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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산업회의(회장 이원걸)와 한국원자력학회(회장 김시환)가 공동주관으로 개최한 제22회 한국원자력 연차대회가 양질의 행사준비가 아닌 이익을 앞세워 기준이하의 중식제공으로 대회 참석자들에게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부터 18일(수) 2박3일간 열린 이번 연차대회는 매년 한국원자력산업회의에서 주관해 행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 제22회 한국원자력 연차대회는 "장삿속이 도를 넘어섰다"는 게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연차대회에 참석자에겐 현장접수 시 회원은 17만원, 비회원에게는 19만원의 참가 비용(사전 등록은 15만원)을 받았으며 이 비용에는 교재비와 중식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행사장인 워커힐 호텔에서 5분 거리(셔틀버스)에 있는 중식장소인 O모 뷔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적어도 괜찮은 음식은 종류가 80가지 이상이 나가고 가격은 2만2천원 정도가 기본, 하지만 이번 연차 대회에 제공된 음식비용은 1만원 짜리로 가장 기초적인 뷔페 메뉴”라는 설명이다.

참가비용은 15만 원 이상, 중식제공은 1만 원 짜리

첫째 날인 16일 참가자 등록과 환영 리셉션이 열렸고, 본격적인 연차대회인 17일과 18일 행사기간 중 제공된 중식을 놓고 참석자들 대부분이 한마디씩 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K모씨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 행사장은 그럴싸한 워커힐에서 하면서 중식으로 제공되는 뷔페는 시골구석 음식만도 못하다”며 행사주최자와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원자력산업회의와 원자력학회는 일반 이벤트 업체가 아닌 공신력 있는 사단법인체이며 우리나라 원자력 브레인 역할을 하는 학회로서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원활한 연차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과다한 참석비용에 맞지 않는 기준 이하의 점심식사 제공으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국내 원자력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으며 이날 제22회 한국원자력 연차대회 역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국내외 원자력 관계자들 300여 명 가까이 참석하는 명실 공히 국제적인 행사였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주관한 원자력산업회의는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부실한 점심식사를 제공해 참석자 대부분에게 비난을 샀다.

원자력 관련 회사에 몸담고 있다는 S모씨는 “도저히 상식 밖에 음식이 나와 손이 가질 않았다. 명색이 국제적인 행사를 표방하면서 외국인들도 많이 불러다 놓고 기준 이하의 음식을 점심식사로 제공하는 행사 관계자들에게 실망했다”며 격분한 모습이다.

"참석비용 명확한 사용 출처 밝혀야"

실질적으로 300여명(17일 화요일 당일) 가까이 워커힐 행사장에 참석했으며 상당수 참석자들이 회비를 납부한 상태였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A모씨는 “연차대회라는 긍정적인 이면도 있지만 너무 지나친 참석비용에 맞는 사용처에 대해 원자력산업회의와 원자력학회는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덧붙여 “행사 참석 비 명목은 대체 어디로 사라지고 쓰레기만도 못한 점심식사를 제공하는가” 또한 “국내 원자력 계를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기관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는 참석한 외국인들에겐 물론, 국가적 망신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 공동주관인 원자력산업회의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참석비용 명목은 17일과 18일 양일간 점심식사 식권과 행사관련 책자, 전시회 참석 및 경품 티켓이 주어진다”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장사 속으로 전락한 연차대회

실질적으로 1972년 10월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한국의 원자력 역사와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공신력 있는 민간단체로서 국내 원자력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 아울러 원자력학회 역시 국내 원자력 발전의 브레인 역할을 담당하는 최고의 단체로 각자 나름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열린 연차대회를 빌미로 그 이미지가 극도로 실추되었다는 것이 대회 참석자 대부분의 의견들이다.

년중 행사로 열리고 있는 한국원자력 연차대회가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발표내용과 발제자들의 선택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양질의 연차 대회가 되기보다 행사 주관단체의 이익을 위한 장사 속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대회 참석자들의 평가다.

실질적으로 참석비용에 포함된 전시회는 명목만 있을 뿐 대부분 한수원 관련기관에서 나온 계열사로서 제품을 전시하기 보다는 팸플릿 정도가 기본적으로 전시될 뿐이며 경품 추첨이라는 행사를 통해 자칫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 년에 한 번씩 원자력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유익한 창구역할을 해야 할 연차대회가 경품행사와 지나친 참석비용으로 알맹이 없는 대회로 전락하고 있어 참석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제22회 한국원자력 연차대회 대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이원걸 회장은 대회 개회사 말미에 ‘제22회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환영하면서, 본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한국에 머무시는 동안 즐겁고 보람 있는 추억들을 많이 만드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전했지만 참석자들 대부분은 환영한다는 말은 형식적인 겉치레, 또한 외국인들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보람 있는 추억보다는 기준 이하의 음식만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또한 행사가 끝난 후 참석비용 지출내역에 대한 투명한 발표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환경법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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