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A씨는 학교로부터 ‘억울한 해고’를 당했다. 지난해 말 2년여의 과정 끝에 국회를 통과해 올해 7월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법안 때문이다. 이 법안에 의하면 동일업종 동일임금으로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교로서는 학내 비정규직원들을 모두 정규직원으로 전환할 경우, 이득될 것이 없기 때문에 일찌감치 학내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있다. 셔틀버스 직원들은 “7월에 시행된 법안때문에 모두 해고될 분위기”라며 “지금 일하고 있는 이 순간도 불안하고, 결국 떠나게 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비정규직의 설움에 대해 학교측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해당 학교 총무관리처 계장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중이다”라고 말했다. 대학교 내 비정규직의 임금에 대한 문제도 불거졌다. 학교에서는 매년 인상된 요금을 용역업체에 주고 있지만, 정작 셔틀버스 직원들에게는 인상된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용역업체 관계자는 “보험료, 국민연금, 회사 운영비, 퇴직금 등을 제외하고 나서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고 정규직을 늘리자는 좋은 취지로 통과시킨 법안이 실제로는 남아있는 비정규직을 해고로 몰아가는, 일명 ‘비정규직 죽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 총무관리처 부장은 “비정규직들의 사정은 알지만 회사의 입장, 학교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해고 관련 인사는 우리가 할 부분이 아니라 용역업체에서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셔틀버스 직원들의 근무상태가 불성실할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용역업체에 항의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셔틀버스 직원들은 “임금만 적정수준으로 보장되고 근무 조건만 충족된다면 다른 생각 안 하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다”며 “물론 그러면 안 되겠지만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하기는 솔직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을 위한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죽이고 있는 이런 고용불안의 상황에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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