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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화로 생명이 위독한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이식해준 해군수병이 있어 병영에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따뜻한 효심의 주인공은 해군 1함대 경북함에서 근무하는 김형균(21) 상병.

김 상병의 어머니 신광생(50)씨는 2년전부터 간이 좋지 않아 가까운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달 1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간경화라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받았다.

신씨는 곧바로 입원 치료에 들어갔으나, 이미 약물 투여를 통한 회복은 불가능한 간경화 말기로 접어든 뒤였다. 가족의 정성어린 간병에도 불구하고, 복부는 물론 폐에까지 물이 차올라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어머니의 고통은 심해져 갔다. 당시 김 상병의 어머니를 담당한 의사는 "현재와 같은 약물 투여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더 이상 악화되기 전에 이식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수술을 권유하였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김형균 상병은 휴가 기간 중 조직 검사를 실시, 다행히 B형 간염보균자로 판정된 형 김형대(26)씨와 달리 모자간 생체가 적합하며 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당시 동해상 경비 임무를 수행하던 중 김 상병의 검사 결과를 보고받은 경북함장(대령 홍성훈, 해사 34기)은 이를 곧바로 1함대 상황실에 보고, 고속정의 지원을 받아 김 상병을 육지로 호송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식 수술을 위한 2주간의 특별휴가를 얻어 어머니와 함께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김형균 상병은 지난 4일(금), 10시간에 걸쳐 간의 50%를 떼어내는 대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 상병은 중환자실에서 회복 후, 국군강릉병원에서 현역 복무 여부를 판정받을 예정이다.

▲ 간 이식 수술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형균 상병
ⓒ 정혁
김상병과 함께 경북함포갑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태원 상병(21)은 "형균이는 후임병들의 생일을 일일이 기억해서 챙겨줄 정도로 애정이 많고 책임감도 강한 동기"라며, "평소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아 이번 일도 전혀 몰랐다. 배에서 내리기 전까지 웃음을 잃지 않던 형균이의 모습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모범적이고 성실한 내무생활로 정평이 나있는 김형균 상병은 올해 초, 매 출동시 선발하는 경북함 칭찬릴레이의 열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대에서도 모범장병으로 항상 인기를 누렸던 김 상병의 이번 수술을 두고, 경북함 장병들 "김 수병이야 말로 충ㆍ효ㆍ예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는 진정한 군인"이라며 "수술이 잘 끝나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다함께 입을 모았다.

한편, 아버지 김병주(52)씨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을 아내의 병 때문에 수술을 시키는 것도 죄송한데, 부대에서 계속 전화로 관심을 가져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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