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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주최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응모기사입니다. 손기영 시민기자는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온 나라가 선거열기로 뜨겁다. 17대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캠퍼스에도 선거열기가 가득하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명지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유세가 막바지에 달했기 때문이다. 학교 곳곳에 붙은 선거포스터와 대자보, 그리고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하는 후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는 이를 실감케 한다.

이번 총학생회장 선거에는 두 팀의 선거본부가 출마했다. 운동권 성향의 '체인지업' 선본과 비운동권 성향의 '명지의 재발견 2060'선본이다. '체인지업' 선본에서는 이은정 정후보 (아동 04)와 유원석 부후보 (경영 01), '명지의 재발견 2060' 선본에서는 이철희 정후보 (법학 05)와 김아란 부후보 (경영 05)가 출마했다.

대선 열기만큼 뜨거운 캠퍼스 '총학생회장 선거'

요즘 명지대학교에는 총학생장선거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자신의 권리행사에 대해 소극적인 학생들도 많다. 이번 선거와 학교문제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총학생회장 후보들간의 '맞장토론'을 준비했다.
 요즘 명지대학교에는 총학생장선거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자신의 권리행사에 대해 소극적인 학생들도 많다. 이번 선거와 학교문제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총학생회장 후보들간의 '맞장토론'을 준비했다.
ⓒ 손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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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거본부의 성향이 다른 만큼,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도 사뭇 차이가 있다. '체인지업' 선본의 경우 등록금 협상에 있어 학생들의 참여 확대 및 투명성 제고, 야간대학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여성권 신장을 위한 제도 마련 등 권리신장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반해 '명지의 재발견 2060' 선본은 한총련 공식탈퇴, 대학종합평가 20위권 진입, CEO 형 총장영입, 취업박람회 개최 등 탈 이데올로기적이고 실용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총학생회 선거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며, 마지막 날인 29일에 개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뜨거운 선거열기와는 달리, 자신의 권리행사에 관심 없는 학생들이 많은 게 요즘 대학가의 현실이다. 학교문제에 대한 고민과 불만을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의견표출의 자리와 총학생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학내에서 양쪽 후보들 간의 '맞장토론'이 열렸다.

이번 토론에서는 시설개선, 학점문제 등 우리학교의 개별적인 사안도 있었지만, 등록금 문제, 운동권 문제, CEO총장 인선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토론은 지난 23일 저녁,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1층 시청각실에서 진행되었고 약 1시간 반 동안 양측에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비운동권 성향의 '명지의 재발견 2060' 선거본부. 좌측은 이철희 정후보, 우측은 김아란 부후보다. '2060'이란 숫자의 의미는 내년 개교 60주년을 맞아 대학종합평가에서 20위 안에 들어보겠다는 의미다.
 비운동권 성향의 '명지의 재발견 2060' 선거본부. 좌측은 이철희 정후보, 우측은 김아란 부후보다. '2060'이란 숫자의 의미는 내년 개교 60주년을 맞아 대학종합평가에서 20위 안에 들어보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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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비싼 등록금문제 어떻게 해결할 건가요?

이철희 '명지의 재발견 2060' 정후보
"등록금 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기 문제다. 보통 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등록금 협상은 시간이 촉박하다. 그리고 협상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행정)용어가 많아 학생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다. 협상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또 협상 과정에 있어 전문성을 키우고 타 대학과의 연계도 필요하다.

학교측이 성실한 자세로 등록금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경우 투쟁을 하겠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습 환경에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강경 일변도의 투쟁은 반대한다. 또 이러한 방식은 결과적으로 협상을 깨뜨리게 된다.

탁자를 쳐가며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체인지업' 선본의 유원석 부후보
 탁자를 쳐가며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체인지업' 선본의 유원석 부후보
ⓒ 손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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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석 '체인지업' 부후보 "우리 학교의 경우 등록금 의존도가 87%나 된다. 2000년에 비해 10%나 올랐다. 보통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비의 일정부분을 재단전입금에서 충당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학교의 경우 1.3%밖에 안 된다. 이것을 늘려야 한다.

또 지난 2년 동안 비운동권 총학이 들어서면서, 학우들과의 연대와 의견수렴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또 협상과정이 잘 공개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당선되면, 협상과정을 모두 공개하겠고 학생들에게 편지 등을 보내 등록금 문제에 대한 참여를 이끌겠다.

마지막으로 등록금 상한제나 등록금 후불제에 대한 입법화에도 노력하겠다."

이철희 정후보 "그동안 비운동권 총학이 등록금 투쟁에 약하게 나갔다고 들어왔다. 협상에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앞으로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나약하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전문적이고 주도면밀한 방법으로 등록금 협상의 성공을 이끌겠다."

