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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6월 30일 오후 3시 청주실내체육관 앞 광장에서 이수호 위원장 등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하이닉스&매그나칩 투쟁 승리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45개 중대 5000여명의 전·의경을 충북도청 일원에 집중 배치했다.

▲ 이날 본대회 및 정리집회 투쟁사에 나선 이영섭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실질적 전선을 확보하기 위해 그 어떠한 정치적 타협도 용납될 수 없다며 강고한 연대 투쟁으로 비정규직 철폐와 특수고용직 노동3권을 반드시 쟁취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홍장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6월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820만 비정규 노동자들의 차별을 합법화하는 노동악법을 강행처리 하려는 시도를 마침내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는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 노조원들의 대량해고 사태가 6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자본의 눈치만 보며 허울 좋은 노사관계 로드맵으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노사갈등과 대립 노정충돌의 원인 제공자인 김대환 노동부장관과 청와대 사회정책 수석 및 노동관련 비서진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 장관 퇴진을 위한 150만명 서명 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노총과 전국적 연대를 통해 신자유주의 파도를 타고 자본과 현 정부의 노동 탄압 정책을 반드시 분쇄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특수 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 쟁취를 위해 양대 노총은 강고한 연대 투쟁을 역사의 전면에서 본격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노조문제 해결을 위한 총력 투쟁,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쟁취와 김태환열사 살인사건 책임자 처벌, 820만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쟁취와 노사관계 민주적 재편을 위한 노동관계법 전면 개편, 1500만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을 위해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산별교섭 쟁취, 한국노총과의 연대를 통해 노동현안 문제 해결 및 노동부 장관 퇴진" 등 강력한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 6월 30일 청주 실내체육관앞에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정광훈 민중연대 의장 을 비롯, 노동자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 김홍장
이어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한 뒤 오후 5시30분경 충북도청 앞 4차로 도로를 점거한 채 "원청업체와 정부·충북도가 직접 나서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 노조원들의 대량해고 사태를 해결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 본대회를 마친 4000여명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에 나서고 있다.
ⓒ 김홍장
민주노총 일부 노조원들은 도청 서문 진입을 시도하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조합원들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도청 앞 도로에 주차돼 있던 5~6대의 전경대 버스 차량을 부수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쇠파이프를 휘두른 노조원 1명을 청주동부경찰서로 연행해 조사 중이다.

이날 시위에 대해 충북 참여연대 관계자는 "쇠파이프가 등장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나 정부도 그동안 노동자 농민 등 사회적 약자들의 평화적 시위 및 대화 요구에는 적극적인 사태 해결 노력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스스로 평화적 시위나 대화와 타협에는 오히려 외면하거나 방관해 왔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폭력 과격 시위로 나갈 수밖에 없는 토양을 제공한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 결국 정부가 폭력 과격 시위를 조장 내지 유도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의 미온적 대응 자세를 비판했다.

▲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노조원들이 직장 복귀를 요구하는 피켓을 앞세우고 거리 행진에 나서고 있다.
ⓒ 김홍장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1일 오후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노조 대량해고 사태와 관련, 충북도청에서 이원종 지사 면담에 이어 도청 정문 앞에서 천막 단식 농성 중에 있는 시민공동대책위 관계자들과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 원청업체와 정부. 충북도는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 노조원들의 대량해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를 위해 충북 도청앞에 행진대열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 김홍장
한편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사태는 구 하청업체 노조원들이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두 원청업체는 불법 파견 근로를 즉각 중단하라"며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구 하청 업체들은 같은 달 25일 직장폐쇄와 함께 폐업에 들어갔다. 하이닉스반도체&매그나칩 두 반도체 업체는 이들 하청 업체와의 도급 계약을 해지했다.

이로써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의 직장폐쇄 190일째를 맞고 있으며 거리 천막농성에 돌입한 지 164일째를 맞고 있다. 또한 '불법 파견 재진정 공정실사'를 촉구하며 노조 조합원들이 대전지방 노동청 앞에서 릴레이 천막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49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4월 이들이 노동부에 제기한 '불법 파견 재진정'에 대한 실사 결과가 7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 해결의 단초가 실사 결과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지 아니면 더 큰 투쟁과 혼란이 전개될지 노동부 '불법파견 재진정 실사 결과' 발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노동악법 논의와 한국노총 김태환 충주지부장 사망사고, 최저임금 결정과정 등 일련의 노정관계의 실종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노동정책 기조의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4천여명의 노조원들이 충북 도청 앞 집회도중 일부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경찰과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 충청리뷰 제공
오는 7일 한국노총 총파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6일과 8일 부분 파업에 이어 8일까지 중앙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9일부터 잔업·특근 거부, 12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또한 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정부의 자세 전환이 없을 경우 각종 위원회에도 불참 또는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계가 이 같은 강경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오늘 열기로 한 노사정위원회 본회의는 물론 이후 각종 노동관련 회의조차도 불투명한 상태로 볼 때, 노정간의 대화 재개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김홍장 기자는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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