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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처음 꽃을 심은 모습.
ⓒ 김선태
재작년 봄에 새집으로 입주를 하여서 집안 정리를 하다 보니 이미 늦어버린 봄맞이를 할 수가 없었다. 집 주변에 있는 아파트 소유의 빈터에 잡초가 우거져 있어서 보기도 싫고 해충도 번식하는 것 같아서 잡초를 모두 베어내고 깨끗하게 청소를 하였다. 그러나 이곳에 꽃을 심기는 이미 늦어버린 7월도 하순이 되어 있었다.

작년에는 봄철부터 이곳에 잡초가 나지 않게 뽑아가면서 꽃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어서 꽃밭으로 가꾸었다. 흔하지 않은 야생화의 모종을 심고 계속해서 꽃이 피어서 꽃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심었었다.

▲ 써 붙였던 호소문
ⓒ 김선태
너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곳이어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고 호소문도 달았다. 그랬더니 아파트 주민들에게서 항의가 들어왔다. '왜 남의 땅에 함부로 꽃을 심고 야단이냐?'는 것이었다.

물론 내 땅이 아니니 내가 가꿀 권한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내 집 주변이고, 잡초가 우거져 볼썽사나운 것을 깨끗하게 치우고 꽃이라도 심으면 더 아름답고 좋을 것이라고 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땅의 주인이 싫다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지난해에 나는 '잡초밭에 꽃을 심은 일 사죄드립니다'라는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올렸었다. 너무 황당하기도 하지만 섭섭한 마음이었기에 호소한 글이었다.

▲ 아름다운 꽃 밭이 된 잡초밭
ⓒ 김선태
그 잡초밭이 올해에는 비가 자주 오고 작년에 심은 모종들의 씨앗을 떨어져 아주 무성하게 잘 자라 아름다운 꽃밭이 되었다.

봉숭아, 금계국, 해바라기, 공작초, 개미취, 벌개미취, 나팔꽃, 자소(붉은 들깨)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피어난 잡초밭은 이제 재작년의 그런 모습은 전혀 찾을 길이 없는 꽃밭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올여름에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두어 번 풀도 매어주고 관리를 하는 것 같아서 흐뭇하였다. 이렇게 공터나 잡초밭이라도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아름다운 꽃이 피는 화단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을 왜 그렇게 말리고 야단을 했을까?

내가 꽃을 심어 가꾼다고 그 땅을 내가 가지겠다는 것도 아니고 오직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을 말렸던 사람들은 이제 저 꽃밭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 아름다운 꽃 밭이 된 잡초밭
ⓒ 김선태
올여름에도 집 주변의 언덕과 풀밭에 꽃씨를 뿌리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풀밭에 저절로 난 것처럼 섞여서 피어난 벌개미취, 과꽃, 금계국, 춘차국 등이 이제 내년 봄철이면 집 주변을 환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 아름다운 꽃 밭이 된 잡초밭
ⓒ 김선태
▲ 아름다운 꽃 밭이 된 잡초밭
ⓒ 김선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녹원환경뉴스,한국일보디지털특파원,개인 불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잡초밭, #화단, #꽃,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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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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