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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낮 5부요인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하기에 앞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진

두 사람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 '5부 요인'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가진 송년 오찬에서 기자들의 관심은 단연 노 대통령과 윤영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어떤 표정으로 대면을 할 지에 집중됐다.

노 대통령은 올 한해 동안 흔히 하는 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국회의 탄핵으로 '정치적 식물인간'이 된 노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헌재는 그 뒤에 신행정수도 이전 건에 대한 위헌결정으로 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국정과제를 원점으로 되돌려 놨다.

그래서 급기야는 노 대통령이 지난 11월 25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남미 3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에 정치권은 '5당 대표'를 초청하면서 정부측은 '3부 요인'만 초청함으로써 청와대 참모들이 노 대통령의 윤 소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의 5부 요인 초청 송년만찬에 이어 근 1년만에 갖는 식사자리에서 두 사람이 어떤 표정으로 대면하고, 누가 먼저 말을 꺼내 대화를 나눌지가 기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노 대통령-윤 헌재소장 대화 안이루어져

이날 낮 12시3분경에 접견실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김원기 국회의장, 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 윤영철 헌재소장, 최종영 대법원장 순으로 악수를 나누고 이어서 부인들에게도 인사했다.

윤 소장이 먼저 노 대통령과 악수 하면서 "해외순방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때 사진 취재진이 카메라 플래시를 일제히 터뜨렸다. 그러자 두 사람은 카메라를 의식한 듯 살짝 웃으면서 '길게' 악수했다.

이후 노 대통령과 5부 요인들은 잠시 서서 대화를 나눈 뒤에 오찬장으로 향했다. 오찬 뒤에 가진 브리핑에서는 이날 오찬에 배석한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에게 대통령과 헌재소장,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 부대변인은 "멀리 떨어져 있어 대화 내용을 잘 듣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도 "대통령과 헌재 소장과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소장은 1시간30분 동안 아무 얘기도 안하고 밥만 먹고 갔다는 얘기다.

김원기 의장 "빨리 끝내고 가서 국가보안법 등을 금년에는 다 털고 가야지"

한편 국회 사정 때문에 조금 늦게 도착한 김원기 국회의장은 오찬 전에 "여야 대표회담을 주선해서 붙여놓고 오느라고 늦었다"면서 "여기서 빨리 (오찬을) 끝내고 가서 국가보안법 등을 금년에는 다 털고 가야지"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접견실에 도착한 노 대통령이 "연말에 쉬지도 못하고 답답하시겠다"고 인사하자 김 의장은 "정리할 것은 정리해서 새해를 맞는 대통령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해 여야 대표회담에서 타결이 안되면 직권상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해찬 총리는 "(여야가) 많이 접근됐다"면서 "국보법을 빼고는, 국보법도 협상의 여지가 생겼다"고 거들었고, 노 대통령은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내용보다는 형식을 둘러싸고 그랬는데, 형식을 둘러싸고 싸우지 말자고 했다"면서 "내용에 들어가면 (여야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와대 송년오찬장에는 윤영철 헌재소장 부부가 맨먼저 도착했고, 이어 이해찬 총리, 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 최종영 대법원장, 김원기 국회의장 부부의 순으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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