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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미국과 유엔군의 폭격기가
바그다드에 폭탄을 퍼부었네

도심 한복판에도
사막 한 가운데도
민간인들이 사는 곳에도

모래더미에 처박힌 병사들의 시체
형체조차 남김없이 타버린 민가
찢겨지고 떨어진 아이들의 몸둥아리

미국은 만세를 불렀네
미국인들도 환호를 했다네
끝까지 박살내겠다고 외쳤네

앞마당에 네 개의 무덤
한 아버지는
폭격당해 죽어버린
12살짜리 아들과
9살 먹은 딸을 묻었네
"내년엔 학교에 보내려 했는데…"
아내와 아버지도 묻었네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게 그의 죄라네

챠도르를 쓴 여학생이 눈물을 흘리네
그 옆도, 그 뒷자리도…

그 뒤로 10년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를 봉쇄했네
식량도
약품도
들어오지 못하고
기름조차 팔 수도 없었네

의약품이 없어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50만명의 아이들이 죽음을 기다리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도
그들의 이라크 봉쇄를 풀지도 않네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다네

전쟁, 아 악마의 범죄여!

누군가 묻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냐고
유엔이 대답하네
인권을 위해서라고

누군가 묻네
그러면 왜 이스라엘은 봉쇄하지 않느냐고
터기는 왜
그들은 답을 못하네

누군가 묻네
이라크에서 50만명의 아이들이 죽어간다고
미국무장관 대변인이 답하네
후세인의 전쟁무기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누군가 묻네
이라크의 전쟁은 국민의 뜻이 아니라고
어린이들의 뜻이 아니라고
미국은 말하네
"이라크는 그만한 값을 치러야 한다고…
봉쇄할 값어치가 있다고…"
한 달에 4천명의 어린이들이 죽어가는데도

미국과 영국은 범죄자다
유엔도 똑같은 범죄자다

죤 필거는 고발하네
"그것이 인권이냐고?"

모슬람의 울음이 터지네
모슬람의 눈들이 분노로 타오르고 있네
평화를 향한 세계인들의 항의가 시작되고 있네

범죄자들이여! 이제 너희들이나 값을 치러라!

덧붙이는 글 | 지난 2000년 11월 9일 UCLA에 있을 때 '모슬림 학생회'가 마련한 모임에서 John Pilger의 1시간 20분짜리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과 유엔의 범죄를 규탄하는 다큐멘터리 필름 「Paying the Price(값을 치러라)」을 보았다. VJ 언론인이랄까, 그의 다큐멘터리가 끝나자 강당은 참석한 학생들의 울음으로 가득 찼다. 나는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대한 야만성에 전율하면서 이 글을 썼다. 그리고 미국은 2003년 3월 다시 이라크전쟁을 시작했다. 그들의 전쟁이 '이라크 자유 전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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