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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 배문정]

▲ 댄 길모어 미국 하버드대 시민미디어연구소장.
ⓒ 오마이뉴스 김귀현
"UCC를 만드는 방법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 그러나 UCC가 다 저널리즘은 아니다."

뉴미디어전문가 댄 길모어 미국 하버드대 시민미디어센터 소장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UCC광풍과 저널리즘 사이의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UCC와 같은 방식의 자기 미디어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그것이 곧 저널리즘은 아니라는 것이다.

길모어 소장은 또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시민참여저널리즘은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버지니아텍 사건 때 핸드폰으로 상황을 송고했던 것도 매우 의미 있는 미디어의 한 형태"라고 소개했다.

최근 뉴미디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시민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길모어 소장은 "하이퍼 로컬은 시민저널리즘에서 매우 가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하이퍼 로컬이 손쉽게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은 댄 길모어 소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댄 길모어 미 하버드대 시민미디어연구소장은 "UCC는 저널리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김귀현
- 시민참여저널리즘의 실체는 뭐라고 생각하나.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여러 다양한 의견이 합쳐지는 거라고 본다. 버지니아텍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핸드폰으로 찍어 당시 상황을 전송하는 것도 시민참여저널리즘의 한 모델이랄 수 있다. <오마이뉴스> 모델도 하나의 중요한 실체라고 생각한다. 또 전통적인 의미의 뉴스미디어에서 탐사보도에 도움이 될만한 블로그를 찾고 그것이 도움이 됐다면 그것도 중요한 시민참여저널리즘의 한 형태라고 본다."

- 한국의 진보언론들도 <오마이뉴스>를 '오마이오피니언'이라고 부르면서 사실보도보다는 의견에 주력한다고 비판한다. 이 같은 문제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오마이뉴스> 한국버전을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러나 논평도 굉장히 중요한 언론의 일부다. 역사도 길다. 그러나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하려면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 의견도 가미해야 하지만 말이다."

- <뉴욕타임스>처럼 '기자의 자질'을 강조하는 영향력 있는 매체도 최근 20대 블로거 1명을 채용하는 등 굉장히 빠른 속도로 주류언론이 참여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다.
"전통미디어가 빠른 속도로 참여저널리즘 문화에 편승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참여저널리즘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앞선 개막연설에도 말했던 것처럼 언론이 좋은 평판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도 나이와 관계없이 채용한 것은 기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컨트롤을 주의 깊게 할 것이라고 본다."

- 최근 블로거가 직업 기자화 하는 경향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블로깅은 10대 아이들의 일상적인 얘기를 쓰는 것도 되지만 전문가들의 전문적인 글쓰기도 포함된다. 그래서 블로거들이 직업기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직업기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직업기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 그렇다면 시민기자로서의 전문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전문적인 기자건 아니건 모든 이에게 적용돼야 할 것이 영어로 말하자면 명예로운 것이다. 여러 가지가 포함되겠지만, 취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저널리즘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여러 자질 가운데 정확성, 철저함, 공정성, 투명함, 그리고 독립적인 사고, 항상 배우고자 하는 의지 등 이런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 오전 개막연설에서 실패하더라도 계속 도전하는 실험을 강조했다. 망하더라도 비용이 얼마 들지 않으니까 계속 실험해보라는 것이었는데, 길모어 소장도 베이요스피어닷컴을 운영하다 망한 적이 있다. 왜 망했다고 보나.
"(한동안 답변을 망설이다가) 매우 복잡하다. 한 가지 이유를 들기 어렵다. 내가 한 웹 사이트에 뭐가 잘못됐는지 길게 썼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썼다. 매우 고통스러운 내용이지만 그 글을 보면 다 안다."

- 시민저널리즘의 비전이 하이퍼 로컬에 있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인가.
"하이퍼 로컬은 시민저널리즘에서 매우 가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작은 단위(동 단위)에서 큰 단위(국가)로 확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그러나 하이퍼 로컬을 위한 여러 다양한 실험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다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한꺼번에 많이 하기는 어렵다."

▲ 댄 길모어 미 하버드대 시민미디어연구소장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시민참여저널리즘은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버지니아텍 사건 때 핸드폰으로 상황을 송고했던 것도 매우 의미 있는 미디어의 한 형태”라고 소개했다.
ⓒ 오마이뉴스 김귀현

시민기자와 블로거 뭐가 다른가

- 최근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UCC 광풍이 불고 있다. 이 트렌드가 얼마나 지속될까.
"잘 모른다(웃음). 사람들이 자기들이 아는 것을 표현하고 싶을 때 표현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고 UCC의 방법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 그러나 UCC가 다 저널리즘은 아니다. UCC와 같은 형태의 미디어를 스스로 창조해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 시민기자와 블로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블로깅은 단순한 일이다. 물론 몇몇 블로거는 전문가이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전문가가 아니다. 블로깅은 소프트웨어와 같은 수단이다. 일부는 저널리스트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아니다."

- 시민저널리즘의 최고 목표는 무엇인가. 어떤 단계에 이르러야 완벽한 시민저널리즘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
"시민저널리즘의 최고 목적은 없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전통미디어에서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언론이라면 좋은 것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언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언론이 나왔으면 좋겠다. 자신이 딛고 선 땅에서 좀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소재를 택하든 미디어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태그:#오마이뉴스, #세계시민기자포럼, #댄 길모어, #하버드대 시민미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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