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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번영을 구가하던 시대에 대통령을 하면서 스캔들 때문에 마무리를 찝질하게 했고 그 때문에 정권도 다른 당에 넘겨준 셈이 되었지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에 하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개인적으로 그가 그 일을 관철시키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담배를 마약류로 규정하려 했던 것입니다.

한국도 미국 이상으로 담배로 인한 폐해가 아주 큰 나라입니다. 담배를 피는 사람 자신에게도 물론 지극히 안 좋은 일이지만 특히 비흡연자가 받는 피해가 참으로 큰 나라입니다. 그것만큼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분명히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며 이 조그만 나라를 세계에서 10등이니 10몇등이니 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국민들은 칭찬만 들을 자격이 있지 싫은 소리 들을 일이 없을 것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온 국민 스스로가 느끼고 있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바꾸지 않으면 안될 일이기에 웬만한 언론까지도 나서서 어떻게 좀 고쳐보자고 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예의 바른 국민이 되자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어긋나는 일을 하지말고 사소한 일이지만 남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위나 환경을 망가뜨리는 일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비흡연자가 받는 피해가 다른 선진국보다 더 큰 것은 담배 피는 사람에게 바로 그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와 상식, 기본적인 예절과 경우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담배 피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담배 피는 행위 자체가 눈치 보이는 행위로 점차 조여오는 것이 불만일지 모르지만 간접 흡연 피해를 받고 있는 비흡연자들이 느끼는 피해의 정도는 개선이 별로 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민주사회가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기본 철학이니 담배 피는 행위를 도마에 올리는 것 자체가 민주 시민의 행동답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리 생각한다면 그건 궤변일 따름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일지라도 그것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제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야깁니다. 냄새를 맡고 싶고 맡게 하려는 향수도 지나치면 역겨운 법이거늘 하물며 담배 냄새는 비흡연자에게는 독가스 같은 냄새이고 건강에도 백해무익한 것입니다.

비흡연자가 느끼는 피해의 정도를 흡연자들은 잘 모를 겁니다. 버스같은 폐쇄된 공간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고 피워서도 안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버스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버스에서 담배 피는 것이 그래도 좀 미안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버스 맨 뒤로 가서 버스 맨 뒤에 있는 유리창을 열고 담배를 피지만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은 앞자리에 앉아 있어도 담배 냄새를 금방 맡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비흡연자는 자가용을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더운 날은 유리창을 닫고 에어컨을 틀고 다니니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좀 덜 더운 날 유리창을 열어 놓고 다닐 때 운전하면서 창밖으로 담배를 내놓고 피우는 운전자를 보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그 담배 냄새가 뒷 차로도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쪼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가 담배를 피는 것은 자유지만 원하지 않는 사람이 왜 그 담배 냄새를 맡아야 하는지를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비흡연자에게는 원하지 않는 담배연기를 강제로(?) 흡입당해야 하는 일이 얼마나 화나고 괴로운 일인지 모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자기의 담배 냄새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가지 않는 조건에서만 담배를 피워주길 바랍니다.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범법 행위로 규제를 한다면 담배를 피우면서 운전하는 것도 그에 버금가는 행위로 처벌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담배를 피는 동안은 한 손을 쓸 수 없고 담배재 때문에 주의력이 산만해지니 휴대전화 사용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심하면 피던 담배를 냅다 던져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다른 차 본닛 위로 떨어져 그걸 당한 운전자를 놀라게 하고 담배가 떨어진 부분의 페인트가 손상당하거나 전면 유리창 하단부의 플래넘 챔버부를 덮고 있는 플라스틱 커버를 변형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어느 유원지의 좁은 길을 주행하다 화장실 창 밖으로 던져지는 꺼지지 않은 담배 꽁초 세례를 받고 꽁초가 닿은 그 플라스틱 커버 부분이 흉하게 휘어지는 일을 당한 일이 있습니다. 정말 담배 피는 사람들에 의한 폐해가 절대로 간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깨끗한 화장실 바닥에 한껏 뱉어져 있는 침도 흡연에 의한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흡연자가 볼 일을 보면서 핀 담배의 불을 끄기 위해 혹은 담배 피느라 껄껄해진 목의 가래침을 바닥에 뱉어 놓은 것인데 그걸 보는 사람이나 밟은 사람은 기분이 얼마나 좋지 않겠습니까?