유원석 부후보 "무조건적인 강경일변도 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학교와의 등록금 협상에서 싸우지 않고 얻어낼 것은 크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얻은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투쟁은 협상을 우리 쪽으로 유리하게 가져가는 무시할 수 없는 방법 중 하나이다."

[2라운드] 운동권 총학생회 과연 바람직한가요?

이은정 '체인지업' 정후보 "요즘 학내에서 '운동권이다' '비운동권이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를 구분짓는 풍토는 바람직하지 않다. 또 운동권이라도 학우들에게 어떤 생각을 강요하거나 이를 위해서 총학생회장이 되려는 것은 아니다. (운동권이든 비운동권이든지) 올바른 학생회는 학우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운동권 총학 후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선거에서 악용해선 안 된다."

상대후보의 질문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명지의 재발견 2060' 선본의 이철희 정후보
 상대후보의 질문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명지의 재발견 2060' 선본의 이철희 정후보
ⓒ 손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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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란 '명지의 재발견 2060' 부후보 "이번 선거공약에 한총련 공식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총련에서 탈퇴하려면 총투표를 해야 하는데, 아직 이것을 하지 못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당선되면 학생들도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겠다.

운동권과 비운동권을 나누고자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총학생회는 학교를 대표하는 곳이다. 이런 대표기관이 특정 정치성향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명지대의 공식적인 입장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학생회장은 학교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지, 어떤 정치적 활동을 하려 선출된 것은 아니다. 이념적인 부분은 개개인의 학우들에게 맡기겠다.

이은정 정후보 "나는 현재 운동권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이를 숨긴 적도 없다. 모두 떳떳하게 학우들에게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인문대학 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다. 운동권이라는 부분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또 '명지의 재발견 2060' 선본 측이 당선되면 한총련 탈퇴를 학생들이 동의한 걸로 생각하는데, 이는 비약이고 방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한총련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확대해석하는 부분이 크다."

이철희 정후보 "2007년 인문대학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이 후보가 한총련 대의원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가 한총련 회원이 되었다. 예전에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활동을 하면서 학우들에게 이 점을 선거공약으로 내새웠는지 의문이 든다. 아마 아닐 것이다. 우리는 한총련 공식탈퇴를 공식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당위성이 있을 것이다."

운동권성향의 '체인지업' 선거본부. 좌측은 유원석 부후보, 우측은 이은정 정후보다.
 운동권성향의 '체인지업' 선거본부. 좌측은 유원석 부후보, 우측은 이은정 정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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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CEO형 총장 과연 필요한가요?

- ('명지의 재발견' 선본에게 방청객 질문) 본교의 대학종합평가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당선이 되면 'CEO형 총장'을 영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현재 우리 학교를 보면 총장인선에 관해 학생들의 의결권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이를 추진하겠는지 의문이 든다.

또 CEO형 총장의 대표적 사례로 고려대 어윤대 전 총장을 들었는데, 등록금을 1500만 원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말을 하며 학생들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CEO형 총장은 기업가 정신에 치우쳐 단기적 이익과 수익사업에 집중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바란다.

이철희 정후보 "CEO 총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학교의 발전을 위할 수 있는 사람을 총장으로 모시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든 고려대 어 전 총장은 500억원이었던 학교기부금 총액을 1380억원이라는 기학학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분이다. 즉 학교 발전을 위해 직접 발로 뛴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학교 정근모 총장님은 어떠한가. 학교발전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 지금까지 우리 학교 총장님들은 중도에 국무총리 되시고 장관 되시고 그랬다. 솔직히 그동안 총장 인선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았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각 선거본부의 홍보팜플렛. 양쪽 후보 모두 발랄함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공약의 방향은 사뭇 달라보인다.
 각 선거본부의 홍보팜플렛. 양쪽 후보 모두 발랄함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공약의 방향은 사뭇 달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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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비정규직 문제는 남의 일?

- ('체인지업' 선본에게 방청객 질문) '체인지업' 선거본부에서 내건 비정규직 철폐 운동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학우들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내 문제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또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서 작동되는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시장에서 쉽게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이에 대한 답변을 바란다.

이은정 정후보
"가족 중의 한 명이 이랜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면…. 졸업 후에 그러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면…. 그렇다면 좀 더 내 문제로 여겨질 것이다. 또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비정규직들이 지나치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비정규직 철폐운동은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한 운동이다. 즉 국가의 고른 발전, 성장을 위해서 이 운동은 필요하다."


태그:#총학생회장선거, #명지대학교, #운동권, #비운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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