크리스마스는 쇼핑과 함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샬로츠빌의 한 쇼핑 매장.
 크리스마스는 쇼핑과 함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샬로츠빌의 한 쇼핑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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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와 사진 찍는데 단돈 17.99달러라고?

산타클로스와 함께 사진을.
 산타클로스와 함께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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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버지니아 주 샬로츠빌의 한 쇼핑몰. 밝은 표정의 쇼핑객들이 자신의 아이를 산타와 사진 찍게 하려고 길게 늘어서 있다. 꼬마들은 빨강과 흰색의 산타 복장을 한 인자한 산타클로스 품에 연신 안기고 있고.

즉석에서 출력한 산타 사진을 받아 든 아이와 부모의 표정이 한없이 밝다. 굴뚝 타고 내려와 양말 속에 선물을 넣어 주었던 동화 속의 산타클로스는 이제 돈만 주면 언제라도 곁에 둘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집 안팎이 온통 크리스마스 모드

갖가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앞마당을 화려하게 꾸민 집.
 갖가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앞마당을 화려하게 꾸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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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이 끝나자마자 크리스마스 모드로 바뀐 우리 동네'브리아나' 집 야경.
 추수감사절이 끝나자마자 크리스마스 모드로 바뀐 우리 동네'브리아나' 집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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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이 지나면 미국은 바로 크리스마스 모드로 바뀐다. 집안의 장식뿐 아니라 바깥도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식들로 도배가 된다. 꼬마 전구로 칭칭 감은 지붕, 빨간 크리스마스 때때옷을 입은 나무, 루돌프 사슴으로 장식된 자동차, 사람 크기만한 인공 산타클로스. 장식으로 시작되어 장식으로 끝나는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크리스마스 트리로부터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야산에서 나무를 고르면 즉석에서 베어지고 포장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야산에서 나무를 고르면 즉석에서 베어지고 포장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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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크리스마스 트리 커팅식이 있어요."

큰 농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크리스마스 트리 커팅식에 와 달라고.

이와 같이 각 가정에서는 시즌이 다가오면 트리를 세우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낸다. 중국에서 수입된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에 인체에 해로운 납성분 먼지가 있다는 최근 보도가 있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전나무나 소나무가 제격일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팔 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곳을 가보았다. 야트막한 야산에는 각종 트리용 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종류도 아주 다양했다. 가족들과 함께 트리용 나무를 사러 온 사람들은 즉석에서 나무를 선택하게 되고 잘려진 트리용 나무는 운반하기 쉽도록 포장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당신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크리스마스 트리만 덜렁 세워진 것은 밋밋하다. 트리에 달 장식도 신경 써서 준비하는 게 미국사람들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데일리 뉴스 레코드에 실린 기사다.

"당신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데일리뉴스 레코드'에 실린 "당신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사진 오른쪽이 필리스 피들러.
 '데일리뉴스 레코드'에 실린 "당신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사진 오른쪽이 필리스 피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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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은 둥근 모양으로 된 마을 정경이 들어가 있는 장식이다. 한 면에는 '온 땅에 평화를', 다른 한 면에는 '1976 크리스마스'가 새겨져 있다. 이 장식은 우리 부부가 결혼했던 1976년에 산 것이다. 남편은 우리 애들이 9살, 14살일 때 세상을 떠났다. 아이들은 모두 이제 어른이 되었지만 해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 때면 아빠를 떠올리면서 꼬마 전구와 함께 맨 먼저 이 '마을' 장식을 걸어둔다. (필리스 피들러- 브로드웨이 거주)

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못 하게 하는 거죠?

"즐거운(메리) 크리스마스!"
"흥, 헛소리 마! 뭐 즐거워할 게 있다고?"

"크리스마스가 바로 즐거워할 그 무엇이죠. 삼촌, 내일이 크리스마스인 거 몰라요?"

챨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에 나오는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와 그 조카의 대화다. 과거에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모든 인사는 당연히 '메리 크리스마스'였다. 하지만 지금 미국에서는 TV나 신문, 크리스마스 카드, 광고 전단에 대부분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s!'가 쓰이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기독교 신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타임즈' 12월 23일자에 실린 벨포트 소재 '동정녀 마리아 성당'의 책임 안내자인 버틀러 씨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s'라고 인사를 하는 데 충격을 받았어요. 지금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잃어가고 있어요."

기자가 살고 있는 해리슨버그의 일간지 '데일리 뉴스 레코드' 12월 22일자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실렸다. 독자란에 기사를 쓴 사람은 바로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9학년생인 R.J. Good.

"크리스마스는 우리 나라 건국 이래 국가적인 명절로 지켜져 왔고 이날은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못 쓰게 한다. 그건 정치적으로 옳지 못한 처사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한 고등학생의 기사가 실린 '데일리뉴스 레코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한 고등학생의 기사가 실린 '데일리뉴스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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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크리스마스가 비록 본래의 종교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많이 변질되고 지나치게 상업화되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따뜻한 사람들을 위한 명절임에는 틀림이 없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칠면조 고기를 떼면서 즐거워하고 선물을 교환하고 서로를 축복하고, 주위의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고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시간이 바로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이웃에도 사랑을. 캐롤을 부르기 위해 실버타운에 모인 고등학생들.
 이웃에도 사랑을. 캐롤을 부르기 위해 실버타운에 모인 고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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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사이드 실버타운'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할머니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스웨터를 뜨고 있다.
 '써니사이드 실버타운'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할머니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스웨터를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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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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