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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지난 17일 <청와대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정책을 '유연한 진보'로 표현했다. 참여정부가 진보를 가장한 신자유주의 우파 정권이라는 비판에 정면 대응한 셈이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논객들은 노 대통령의 '유연한 진보론'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 21일 오후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가 주최한 '위기의 진보진영, 대반전이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진보논객들은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유연한 진보든 뭐든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진보'로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되레 이들이 진보를 자처하는 바람에 진보진영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고 진보논객들은 입을 모았다.

"유연한 진보? 한나라당과 실질적 대연정 하면서"

@BRI@발제자로 나선 이상현 민주노동당 기관지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등장할 '통합신당'이 개혁세력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단정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신당파는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적이어서가 아니라 너무 진보적이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필연적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고 열린우리당보다 훨씬 못한 또다른 변종의 보수정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종인(무소속) 의원도 참여정부를 비판한 대표적 진보학자 최장집 교수의 견해에 동의를 나타냈다. 임 의원은 "한나라당과 노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대연정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실질적으로 대연정하면서 유연한 진보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유일하게 한나라당 '결재'없이 한 일이 사학법 개정"이라고 말하며 참여정부의 무능을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또다른 발제자인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공과 과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참여정부를 '포위된 개혁세력'으로 표현해 조금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참여정부가 무능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계를 갖고 있었고, 보수나 진보 양쪽 모두로부터 외면받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손 위원장은 "민주노동당도 참여정부 개혁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논객들이 손 위원장의 견해를 곧장 반박하고 나섰다.

손석춘 새사회연구원 원장은 "참여정부가 출범 때는 포위된 개혁세력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탄핵 뒤에는 청와대 뿐 만 아니라 의회권력까지 쥐었다"며 "이를 '포위된 개혁의 한계'라고 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참여정부가 진보개혁세력에도 포위됐다는데도 회의적"이라며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 철폐 요구 당시 가장 많이 도왔는데, 개혁을 적극 지지했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참여정부, 무능해서 실패한 게 맞다"

손호철(서강대) 교수는 "참여정부가 실패한 것은 무능했기 때문"이라며 "민주개혁에는 무능했고, 신자유주의개혁에서는 너무 유능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참여정부가 조중동이 반대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못했냐"며 "국민들이 사상 처음으로 자유주의 세력에 과반 의석을 줬고 민주노동당도 있었는데 얼마나 무능한 것을 보여줬느냐"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또 "노 대통령이 민주노동당 비밀당원이 아닌가 한다"며 "자유주의적 세력으로 (개혁이)안 된다는 걸 (국민에게)보여줬다"고 꼬집기도 했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편 참여정부 덕분에 오히려 진보진영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역설인 셈이다.

하지만 손 교수는 "민주노동당도 한 일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홍준표 의원이 '반값 아파트'로 히트쳤는데 민주노동당의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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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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