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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끼가 덕지덕지 낀 방죽에는 기다란 수염이 석 자(?)나 된 메기가 옹송그리며 모여 있다.
▲ 메기 돌이끼가 덕지덕지 낀 방죽에는 기다란 수염이 석 자(?)나 된 메기가 옹송그리며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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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진상면 비평리 수어댐 상류 산기슭에 있는 산장. 숲이 우거진 산장의 가을 분위기가 너무나 멋지다.  고즈넉하고 편안해 보인다.
▲ 산장 전남 광양 진상면 비평리 수어댐 상류 산기슭에 있는 산장. 숲이 우거진 산장의 가을 분위기가 너무나 멋지다. 고즈넉하고 편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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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점잖은 사람이라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말이다. 또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서 체면치레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뭐니 뭐니 해도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다. 먹어야 산다. 뭐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수염이 석자라도 가을 메기탕을 먹어야 양반(?)이다.

메기탕 집. 하늘에서 물이 쏟아진다. 산장으로 들어서는 산길에도 물이 졸졸졸 흘러내린다.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물길에 호스를 연결해 단풍나무 중간쯤에 묶었다. 그곳에서 나무아래 조그맣게 만들어놓은 돌담 방죽으로 물이 콸콸 쏟아져 내린다. 돌이끼가 덕지덕지 낀 방죽에는 기다란 수염이 석 자(?)나 된 메기가 옹송그리며 모여 있다.

전남 광양 진상면 비평리 수어댐 상류 산기슭에 있는 산장이다. 숲이 우거진 산장의 가을 분위기가 너무나 멋지다. 숲 사이로 유리조각처럼  쏟아지는 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숲속에 놓인 대나무 평상 주변은 숲속의 쉼터인 듯 고즈넉하고 편안해 보인다.

일품 맛은, 메기탕의 맛 중에 산중의 멋스러운 맛이 하나  더해져 상승작용을 해서일거다. 사진의 등장인물은 백학동정보화마을 관리자와 조기옥 운영위원장
▲ 일품 맛 일품 맛은, 메기탕의 맛 중에 산중의 멋스러운 맛이 하나 더해져 상승작용을 해서일거다. 사진의 등장인물은 백학동정보화마을 관리자와 조기옥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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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들빼기김치의 쌉쌀하게 전해져오는 깊은 향취가 좋다
▲ 고들빼기김치 고들빼기김치의 쌉쌀하게 전해져오는 깊은 향취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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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한 맛, 씹을수록 쫄깃 거리는 창란 젓갈
▲ 창란 젓갈 아삭아삭한 맛, 씹을수록 쫄깃 거리는 창란 젓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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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버섯의 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메기살이 어우러진 메기탕의 개운한 맛은 가히 일품이다.
▲ 메기탕 팽이버섯의 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메기살이 어우러진 메기탕의 개운한 맛은 가히 일품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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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장에서 맛 본 메기탕 가히 일품이네!

오늘의 메뉴는 메기매운탕이다. 반찬은 여느 식당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눈에 띄는 것은 고들빼기김치와 창란젓, 젠피가루 등이다. 고들빼기는 멸치젓갈이 듬뿍 들어가 젓갈향이 진하다. 고들빼기김치의 쌉쌀하게 전해져오는 깊은 향취가 좋다. 창란 젓갈은 처음에는 아삭아삭한 맛이나 씹을수록 쫄깃 거린다.

뚝배기에 끓여 내온 메기탕은 걸쭉하다. 각자 그릇에 담아내 젠피가루를 넣고 맛을 봤다.
제철에 나온 젠피라 그런지 향이 진동한다. 팽이버섯의 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메기살이 어우러진 메기탕의 개운한 맛은 가히 일품이다. 메기탕의 맛 중에 산중의 멋스러운 맛이 하나 더해져 상승작용을 해서일거다.

메기탕에는 방아 잎도 제법 들어가 독특한 향을 낸다. 방아 향은 메기의 비린 맛을 없애주고 음식에 빠져들게 하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 걸쭉하고 시원한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아린 맛이다. 박하 향과 같이 은은하게 전해져오는 아린 방아향이 입안 가득하니 여운을 남긴다.

메기살코기는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하다. 포실 포실하게 전해져 오는 느낌이 좋다
▲ 포실한 메기살 메기살코기는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하다. 포실 포실하게 전해져 오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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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네들이 먼저 찾는 메기의 효능

긴 수염과 툭 튀어 나온 눈에다 까무잡잡하니 볼품없이 생긴 메기를  옛날 양반들은 멀리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좀 있다는 양반네들이 먼저 찾는다. 수분과 단백질, 지방, 칼슘, 인, 철분, 비타민B가 풍부해 영양식품으로 인기 있는 메기.

메기의 효능은 아주 다양하다. 수종을 다스리고 이뇨를 도와주며 복막염과 부종에 효과가 있어 임산부에게 좋다. 메기에 달걀을 넣고 끓여 장복하면 산모의 젖 분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최적의 식품이며 치질과 만성심장병에 좋다. 저칼로리 고단백식품으로 정력증진은 물론 약해진 기운 보충에도 좋다.

고기 맛이 좋은 메기는 메기불고기, 메기튀김, 메기탕 등으로 요리되어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인삼, 후추, 산호, 여러 야채들이 어우러진 메기 매운탕은 강장, 강정식품으로도 유명하다.

백운산 억불봉, 한 마리 학이 사뿐 내려앉는 모습이다.
▲ 억불봉 백운산 억불봉, 한 마리 학이 사뿐 내려앉는 모습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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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강목>에 보면 "메기는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부종을 내리게 하고 소변을 잘 누게 한다. 중풍으로 입이 돌아갈 때 살아 있는 메기의 꽁지를 버리고 붙이면 즉시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씌어 있다. <동의보감>에도 메기는 이뇨작용을 돕고 몸이 부었을 때 메기탕을 먹으면 좋다고 했다.

1820년 서유구가 어류에 관해 저술한 <난호어목지>에 따르면 "메기의 살은 회나 구이에는 부적합하고 다만 고아서 끓여 먹는 경우가 많다"고 되어 있다. 메기는 매운탕이나 찜을 해서 먹어야 맛있다.

메기살코기는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하다. 포실 포실하게 전해져 오는 느낌이 좋다. 포실함과 걸쭉하면서 아린 맛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메기탕은 이 가을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메기탕, #젠피, #양반, #동의보감, #본초강목, #김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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