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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미FTA는 우리나라를 뒤집을 만큼 강력한지, 노무현 대통령을 죽도록(정말 죽일 만큼인 듯했다) 미워하던 '조중동'이 노 대통령을 칭찬하는, 내 생애 못 볼 것만 같던 현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모든 미디어들이 다루는 대부분 주제가 FTA인데 정작 내 주변 평범한 시민들은 대부분 이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도 않고, 언론의 헤드라인 기사 정도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고 그대로 동조하는 분들이 많아서 놀랍기만 하다.

찬성하는 진영과 반대하는 진영으로 나뉘어서 서로 내가 옳다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을 보며 국민들도 각각 찬성과 반대로 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각자가 판단하는 기준과 바라는 미래가 다를 것이니까.

그런데 그 와중에 아쉬운 것은 과연 정부가 말하는 대로 FTA가 우리 국익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모든 국민에게도 이익이 되느냐는 것을 국민들이 따져보고 입장을 결정하느냐이다.

우리나라는 70·80년대 국가주도로 경제성장을 하면서 사실 국민들의 삶의 질도 많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50·60대 어르신들은 나라가 잘 살아야 국민도 잘 산다는 인식이 당연한 것이고, 그러한 부모님들 아래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기발전을 위한 공부에 더 매진해왔던 현재의 20대 젊은이들 중 다수도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비단 FTA가 아니더라도 대기업이 잘 돼야 국민들도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또한 이와 비슷하다.-그래서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별나게 경제사범에 대한 심판 또한 관대한 것 같다.-

하지만 IMF를 지나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은 많이 변해서 벌써 십 년 가까이 고용 없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고, 청년실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국가경제는 성장하는 와중에 대다수 국민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부유층은 더욱 부를 축적하며 성장의 과실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절망하고 고통받는 대다수 국민들이 이러한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 뻔한 FTA를 자신들의 이익과 논리가 아닌 부유층의 이익과 논리를 대변하는 조중동 등 수구언론들의 논리에 그대로 동조한다는 것이다.

FTA가 비준되고 발효되면 분명 혜택을 보는 산업과 기업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이익이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라면 여기서 발생한 이익이 모든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경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 장밋빛 희망대로 모든 것이 이뤄질까?

나는 물론 부정적이지만 설령 그러할지라도 모든 이들이 동감하듯 농업분야는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한데 못 가진 자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다른 이들이 더 벌어서 국가 전체로는 이익이 될 것이니 괜찮은 것일까?

단언컨대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가까운 미래에는 그러한 패턴으로 경제가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 아래, 그리고 재벌 위주 경제정책 아래서는 설령 GDP가 늘어나고, 1인당 GNP 2만달러 시대가 온다고 해도 그것은 가진 자들만의 잔치만 될 것이다. 소득 1만달러 10명이 사는 나라와 8만달러 2명, 5천달러 8명인 나라 중 어느 나라 국민들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릴까?

FTA에 찬성을 하거나 혹은 반대를 하거나는 개인의 자유판단이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을 두루 살펴 본 후에 내린 결정이어야 올바른 판단이고 모두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주류 언론들이 이런 내용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서 많은 국민들이 이런 점들을 생각지 않고 있는 듯하다. 부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만이라도 이제부터 주변 분들과 한 번쯤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으로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것도 4년만인 것 같군요.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고, 죄책감도 듭니다. 작은 목소리나마 외쳐서 또 하나의 만행을 막고 싶은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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