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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종류의 직원들을 만나게 된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열(熱)과 성(誠)을 다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떻게 저런 친구가 이 회사에 다니지?“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실적이 우수한 모범사원이 있는가하면 몇 개월째 실적은 고사하고 비용만 축내는 사원도 있다. 일본 속담에 ”직(職)이 있으면 식(食)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밥벌이도 못하는 사원도 있는 게 사실이다.

기업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고 사람에 의해 경영성과가 좌우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기업을 비롯한 유망기업들은 더 좋은 인력을 채용하고 스카우트하기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그렇다면 기업에 있어 좋은 인력, 즉 인재(人才)란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것일까? 당연히 실적과 성과가 뛰어난 직원을 의미할 것이다.

기업의 실제 주인인 사장 또는 오너(Owne)r와 종업원인 일반사원과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주인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행한다. 그러나 종업원은 주어진 일만 한다는 것이다.

사장은 종업원이 볼 때는 고급차를 타고 매일같이 골프 치러다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들은 24시간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판매처나 협력업체에 대해 허리를 90도 꺾어 고개를 숙이는 유일한 사람이다.

종업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면이 너무나 많다. 최고경영자인 CEO(Chief Executive Officer)와 사주인 오너는 또 다르다. 남의 회사가 아니라 자기 회사인 경우 같은 사장이라도 판이하게 다른 행동을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한 오너가 볼 때 종업원들은 언제나 부족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기처럼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처럼 행동한다는 의미는 곧 자기와 같은 오너십(Ownership)과 함께 영업마인드를 가지라는 것이다.

특히 영업마인드, 즉 비즈니스 마인드(Bussiness Mind)는 종업원과 오너의 가장 차이점이기도 하다. 기업의 성장은 어디까지나 매출로부터 시작된다. 매출이란 곧 판매이다.

서비스업체이든 제조업체이든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으면 매출은 쌓일 수가 없다. 기업이윤도 매출로부터 시작된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매출, 즉 영업부분에 대해 전혀 관심을 쓰지 않는 사원들을 자주 보게 된다. 마치 그 일은 자신이 맡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하고는 전여 관련 없는 일이라는 태도를 보이는 사원들이다.

심지어는 자신의 회사에서 만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일부러 외면하는 사원들도 있다. 그런 사원들은 그 회사에 다닐 권리가 없다.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 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스스로 사랑하고 아끼지 않는데 다른 일반사람들이 그 회사를 아끼고, 생산하는 물건을 팔아줄 리 만무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잔재가 남아있어 사(士)를 중시하고 상(商)을 멸시하는 풍조가 아직 강하게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이 항상 우위에 서고, 일반기업인들은 언제나 그들을 모셔야 하는 분위기가 바로 이런데서 기인한다.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여전히 사(士)자가 들어가는, 즉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세무사 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등이 꼽히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내국용이지 국외수출용이거나 대외경쟁력을 갖춘 직업군이 아니다. 안에서만 큰소리치는 집단일 뿐이다. 밖에 나가서는 꼼짝도 못하는, 아니 전혀 통용되지 않는 집단이다. 국외 경쟁용은 기업이 유일하다.

학교도 종교도 문화예술도 대부분 국내에 국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인들이 제대로 된 대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士)자가 붙은 직업들은 기업이 없으면 거의 대부분 굶어죽을 직업군들이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사실 기업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각 부서를 보면 최우선 순위에 서는 부서가 대부분의 경우 비서실과 기획실, 인사부, 관리부 등이다. 생산관리파트나 영업파트는 최하위이거나 말단 위치이다.

이 같은 이유는 오너의 측근들이 그러한 부서에 주로 배치되거나, 또는 그들이 자금관리와 오너의 비자금 등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최측근이 아니면 맡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관리파트는 누구를 앉히더라도 쉽게 해낼 수 있다. 짜여진 룰과 틀에 따라 해내면 되는 루틴한 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영업은 전혀 다르다. 남에게 물건을 파는 행위는 그야말로 남의 간을 빼먹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상대방이 꼭 그 물건을 필요로 해서 사는 경우라면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그 물건을 권유하고 설득하여 팔아야 한다. 영업을 해야 한다.

영업에는 직원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사장은 물론이고 모든 직원이 영업맨이 돼야 한다. 자기회사의 물건을 파는데 주저하거나, 부끄러워해서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다.

가장 많이 파는 사람이 최고의 사원이며, 그 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물론 제값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팔아야겠지만 일단 많이 판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수완이 있다는 증거이며,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름대로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물건을 팔 수 없다,

지난 60,70년대 일본의 종합상사(綜合商社)가 세계 비즈니스계를 휩쓸 때의 이야기지만, 이들은 007가방 달랑 하나 들고 전 세계 어느 곳이든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누볐다.

일본 정부가 미수교국과 국교를 맺기 전에 먼저 현지에 나가 뛰는 3부류가 있었는데, 그들은 야쿠자와 종합상사맨 그리고 게이샤(藝者) )란 말이 있을 정도였다.

야쿠자는 화투판에서 수자 8(야)과 9(쿠) 그리고 3(자)에서 나온 말로 이들을 합하면 0 즉 망통이 된다. 가장 쓸모없는 숫자인 셈이다. 점차 건달이나 조직폭력배를 지칭하는 말로 대체 사용되고 있다. 그들은 돈냄새가 나면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든다.

또 게이샤는 요정이나 연회석 등에서 술을 따르고 일본의 전통 춤이나 노래로 술자리 흥을 돋우는 직업의 여성을 말한다. 그녀들의 웃음 뒤에는 반드시 돈이 자리한다.

이중에서도 상사맨들의 정보력은 탁월할 뿐만 아니라 분석력도 뛰어나 국가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 구 소련이 무너지고 오늘날의 러시아가 탄생할 때도 일본 상사맨들의 정보력과 역할은 막강했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는 사람은 어느 부서에 가더라도 쉽게 적응하며,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시베리아 얼음판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온 사람이라면 사막에서 난로를 못 팔 이유가 없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 영업맨은 세상사는 요령은 안다. 사람 대하는 기법을 이미 익히고 있다, 절대 자신을 높이지 않는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는가 하면 상대방을 언제나 자신보다 한 단계 높게 대우한다. 설사 그쪽의 의견이 틀렸다하더라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고 말할 뿐이다. 허세와 자만(自慢)이 물건을 팔아주지 않는다. 자세를 낮추고, 진지하게 설명하고 그들에게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설득할 때 비로소 일이 성사된다. 그들은 언제가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하는 말이 입에 붙어있다.

영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회사의 임원이 될 자격이 없다. 특히 사장은 반드시 영업파트 출신이어야 한다. 아니, 사장이 된 사람은 누구나가 영업에 관해서는 이미 그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거나,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못하면 자신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엔니지어 출신이 CEO로 등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술로 무장된 전문성과 함께 엔지니어링 세일즈(Engineering Sales)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기 회사의 물건과 서비스를 열심히 팔고, 성실히 홍보하는 사람이야말로 존경받게 마련이다. 또 그런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커나갈 수 있는 회사이다.

한국의 재벌 2세가 진정한 기업인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할 것이다. 상속에 의해 주식만 보유하고 있는 주주 오너(owner)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닌가 한다.

덧붙이는 글 | 아들과 딸, 그리고 직장 후배들에게 주는 삶의 메시지입니다.


태그:#상사, #영업맨, #영업, #기획,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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