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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중심은 나 ^^
ⓒ 최경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는 잘노는 아이”

세상의 모든 아이는 잘 놉니다. 그래서 모두 행복합니다. 가끔 잘 놀지 못하는 아이도 있지만 어른들이 조금만 배려해 준다면 잘 놀지 못하는 아이가 다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열린사회북부시민회는 지난 6월 3일 미양초등학교와 삼양초등학교 80명의 아이와 아빠가 마음껏 잘 놀기 위해 부여로 캠프를 떠났습니다. 캠프이름은 '별난놀이캠프'. 이름이 별나다고요? 어른들에게는 별나 보이는 1박2일의 이번 캠프가 아이들에게는 별난 행복과 별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아이와 함께 참여한 아빠들에게도 별난 시간이 되겠죠?

버스로 3시간을 달려온 곳은 바로 ‘부여땅자연미술학교’. 부여군 은산면 내지리에 위치한 이 학교는 오래 전에 폐교되었다가 작년에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잘 놀 수 있는 학교로 태어났습니다. 뚝딱뚝딱 나무를 가지고 노는 목공터, 토닥토닥 흙을 가지고 노는 흙터, 마음껏 그림을 그리는 그릴터, 첨벙첨벙 시원한 물놀이터 등등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 그릴터에서 마음껏 그림 그리기
ⓒ 최경수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아이들은 동화 속 풍경 같은 학교 여기저기를 둘러봅니다. 함께 온 선생님들도 아이처럼 좋아합니다. 버스에서 빵을 빨리 안 준다고 계속 빵, 빵 하던 채준이도 어느새 축구장에서 열심히 공을 찹니다. 몇몇 아빠들은 아이들 속에서 뛰어다니지만 많은 아빠들은 아직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이 쑥스러운가 봅니다.

은행나무 아래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목공터를 점령한 아이들과 아빠들. 내일 물놀이 터에서 사용할 대나무 물총을 하나씩 만듭니다.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어 학교 주변이 어두워지고 논에서는 개구리가 열심히 울고 있습니다. 구연동화를 보기 위해 배움터에 모인 아이들 손에는 조금 전에 만든 대나무 물총이 하나씩 쥐어져 있네요.

동화를 구연해 주시는 분들은 바로 아이들 학교 선생님. 아이들이 구연동화에 푹 빠져있는 동안 20여명의 아빠들은 옆 교실에서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빠를 위한 강좌’를 성북교육청에서 오신 조현희 선생님이 마련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아빠가 행복해야 된다고 합니다. 아이와 아빠가 서로 일상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많이 주고받으라고 합니다.

강의가 끝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에서 아빠들로부터 ‘별난놀이캠프’ 참여 동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우리 아이가 3학년 3반인 것을 알았다며 모임이 있었는데 집에서 갑자기 캠프에 참여하라고 해서 온 아빠.
-선착순으로 캠프 참여자를 뽑길래 신청서를 받은 다음날 아침 일찍 제출해 1등으로 신청된 줄 알았는데 2등으로 신청되었다는 아빠.
-이런 캠프가 무료라면 분명히 캠프장에서 약장사라도 하지 않을까 의심했다는 아빠.
-아이를 위해 해외출장을 미루고 참여한 아빠.

▲ 미끌미끌 진흙놀이
ⓒ 최경수
직장 때문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갖지 못했지만 우리 아이가 행복하길 누구보다 아빠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할지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할지 모르는 아빠들.

‘별난놀이캠프’의 목적은 놀이를 통해 아빠와 아이가 자연스런 의사소통으로 건강한 가족문화를 형성하고, 아이의 감정표현 및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는데 있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행복한 아이와 행복한 아빠가 되는 것을 배울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이번 캠프를 준비한 실무자들의 바램입니다.

또 하나 ‘별난놀이캠프’의 중요한 목적은 내 지역 저소득층 이웃아동을 돌보는 것입니다. 캠프에 참여한 가정의 아빠들은 1박 2일 동안 자신의 아이와 함께 편부모가정이나 조손 가정의 아동 한 명씩을 돌보아야 합니다. 일일아빠가 되어 함께 식사하고 놀이를 합니다. 캠프이후 동네에서 오다가다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한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별난놀이캠프’ 둘째 날, 부지런한 몇몇 아이들은 6시부터 일어나 축구장으로 달려갑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합니다. 맑은 공기에서 뛰노는 아이들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세 모둠별로 놀이가 진행됩니다.

▲ 은행나무아래서 맛있는 식사...
ⓒ 최경수
발굴터 에서는 모래 속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놀이입니다. 탐험대 모자를 쓰고 부삽으로 열심히 보물을 찾고 누가 먼저 모래성을 쌓는지 시합도 합니다. 신나는 그림터 에서는 붓으로 넓은 그림판에 마음껏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립니다.

한 줄로 서서 모두 함께 그리는 그림, 정말 멋지겠지요. 하늘터 에서는 풀잎이나 꽃잎을 손수건에 올려놓고 숟가락을 두드려 물들여 멋진 나만의 손수건을 만듭니다. 흙놀이터 에서는 진흙에서 미끄러지며 마음껏 뒹굽니다. 다음은 해상전투를 위해 물놀이터로 이동. 아이, 아빠, 선생님 모두 옷을 입은 채로 물 속에 풍덩. 1박 2일 동안 가장 신나는 시간입니다.

오전 내내 노느라 지칠 것 같지만 아이들은 아직 기운이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기에 지치지 않나 봅니다. 모두들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집으로 가는 차에서 먹을 감자를 가마솥에 삶고 있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 든 굵은 감자 100여 개가 익어 가는 냄새로 군침이 돕니다.

아이들의 얼굴은 부여에 내려올 때보다 더욱 밝아 보입니다. 작년에 캠프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캠프가 끝나고 한 달이 넘도록 친구들에게 즐거웠던 캠프에서의 1박 2일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즐거움이 일반가정뿐 아니라 저소득층 이웃아동들이 캠프의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별난놀이캠프’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열린사회북부시민회’는 풀뿌리 지역공동체 운동을 지향하는 (사)열린사회시민연합의 지부입니다. 이번 ‘별난놀이캠프’는 성북교육청과 문화관광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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