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송된 JTBC <뉴스9>

지난 14일 방송된 JTBC <뉴스9> ⓒ JTBC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MBC의 간판 앵커였던 손석희를 사장으로 영입, <뉴스9>의 앵커로 내세우며 뉴스 기능을 강화하려는 JTBC의 노력이 그동안 엿보였지만, 이처럼 파격적으로 변신할 줄은 몰랐다.

지난 14일 성역처럼 여겨지던 삼성 그룹의 무노조 경영전략을 심층적으로 다룬 JTBC의 <뉴스9>이 드디어 일을 내고 말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JTBC를 통해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라는 문건을 공개한 것. 이 문건에는 '무노조 경영'을 내세워 온 삼성의 노조 무력화 전략이 담겨 있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처남 매부 지간인 이건희 회장의 삼성그룹을 겨냥해 상당히 깊숙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JTBC가 정론직필이라는 길을 걸어가려는 첫 발자국이 아니었나 싶다. 자본의 힘을 가진 삼성을 제대로 '까는' 뉴스를 언론사에서 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기에, 이날 <뉴스9>의 진지한 보도는 다 죽어가던 방송 뉴스에 생기를 불어넣는 첫 단추로 보였다.

손석희 앵커가 성신여대 교수자리를 박차고 JTBC 사장으로 옮겨간다는 뉴스를 통해 언론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던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송곳 같은 질문 공세로 팩트를 파고 들어가는 힘을 보여주던 손석희가 과연 보수편향된 가치관의 조직에 들어가 최소한 중도라도 지킬 수 있을까 우려가 들었던 까닭이다.

마침 JTBC가 김구라와 강용석을 내세워 잘 키워낸 예능 프로그램 <썰전>의 미디어 비평 패널인 허지웅도 손석희의 파격적인 JTBC 사장 소식과 관련, "손석희씨가 삼성을 깔 수 있느냐"가 그의 입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을 정도였다. <뉴스9>은 지난 14일 삼성 관련 단독 보도로 이런 우려를 씻은 셈이다.

최근 공중파 뉴스들이 다소 편향된 보도로 지적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가운데, 손석희 사장이 직접 앵커자리에 앉은 <뉴스9>은 포맷도 매우 신선하게 보였다. 사건 위주 보다는 이슈 중심 심층보도를 뉴스 전면에 내세우는 기획이 알차고, 공중파 뉴스에서 다뤄지지 않던 현장밀착형 뉴스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날 방송을 계기로 앞으로도 JTBC에서 보수나 진보에 편향되지 않고 최소한 중도를 지키는 방송 형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공중파의 뉴스 기능을 대체할 막강한 견제세력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JTBC 뉴스9 손석희 삼성 심상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