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와 노래의 만남을 통해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변방으로 밀려나던 시가 새롭게 존재 의의를 찾으며 대중을 만나는 작업이며, 신세대 문화의 홍수 속에서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고 있는 노래가 새로운 시정신으로 무장하여 서정성을 회복하는 일. 바로 시노래 모임인 나팔꽃의 존재이유다.

▲ 지난 4월 8일에 섬진강변에 열린 섬진강 적성댐반대 열린음악회 모습에서 주민과 출연진들이 어울린 뒷풀이 모습
ⓒ 전영철
바로 시노래모임인 나팔꽃이 태풍이 쓸고 간 들녘을 정리하기 바쁘게 가을은 오는 듯 쉬 떠나버리고 하 수상한 날씨는 마냥 짓궂기만 한 전라도의 순창을 찾아간다.

11월 13일 민족농업을 사수하기 위하여 '우리 쌀 지키기 전국농민대회'를 준비하는 농민들, 아직도 백지화되지 않은 섬진강 적성댐 건설계획, 시끌벅적한 대선정국 등 주민의 삶을 혼란케 하고 옥죄는 일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는 섬진강변의 사람들.

우리 쌀을 지키며 나팔꽃 환하게 웃는 마음을 간직한 섬진강 지역주민들과 함께 불편한 현실을 맘껏 혼내고 싶은 충동을 후련히 노래에 실어 슬기롭게 이겨내고자 문화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

"시노래모임 나팔꽃'이 펼치는 콘서트 "작게, 낮게, 느리게, 2002" 전국순회공연은 "나팔꽃과 함께하는 섬진강가의 작은 음악회〈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이 행사는 우리 쌀을 지켜내려는 농민들과 주민들의 애환을 담아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상류를 적성댐 건설로 수몰시킬 수 없다는 주민들의 후원을 얻어 마련되었다.

섬진강변의 사람들은 정말로 가슴 졸이는 한해를 보내야만 했다. 적성댐으로 고향을 잃어버린다면 삶의 존재이유조차 없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울먹임, 그러나 이제 그들의 한숨을 잠시나마 위로해 줄 콘서트가 순창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11월 17일 오후 3시 순창군민회관 향토관에서 열리게 될 이 행사는 순창문화원과 순창민주연대가 공동주최한다. 후원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순창군우리쌀지키기운동본부, 섬진강적성댐건설반대대책위원회가 같이 한다.

출연진에는 왕나팔 김용택 시인,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 이 시대의 음유시인 백창우, 광주의 힘으로 노래하는 가수 김원중, 한보리, 이등병 편지의 작곡자 김현성, 정신대 할머니의 한을 노래한 홍순관, 이지상, 이수진이 출연한다.

한편 추운 날씨 때문에 실내행사로 열리게 되어 섬진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낸 '아!섬진강'슬라이드가 무대 한편으로 펼쳐지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래패와 놀이패의 공연도 있다고 한다.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바로 우리 농촌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그 자체가 아름다운 꽃이 아닐까 한다.

덧붙이는 글 | 섬진강가의 작은 울림이 자연과 고향을 지키고 우리쌀을 지키려는 분들에게 위로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