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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팔 자로 구부러진 다리와
두루뭉실한 허리를
펑퍼짐한 몸뻬바지로 가리고 있었습니다.

손마디는 거칠고 투박했습니다.
그러나
고된 삶이 묻어나는
그 손은
날개 깃털 마냥 부드러워 보였습니다.

슬쩍 비치는 웃옷 틈새로 늘어진 젖가슴이 살짝 보였습니다.
아직은 아니어도 될 때인데
그녀의 젖가슴에도
벌써부터 세월이 내려앉았습니다.

그 손으로
고된 밭일도 마다하지 않았을 겝니다
그 젖가슴으로
대여섯은 되었을 아이들도 길러냈을 겝니다.

구부러진 다리쯤은,
허리에 쌓이는 살집쯤은 아무런 문제도 아니었을 겝니다.

하루하루를 이어가야 할 삶.
아마도 그 안에서 소박한 행복을 찾으며 기뻐했을 겝니다.

누구를 위한 삶이었는지는 그냥 부질없는 생각입니다.

그 여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아름다운 그녀는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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