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신영국(경북 문경-예천) 의원이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의 죽음을 지나치게 크게 보도한 <조선>의 지면 사유화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신 의원의 행보는 주요사안에 있어서 <조선>과 코드를 맞춰온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비판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www.cleanyk.or.kr)에 쓴 칼럼에서 자신이 "2년전 '아름다운 혼·상례를 위한 사회지도층 100인 선언'에 서명한 바 있다"고 소개하고 "자사 지면을 지나치게 할애하여 전 회장에 대한 기사와 조문객 사진 및 명단 등을 보도하였다는 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조선> 보도가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관혼상제 간소화'와 다소 거리가 멀고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책임감이 다소 부족하다"며 "<조선>은 앞으로 '관혼상제 간소화'에 앞장 서달라"고 주문했다.
<조선>은 방 전 회장의 사망 당일(9일)부터 11, 12, 13일자까지 조문객 명단 등으로 전면 기사를 게재하는 등 사주의 죽음을 대서특필했다. <한겨레>는 14일자 가판에서 "언론이 개인의 것도 아닌데, 나흘간 계속해서 한 면을 털어서 보도하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된다 싶어 몇 마디 했다"는 신 의원 발언을 보도했다.
다음은 신 의원이 쓴 칼럼 전문.
"조선일보, 관혼상제 간소화에 앞장섰으면..."
2년전 저는 '아름다운 혼·상례를 위한 사회지도층 100인 선언'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체면문화에서 비롯된 지나친 허례허식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기본 취지였습니다. '생활개혁실천 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것이었는데, 김수환 추기경과 법륜스님, 손봉호 교수 등이 함께 참여하여 여러 언론에서 관심있게 보도되며 사회 캠페인으로 전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운명을 달리한 조선일보 방일영 전 회장에 대한 조선일보의 조문관련 보도를 보며 몇 가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비록 고인의 운명을 달리함에 대하여 애도를 표하는 바이나, 자사 지면을 지나치게 할애(아래 참조)하여 前 회장에 대한 기사와 조문객 사진 및 명단 등을 보도하였다는 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선,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관혼상제 간소화'와 다소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물론, '조화나 부의금은 받지 않는다'라는 문구는 있으나, 조문객 명단과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장례를 간소하게 치른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이유에서입니다.
둘째는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책임감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사회적인 주요 사건중 중요 부분을 의제로 설정하여 중요도가 큰 순으로 지면배정을 한다는 측면에서, 방 전 회장의 보도가 1면에 2일, 또한 6면에 4일 동안 기사 전면을 할애한 부분이 다른 신문과는 대조된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평소 여론을 주도하는 대표언론중 하나로서 다른 언론사 및 사회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우리 언론이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건설적 비판과 창조적 제안과 아울러 '관혼상제 간소화'에 앞장 서주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조선일보 조문보도 현황 >
- 8/ 9. A1. 3단 기사 「방일영 조선일보 전 회장 별세」
- 8/ 9. A5. 5단 기사 「신문사 경영했으나 신문을 만들진 않았다」
- 8/ 9. A6. 전면, 기사 「"언론창달 헌신한 거목이 졌다" 애도」및 조문객 명단
- 8/11. A6. 전면, 기사 「줄잇는 문화계 조문...문예사랑 뜻 기려」 및 조문객 명단
- 8/12. A6. 전면, 기사 「'방일영 전 회장 별세' 해외 주요언론 弔電」 및 조문객 명단
- 8/13. A1. 3단 기사 「고 방일영 조선일보 전 회장 장례예배」
- 8/13. A6. 전면, 기사 「"이별이 아니라 큰 뜻을 이으려 모였다"」 및 弔辭, '조문 보내주신분' 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