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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부위에 침 놓아 화상 치료해

한약은 몸을 보신하는 용도, 양약은 병을 치료하는 용도로 쓰인다고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우리에게 한의학은 양의학을 보조하는 개념으로 지금까지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양의학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의학으로 동양의학이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또 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동양의학의 효과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어제(8/24) 방송되었던 MBC스페셜<왜 침인가, 1부 침 신비인가 과학인가(연출:김태현 금 23:35∼)>에서는 동양의학 중 침(針)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탁자 위에 올려놓은 커피를 쏟아 2도 화상을 입은 남궁윤서(18개월)가 한의원에 찾아왔다. 화상에서 오는 통증으로 계속 우는 아이의 화상부위에 침을 놓고 10여분이 경과하자 통증이 완화 되었는지 아이의 울음소리는 거의 그쳤다. 그 후 3일간 계속치료를 받은 윤서의 화상부위에 딱지가 지기 시작했고, 2개월 후에는 화상자국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나아 있었다.

중풍으로 7년째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이재철 씨는 오른쪽 팔과 다리를 거의 사용 못하고 있었는데, 침 치료 후 치료 전보다 훨씬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퇴행성 관절염을 10년째 앓고 있던 김영순 씨(여 64세)도 침 치료로 시술전보다 호전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팀은 침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김영순 씨 시술 때 심장박동수를 검사해 봤는데, 침을 놓은 후에 김영순 씨의 각종 자율 신경계가 활발히 움직인다는 결과를 얻어 침이 단순히 심리적 효과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미 동양의학에 8900만 달러 연구비 책정

97년에는 미국의 국립보건원에서 "침(針)이 두통·천식·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라고 발표해 서양에서도 점점 침의 치료효과를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한 물리학 박사가 방사선 촬영기로 침의 효능을 보여주는 논문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디스커버지"에 발표해 침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는 1만2000명의 한의사들이 활동 중이고, 약 50여 한의대가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동양계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서양 학생들도 많이 늘었다 한다. 미 정부에서 올해 8900만 달러를 예산을 동양의학에 책정해 서양에서 동양의학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ALS라는 병은 점점 사람의 근육이 굳어져가 급기야는 호흡 곤란으로 죽게 되는 병으로 식물인간과 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난치병이라 한다.

이정희(여. 51세) 씨도 ALS환자로 몇 년전부터 근육 마비증세가 나타나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정도만 제외하고 전신이 마비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상지대 한의병원에서 침술로 치료를 받은 지 2주 후 부터는 서 있을 수 있게 되었고, 2달이 지나자 간단한 운동을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존의 침(針)의 효능이라 하면 가벼운 증상의 관절계통 질병 치료나 통증 완화 정도로만 생각했었으나, 에서는 화상치료, 몇 년씩 지난 관절염치료, 마약중독치료, ALS치료 등 기존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침 치료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급성디스크로 온 몸이 마비증세로 119구급차에 실려 온 윤성호(남 28세) 씨가 침으로 20여분만에 걷는 모습이나, 취업 준비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증에 걸린 환자가 침 치료(14회) 후 완치되는 모습에서 침 치료가 가지는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특히 AIDS환자인 미국의 프레드 베이크 씨는 "침 치료로 인해 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베이크 씨와 비슷한 시기에 발병한 다른 환자들의 대부분이 죽거나 힘든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침 치료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었다.

과학적 설명 부족

이처럼, 서양의학의 보조 개념이 아니라 당당하게 의료의 다른 한 축을 이끌어 가는 한의학의 모습을 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좀더 시청자들에게 쉽게 접근하려고 다양한 침 치료의 효과를 보여 주다보니, 과학적 검증이 약해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이 지적된다. 물론 실험용 쥐를 가지고 불에 반응하는 실험과 김영순 씨 치료때 심장박동검사 등을 객관적인 실험을 하긴 했지만, 단순히 경맥·경혈·결락등만으로 침 치료를 설명하는 것은 부족해 보였다.

침 치료에서 특히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여러 디스크들의 치료효과에 대해 디스크전문의들을 찾아가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면 시청자들에게 침 치료 효과에 대해 좀더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의 방송을 보면 침 치료로 모든 병이 낳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은 위험해 보인다. 서양의학이 한계를 느껴 동양의학에 관심을 가졌듯이 동양의학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 한계에 부딪치면 서양의학에서 그 한계를 넘을 방법을 찾을 것이다.

어느 한쪽만이 옳은 치료방법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두 치료방법의 장점만을 모을 때 환자들이 질병으로부터 느끼는 공포에서 조금이라도 더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유익한 의학 정보 프로그램이 되길

소제목이었던 "침 신비인가 과학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잠시 유보해야 할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침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음주에는 2부로 "난치병에 도전한다"로 암이나 뇌질환등 현대 의학으로 고치기 힘든 병을 침술로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자칫하면 침의 효능만을 강조하는 "광고성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게 한다. 다음주에 방송되는 2부에서 침의 효능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의학정보 프로그램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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