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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 나도 MMF통장을 두 개 새로 만들었다. 그 통장을 보고 있잖니 웃음이 나왔다. ‘애고 나도 돈을 무척 좋아 하는구나. 하기사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MMF, CMA통장은 요즘 들어 부쩍 신문방송을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통장을 MMF통장으로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루를 넣다 빼면 이자가 붙으면 얼마나 붙는다고, 또 귀찮은 생각도 있고 해서.

그러다 지난주 친구 모임이 있던 날 내 생각이 바뀐 것이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주식투자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다. A란 친구는 유난히 주식에 관심이 많은 친구이다. 자신은 부동산보다 주식이 맞는다면서.

그가 요즘 펀드를 해서 재미를 조금 봤다면서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놓고 있었다. 그때 총무가 회비를 걷어 입금한 통장을 보더니 A가 “이거 온라인 통장이잖아” “응, 왜?” “왜라니, 아직도 온라인 통장이면 안 되지. 하루를 맡겨도 이자가 붙는 MMF통장으로 바꿔야지. 이 정도 돈이면 벌써 이자가 몇십 만원은 붙어겠다”한다. “무슨 천만원도 안 되는데 몇십 만원씩 붙어” “아니야, 내가 900만원을 넣어놨는데 이자가 얼마나 많이 붙었는데” “원금은 손해 안 보는 펀드는 이자가 많이 안 붙지”

A의 말은 맞는 말이다. 하루를 맡겨도 온라인 통장보다 이자가 조금이라도 더 붙는다면 그렇게 해야지. 하루 종일 땅을 파도 땡전 한 푼 안나오는데. 그의 말을 듣고 그쪽 방면으로는 문외한인 나도 생각을 해봤다. 마치 내 자신이 뒤떨어진 사람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있는 통장을 모두 꺼내어 잔고를 확인해봤다. ‘그래 나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보는 거야’ 하곤 다음날 일찍 감치 통장을 들고 은행으로 갔다. 은행직원과 충분한 상담과 설명을 듣고 그 통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통장을 새로 만들면서 이자가 그렇게 많이 붙는 건지 정말이지 궁금했다.

그래서 은행 직원한테 “요즘 이대로 나간다면 이 정도의 돈을 한 달 맡기면 이자가 얼마나 붙는지요?” “잠시만요. 6개월 기준으로 계산해 볼게요. 6개월 기준이면 74만ㅇㅇㅇ원이네요. 거기에서 세금을 떼어야 해요”한다.

얼른 듣기에도 A란 친구가 말한 이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 그렇지 잠깐 사이에 이자가 그렇게 많이 붙으면 이 통장 가진 사람 전부 부자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은행 직원이 “펀드는 안하세요?” “네 원금 손해 볼지도 모르는 펀드는 아직은 못해요. 지금은 이 통장으로 만족하고 싶어요” 했다.

그동안 주변에서 주식을 해서 돈을 벌었다는 친구들을 가끔 보고 듣고 했다. 하지만 주식을 해서 손해 봤다고 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그렇다면 이득을 많이 남기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운이 따르고 안 따르는 차이일까? 아님 발품의 차이일까? 또 이득을 많이 봤다고 하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하기야 이득을 남기는 사람은 이 정도의 고민은 비교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

사연이야 어찌 되었든 MMF통장 두 개를 새로 만들어 은행 문을 나섰다. 나도 드디어 재테크에 첫발걸음을 떼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 통장에 이자가 많이 붙는다면 지금의 내 생각도 조금은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신문방송에 나오는 경제뉴스를 어렵다는 이유로,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건성으로 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이젠 재테크에 첫 발을 디뎠으니 좀 더 관심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다음달에 A를 만나면 이자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야기 해주어야겠다. 그의 말을 듣고 혹시라도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이 없기를 기대해보면서.

태그:#MMF통장,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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