길을 걸으면서 담배를 피는 일도 제발 하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조깅을 하다보면 담배를 피면서 걸어가는 사람을 봅니다. 사실은 조깅할 때 걸으면서 담배 피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이 정확합니다. 걸을 때 담배 피는 사람은 100% 남자입니다. 다행히 아직 여자는 없습니다.

제 아내가 근간에 어느 여자 대학을 방문한 일이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명문 여자 대학의 화장실에 가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담배 꽁초가 넘쳐나고 담배를 끄려고 꽁초를 벽에 문지른 흔적이 화장실 벽 여기저기를 마치 벽화처럼 장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전시회에 갔을 때도 아내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다 남자 화장실로 잘못 들어간 줄 알고 나오면서 화장실 표시를 다시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여자 화장실 내부가 마치 너구리 굴 같이 연기로 자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자 흡연인구가 이제 만만치 않은 상태인데도 여자들은 아직 길을 걸으면서는 담배를 피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여자들이 남을 배려하는 문화적 수준이 남자들보다 더 높아서 그런지 아니면 한국 특유의 문화적 정서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하여튼 남자 흡연자도 여자들 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만, 그리고 남이 자기 담배 연기를 맡을 우려가 전혀 없는 곳에서만 담배를 피워주면 얼마나 고마울까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늦은 저녁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오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애들 서너명이 숨어서 담배를 피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어른이라는 자격 하나만 가지고 그리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지 말고 이제는 숨어서 담배 피는 그런 아이들 처럼 비흡연자의 고충을 이해해주면서 담배 피는 행위에 대해 재고해주기 바랍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제도 조깅하면서 담배를 피며 움직이는 분을 보았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제가 뛰는 동안 서너 차례 지속적으로 제 주변으로 나타났는데 그 때마다 담배 연기는 아주 고역이었습니다. 산이 주변에 있어 공기는 맑은 편인데 뛰면서 숨이 찬 가운데 역겨운 담배 냄새를 숨을 헐떡이며 마셔야 한다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 모릅니다.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분노가 일기도 했습니다. 말 못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지나가면서 피우는 그런 담배 연기를 영문도 모르고 맡을 겁니다. 임산부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몰상식한 어른들 때문에 담배연기를 맡아야 합니다. 그 자전거 타는 분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있는 아이와 같이 어울려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자기 아이가 담배 연기를 아빠 때문에 지속적으로 맡고 있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한국 사람들이 너무 점잖아서 흡연자들의 횡포에 대해 눈치도 주지 못하면서 당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비흡연자들이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는지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비흡연자들이 흡연자들 그 좋아하는 담배 못피우는 것에 대한 괴로움도 알아주어야 하나요? 미국은 담배를 나쁜 것이라고 규제를 심하게 하고 있고, 대통령이 마약으로까지 선언을 하려고 했습니다. 흡연자의 흡연 옹호론은 "마약 안 하면 괴로우니 뭐라 그러지 마라"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흡연자들은 자기들의 작아지기만 하는 자유를 생각하면서 비흡연자들이 받는 피해가 얼마나 큰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공항이나 비행기만 한 번 타봐도 환경이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 분위기가 정상이란 것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같은 국내에서의 흡연 문화는 밖에 나가면 또 한 번 "어글리 코리언"이라는 말을 들어야 할 수준입니다.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 축구 준비로 한창 떠들썩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사소한 에티켓이라고 할 수 있는 흡연 습관으로 국제적으로 망신 당할순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담배업자들은 담배 많이 팔아주는 한국을 아주 봉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러면서도 뒤로는 우리의 흡연 문화를 보며 어글리하다고 욕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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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현대자동차 연구소 엔지니어로, 캐나다에서 GM 그랜드 마스터 테크니션으로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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