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산시에는 5월에도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보통 4월 초중순에 만개해 1~2주 잠깐밖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벚꽃이지만, 충남 서산 개심사에서는 다르다.
이곳에 피는 벚꽃은 '왕벚꽃' '겹벚꽃'으로 불린다. 흔히 서울 등에서 볼 수 있는 벚꽃과는 다른 종이다. 이 겹벚꽃은 4월 말 만개해 5월 중순까지도 그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서산에서는 5월에도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서산 개심사를 찾은 지난달 28일, 개심사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꽃이 만개한 벚나무가 2km가량 줄지어 있었다. 절 입구에 세워진 일주문은 지나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곳곳이 벚꽃으로 물든 개심사의 풍경이 펼쳐진다.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개심사는 이른바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다. 654년 창건 이후 산불로 소실된 절을 중건하는 등 몇 번의 보수 작업이 있었지만, 초기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약 13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산 개심사를 봄으로 물들인 겹벚꽃은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매력을 자아낸다.
개심사로 들어가는 길목 양옆으로는 작은 저수지 하나와 드넓은 목장이 자리하고 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 '한국의 뉴질랜드'라고도 불리는 신창 저수지와 서산 한우목장이다.
이곳을 찾은 28일에는 실제로 목장에 소는 보이지 않았지만, 곳곳이 '벚꽃 세상'이었다. 이날 유명한 벚꽃길 못지않은 신창저수지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목장 옆으로 길을 걷거나 드라이브하며 꽃놀이를 즐기는 관광객도 여럿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