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준태 기자 = 고도 100∼1000km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SM-3'가 도입된다.
방위사업청은 26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에서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SM-3)을 해외 구매로 확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SM-3 구매는 정부 대 정부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2025∼2030년이며, 총사업비는 8천39억원이다. 미국산 SM-3의 발당 가격이 200억원 이상임을 고려할 때 도입 발수는 약 40발로 추정된다.
SM-3는 해군 이지스구축함(KDX-Ⅲ 배치-Ⅱ)에 배치된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해상에서 발사하는 탄도탄 요격 유도탄을 확보함으로써, 적 탄도탄 위협에 대해 중간단계에서 실효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상승, 중간, 하강 단계를 거치는데 SM-3는 요격고도가 높아 중간 단계에서 요격이 가능하다.
SM-3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 탄도탄을 요격하는 미사일로 블록1A의 요격고도는 100∼500㎞, 최신형인 블록2A의 요격고도는 100∼1천㎞로 알려졌다.
요격고도 40㎞ 이하인 패트리엇(PAC)와 M-SAM, 요격고도 40∼70㎞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L-SAM에 이어 요격고도 100㎞ 이상인 SM-3도 도입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군 당국의 구상이다.
SM-3는 북한이 보유한 IRBM과 SLBM 위협에 대응하는 요격체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남측을 공격할 때는 주로 단거리 미사일이 활용될 것으로 보여 발당 가격이 200억원 이상인 SM-3는 가격 대비 군사적 효율성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북한이 사거리 3천∼5천500㎞인 IRBM을 고각 발사하면 SM-3로 요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거리가 긴 IRBM을 고각 발사해 남측을 공격할지는 의문이다. 고각 발사는 주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 사거리를 제한하기 위해 이용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SM-3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부터 SM-3는 북한의 대남 공격 때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사거리 5천500㎞)을 발사했을 때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무기체계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SM-3 도입은 미국 MD 체계 편입이라는 주장에 대해 "전혀 별개"라며 탄도미사일 하강 단계 요격 미사일만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 요격고도 100㎞ 이상 중간단계 요격 미사일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방추위에선 울산급 배치-Ⅳ 함정 건조 계획과 장거리공대공유도탄 국내 개발도 의결됐다.
울산급 배치-Ⅳ 사업은 노후한 초계함과 호위함 등 경비 함정을 대체하는 최신 호위함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32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3조2천525억원이다.
장거리공대공유도탄 사업은 한국형 전투기 KF-21에 장착할 공대공 미사일을 국내 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KF-21의 작전 수행 능력과 생존성이 확보되고, 국내 개발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원을 확보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 유지가 기대된다"며 "국산 공대공 유도탄을 KF-21 기본무장으로 장착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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