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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한복판에서 분서(책을 태움) 파티가 벌어졌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강제 모의토익 제도, 아래 글커잉)를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 전남대 학생들이 토익 참고서를 태워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독특한 시위를 진행한 것. 이들은 30일 낮 12시 광주 북구 전남대 인문대 앞에서 "대학본부는 글커잉을 선택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책을 태우고, 돼지 목살을 구웠다.
 전남대 한복판에서 분서(책을 태움) 파티가 벌어졌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강제 모의토익 제도, 아래 글커잉)를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 전남대 학생들이 토익 참고서를 태워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독특한 시위를 진행한 것. 이들은 30일 낮 12시 광주 북구 전남대 인문대 앞에서 "대학본부는 글커잉을 선택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책을 태우고, 돼지 목살을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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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책을 가져오면, 고기를 드립니다."

전남대 한복판에서 분서(책을 태움) 파티가 벌어졌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강제 모의토익 제도, 아래 글커잉)를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 전남대 학생들이 토익 참고서를 태워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독특한 시위를 진행한 것. 이들은 30일 낮 12시 광주 북구 전남대 인문대 앞에서 "대학본부는 글커잉을 선택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책을 태우고, 돼지 목살을 구웠다.

분서 파티 참가비는 토익 참고서 한 권(혹은 1000원). "글커잉의 강제성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대학 교육을 불태우자"는 의미에서 제출한 토익 참고서로 불을 지피고 그 불로 고기를 구워먹으면 된다.

이날 분서 파티를 주최한 학생 10여 명은 각각 다른 캐릭터로 분장해 모든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글커잉 제도를 비판했다. 무형문화재를 꿈꾸며 국악과에 진학한 '태평소 명인 지망생', 전공을 바꾸라는 권유를 수도 없이 받는 '지방대 여자 인문대생 처녀귀신',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 등으로 분장한 학생들은 "우리에겐 토익이 필요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대 인디밴드 '야마가타 트윅스터(1인 밴드, 본명 한진식)'도 분서 파티에 참석해 공연으로 힘을 보탰다.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 마판승(21, 독일언어문학과)씨가 태울 토익책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 마판승(21, 독일언어문학과)씨가 태울 토익책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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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부, 학생들 항의에도 막무가내"

2013년 지병문 전남대 총장이 만든 글커잉은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이유로 학교에서 주최하는 모의토익 시험에 응하지 않으면 졸업에 제한을 주는 제도다. 응시 대상자는 2014년도 이후 신입생으로, 이들은 2년 동안 네 차례 모의토익 시험을 치러 가장 높은 점수를 학점으로 인정받고(750점이 넘을 경우 A+, 500점 미만 C+), 학점을 받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당초 시험을 치르지 않으면 졸업 뿐만 아니라 장학금 대상자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현재 장학금 제한은 폐지됐다.

전남대 일부 학생들은 지난해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을 만들어 "시험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볼 수 있게 글커잉을 강제가 아닌 선택제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학내에 대자보를 게재하고,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넣는 등 글커잉의 강제성에 항의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글커잉의 선택제를 희망하는 학생 700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전남대 총학생회도 지난 3월 학생 2504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학생총회에서 '글커잉 선택제 전환'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후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은 '글커잉 백지투쟁'을 진행했고, 최근 대학 측이 "백지 제출한 학생을 미응시자로 처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은 이날 "대학본부는 글커잉을 선택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책을 태우고, 돼지 목살을 구웠다.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은 이날 "대학본부는 글커잉을 선택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책을 태우고, 돼지 목살을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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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보안 직원이 이날 열린 분서 파티를 지켜보고 있다.
 전남대 보안 직원이 이날 열린 분서 파티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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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분서 파티에 참석한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 황법량(21, 경제학부)씨 "학생총회, 서명운동 등을 통해 많은 글커잉의 선택제를 희망하는 많은 학생들의 의견이 모아졌음에도 여전히 대학본부는 막무가내다"라며 "토익책을 태우고, 그걸로 고기를 구워먹으며 글커잉의 강제성에 반대하는 우리의 적극적은 모습을 대학본부에 똑똑히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같은 모임 소속의 마판승(21, 독일언어문학과)씨도 "2년 가까운 싸움 동안 많은 분들이 지겹거나, 무섭지 않냐고 물어왔다"라며 "이렇게 지루하고, 무서운 싸움을 계속하는 까닭은 글커잉을 수용했을 때 대학본부가 들고 나올 더 무서운 제도와 더 지루하고, 무서운 싸움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3년이든 4년이든, 지병문 총장이 바뀌든 안 바뀌든 끝없이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의 서수민씨가 토익책을 불태워 구운 돼지 목살을 들고 있다.
 글커잉을 거부하는 학생모임 소속의 서수민씨가 토익책을 불태워 구운 돼지 목살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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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분서 파티 현장을 지나던 학생들이 고기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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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전남대, #강제, #모의토익,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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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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