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월과 5월에 집중되어 있는 각종 학회 및 협회 그리고 관련단체에서 치러지는 세미나 및 공청회, 여기에 정부기관에서 주관하고 있는 연찬회까지 합하면 무려30여회가 넘는 환경관련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정이 하루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1박2일에서 많게는 3박4일의 일정으로 일주일의 반이 넘는 기간을 각종 환경관련 세미나 및 공청회, 연찬회 명목으로 보내고 있다.
더욱이 주제발표자로 선정된 환경부 관련공무원 혹은 대학교수들의 경우 비슷한 주제로 같은 사람이 연거푸 중복해 발표하는 등 해당업무와 학과수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행사가 많이 진행되다 보니 새로운 것을 알리기보다 행사를 만들어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원자력산업회의 주관으로 열린 ‘한국원자력 연차대회’의 경우, 과도한 참석비용에 비해 수준이하의 대회운영 및 식사 제공이 문제시 되어 행사를 주관했던 관련기관 및 관계자들이 비난을 받는 바 있다.
15만원에서 30만원이 넘는 고가의 참석비용을 받고 고작 참석자들에게 돌아가는 세미나 책자와 1만원 상당의 뷔페식사권, 기준이하의 음식제공으로 참석자들에게 강한 항의를 받았다. 이밖에도 환경내용을 주제로 걸고 행사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관련단체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제주도, 부산, 경주, 강릉 등 거리가 대도록 수도권에서 먼 쪽의 행사장을 잡고 있다.
환경관련단체의 S모 담당자는 “특히, 국가공무원들은 서울시나 근교에서 행사를 할 경우는 참석률이 저조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주도나 부산 등지로 행사장을 잡을 수밖에 없다”며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을 유치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장소가 제주도(해외 시찰의 경우, 상당한 경비가 지출)라고 했을 때 편도 8만4천원 상당으로 왕복 최하 20만 원 정도의 교통비용이 드는 셈이다. 더욱이 국가 공무원들의 경우 대부분의 경비를 국가에서 지원받고 있어 원거리로 발생하는 경비는 고스란히 국민이 낸 세금을 통해 국고지원 하고 있다.

비슷한 주제, 겹치기 발표자 및 토론자

비슷한 주제로 열리는 행사가 다반사이고 겹치게 발표자 및 토론자 출연 등 환경관련세미나 및 학회 그 본래의 의미가 많이 상실되고 있다.
관련 학회 간 정보를 교류하고 일 년에 한 번씩 모여 친분을 다지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행사 첫날 반짝이는 참여도를 빼고는 행사 내내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며 조용히 끝나는 환경관련행사가 우후죽순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관련 학회 및 조합, 협회를 넘어 국가기관에서도 각종 연찬회 및 기술발표회라는 명목으로 부대행사를 치르고, 담당부서사람들이 본래의 업무를 뒤로하고 전부 동원되는 실정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환경부 산하기관의 K모 담당자는 “환경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차원의 순기능도 있지만 해당부서 본래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행사에 치중하고 매달리다 보니 실질업무가 뒷전인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역기능도 무시 못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련부처 C모 담당자의 경우, 4월과 5월 환경관련 행사가 집중되어있는 두 달 간 주제발표자로 여기저기에서 발표자로 참석(동일 주제로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5번까지 중복발표)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를 완전히 접은 상태라고 전했다.

환경공학회, 대기환경학회, 폐기물학회 의기투합

지난 5월2일에서 4일,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대한환경공학회(회장 김갑수), 한국대기환경학회(회장 김신도), 한국폐기물학회(회장 윤오섭)가 공동주최로 2007년 환경공동학술대회를 가졌다.
▲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환경공동학술대회가 부산 해운대 BEXCO에서 열렸다.
ⓒ 류철

‘환경, 에너지 그리고 순환’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이례적으로 3개의 환경관련 학회가 의기투합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행사 도우미로 참석한 L씨는 “예전에는 학회별로 진행되었던 행사가 학회 관련 담당자들의 사전 의견조율로 같은 날 진행해 보다 많은 참석자와 함께 다양한 환경관련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근 학문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접목하고 융합하는 퓨전학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실질적으로 교류하거나 협조하는 열린 창구가 부족했던 환경 주제 안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는 함량 미달의 환경관련 행사를 보면서 행사참여자들은 실망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환경공학회와 대기환경학회, 한국폐기물학회가 공동으로 만들어 낸 이번 환경학술공동대회는 매년 열리고 있는 수준이하 환경관련 행사진행에 경종을 울리며 모범정답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대한환경공학회 회장 김갑수 박사
ⓒ 류철

환경공동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었던 매개체 역할을 담당한 대한환경공학회 김갑수 회장은 “실질적으로 다른 학회들이 모여 공동학술대회를 한 사례는 올해가 처음이었으며 나름대로 행사진행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라고 이야기 했다. 또한 “들어온 후원금에 대해 집행과정, 행사발표자 선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학회들 간 많은 의견대립이 있었지만 학회 회장단 스스로가 조금씩 양보를 통해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여타 다른 환경관련 학회들과 보다 많은 협력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환경법률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