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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생회는 학교 홈페이지에 '실험실습비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총학생회는 이 글을 통해 폐강된 과목에 실험실습비(이하 실비)가 지출되고, 학생 수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실비의 액수가 200명이 받는 과목과 39명이 받는 과목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학생들의 등록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 어제(15일) 학교 홈페이지에 다시 '실험 실습비 그 끝은 어디인가?(2탄)'라는 제목으로 2차 실비관련 문건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소모품이 아닌데도 소모품인 것처럼 처리해 실비를 책정하는 편법 방식을 지적했다.

공기조화 냉동공학 실험실 실습비 사용 내역(표1)에 보면, "Thermocouple"이 있는데 이 기기는 '레이져 빔 등으로 온도 변화를 계측'하는 장비로 소모성이 아님에도 매년 청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실험실의 실습비 사용 내역서를 보면 프린트의 소모성 부품인 카트리지가 비(非)이상적으로 쓰이고 있었다. 냉동공학 실험실은 26만원, 열동력 실험실 45만원, 열에너지 실험실은 53만원 등이 책정돼있어 비용을 부풀려 기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레이져프린트의 경우 최소한 5∼6천장을 프린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 학기마다 프린트하는 양이 얼마이기에 40·50만원을 넘게 토너 값으로 지출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보면 교수들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자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3일에 발표된 내용의 경우는 대학본부에서 감사로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인데 비해 이날 발표된 내용의 경우는 실험시 소모되는 물품을 사는 것으로 대학본부의 감사만으로는 찾아내기 힘든 것으로 청구하는 사람의 진실성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날 자료에서 보면, 프린트의 토너뿐 아니라 다른 몇 가지 의구심을 가질만한 내용들이 청구서에 눈에 띤다. 현재 학교측에서는 이번 실비 유용 사건에 대해 감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밑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총학생회 측의 답변을 듣고 싶어 게시판에 올린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총학생회가 아닌 공대학생회장의 글이지만, 기계공학과에서 문제제기했고 그와 좀더 관련 있는 공대학생회의 답변이기에 총학생회의 의견과 같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제(15일) 공대 학자위원장과 공대측의 면답이 있었다고 하나 그에 대한 내용은 아직 까지 공식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실험실습비에 대한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학생회 입장입니다.

지난 13일 학교게시판에 기계공학과에서 실험실습비 문건을 터트렸는데 확인해본 결과 지금까지(15일 11시까지) 아무런 리플을 달지 않았던데 따로 연락을 하는지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총학생회가 아니기 때문에 특히 할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공과대학 학생회에서 이번 실비에 관련한 문제를 단순히 기계공학과만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조선대학교 전반의 문제로 여기며 이것에 대한 몇가지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 문제는 비단 기계공학과의 문제뿐 아니라 다른 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등록금이 학생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쓰이고 있는 것이 문건으로 발견되었는데, 이에 대한 총학생회 측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실비는 우선 실험을 듣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개편을 통해 실험에 대한 중요성과 꼭 받아야할 실험과목이면 필수과목으로의 지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험 시간에 비해 학점이 낮기 때문에 실험을 신청하지 않는 학우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현재 사회가 자격증과 학점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선택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다른 과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자료를 현재 검토중이고, 이 자료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었습니다. 비단 공과대학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조선대학교의 학사운영이 다른 대학에 비해 그래도 공정한 편인데 다른 대학은 오히려 더 심할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실험실습비 유용 사건이 일어나게된 여러가지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대학본부의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학교측에 어떠한 요구를 할 것인지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형식적인 감사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000년건에 대해서는 아직 감사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 공과대학 학생회와 학교본부 연구처와의 면담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측의 답변은 현재 학교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공과대학학생회에서는 2학기때 실험실습비에 관련한 제반 사항(실험실습 계획서, 실비 사용 내역서)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해야된다는 필요성이 있음을 건의하고 학교측에서도 수긍하여 가능한 반영하는 방향을 잡고 있는것으로 압니다. 또한 조사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공과대학 학생회에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문제점들을 학생들에게 공론화시켜내고 교육부와 기타 기관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을 명시하였습니다."

오늘 2차 문건이 또 게시판에 올라왔는데, 기계공학과 교수들에게 어떠한 요구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번 사건을 해결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기계공학과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실비에 관련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기계공학과의 실험실습비가 제대로 집행될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기존 실험실습비 사용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됐을시 책임자의 문책과 그에 따른 학생들의 실비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항목에 대해서는 환불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것이 언론매체 특히 오마이뉴스에 실린것에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대학 학생으로서 저희 대학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것이 외부에 알려짐으로 저희 대학 이미지에 약간의 손실도 가져 올수 있겠지만 잘못된 일을 그냥 덮어 두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모두의 뼈를 깎는 아픔을 통해서라도 하루 빨리 치유되어야 하기에 공과대학 학생회에서는 이 모든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학우들과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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