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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본관 앞에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인촌 선생은 이용익 선생이 1905년 설립한 보성전문을 1932년 인수해 지금의 고려대학교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그런데 나는 오래전부터 이 동상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다. 국내 어느 대학보다도 '민족대학'임을 자부하는 고려대학교가 왜 끊임없이 친일행적으로 비난받고 있는 김성수 선생 동상을 철거하지 않는가 하고 말이다.

올해로 고려대학교는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고려대는 7~8년 전부터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중앙광장 건설 등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며칠 전 한승조 고대 명예교수가 일본의 한 잡지에 기고한 친일성향의 글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 교수가 적을 두었던 자유시민연대와 고려대학교에서는 한 교수의 거취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명예교수 한 명이 친일성향을 보였다고 해서 마치 그가 적을 둔 대학 전체와 연관이 있다고 확대하는 것은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말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나 기자들이 부풀린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민족사학을 자부하는 고려대의 그간의 태도에 있다. '친일행적'이 있는 김성수 동상을 여전히 세워둔 채 '민족고대 100년'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고려대학교는 차제에 '친일과 민족'이라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소속 교수의 망발이 일시적인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고 해서 임기응변식으로 당해 문제 처리로 끝날 것이 아니라, 고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친일문제'를 명백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고려대학교가 '민족사학'으로서의 자부심을 100년, 200년 영원히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타운에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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