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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 '부적절한 공천' 논란이 일고 있다. '양길승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원호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전직 검사뿐만 아니라 비자금문제로 시끄러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도 공천이 유력해지면서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위 공천 논란... 신연좌제?

공천심사위는 지난 1월 28일 윤상현(42) 위원장을 단수공천 유력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이 수백억대의 비자금문제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에서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부적절한 공천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연좌제가 없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과거 수구적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는 한나라당이 5공의 정점에 서 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를 공천한 것은 적절치 않다"며 "차악으로 고려해 볼 수는 있지만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나라당 인천지역 의원들이 윤 위원장의 공천을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전두환 비자금 정국이 본격화되면 인천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대후보 진영에서도 "조직장악력이 뛰어난 윤 위원장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그의 공천은 확정적"이라며 "윤 위원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면 우리는 싸우기 좋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상대후보 진영은 본선에 들어가면 바로 윤 위원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킬 태세다.

윤 위원장의 한 측근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연좌제냐"며 "사위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 말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론은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에서 노무현 후보 장인의 좌익 전력을 문제삼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이 측근은 "중앙당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공천을 준 것 아니냐"며 "본선에서 그 얘기가 나올 것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녀인 전효선씨와 결혼했으며,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미국 유학시절 조지타운대 석사과정을 수료할 때 최고 우등졸업상과 구두종합시험 최고우등상을 받았으며, 조지워싱턴대에서는 박사과정을 3년 반 만에 수료해 최단시간 박사학위 취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교수와 서울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한양대 아태지역학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지난해 10월 경선을 통해 지구당위원장에 임명됐다.

향응 받은 전직 검사, 당적 변경자 공천 논란

인천 남을 이외에도 경기 군포(유영하)와 강원 강릉(심재엽)도 '부적절한 공천'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군포 단수공천 유력후보로 선정된 유영하 전 검사는 '양길승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원호씨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내부징계(감봉)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전 검사는 공천심사위가 실시한 첫번째 공개 토론면접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토론심사 우세후보'로 선정돼 현재 단수공천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공천심사위가 그가 이원호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징계받은 사실을 공천심사 단계에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없다"며 단수공천을 줬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에 대해 경기 군포 공천신청자인 심양섭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이런 비리와 부패문제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민감해져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은 이미 2회 이상의 음주운전경력만 드러나도 공천에서 제외한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이 그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는 못할망정 비리를 묵인하는 방향으로 갈 경우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강원 강릉의 경우는 당적 변경 전력이 있는 인사를 단수공천 유력후보로 선정했다. 공개 토론면접과 여론조사를 거쳐 우세후보로 선정된 심재엽 심로악기 회장은 지난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최돈웅 후보에 맞서 민국당 후보로 출마해 1만150표를 얻은 바 있다.

특히 심 회장은 공개 토론면접 당시 '차떼기당' 극복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 "소도둑이나 닭도둑이나 마찬가지다"라며 "노무현 정권이 더 비도덕적이고 한나라당이 오히려 더 떳떳하다"고 말해 일반 국민여론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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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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