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특강 내용을 펴낸 <이 땅 이 시간, 행복하다면 당신은 바보 아니면 도둑> 책 표지
노회찬재단
"…수돗물을 상품화하지 않고 공공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은, 다른 것은 몰라도 물은 돈이 없어도 마실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것입니다."
"물 이외에 나눔의 정신을 실현시킬 것은 없는가? 다른 많은 나라들이 도달한 결론은 놀랍게도 동일합니다. 즉 물처럼 상품화하지 말고 공공재로서, 사회복지의 일환으로 제공되어 재산과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동등한 혜택과 기회를 가져야 할 것으로 첫 번째 교육, 두 번째 의료, 세 번째 주택을 꼽고 있습니다.
… 날로 나락으로 향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생각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교육문제에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 모든 사람들에게 등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적성, 능력, 노력의 결과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부와 가난을 세습시키는 반교육적 통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무엇을 나누어야 하는가? 앞서 이 문제를 고민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자자손손 영향을 미치는 교육에 우선 나눔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가난하기에 못 배우고 그래서 다시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면 그것이 과연 사람이 살 세상입니까?"
"현실이 어렵다고, '동물의 왕국'으로부터 멀어지고 '인간의 나라' 가까이로 가기 위한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절망과 체념에 빠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불행이 아닌 행복으로 동맹맺어 서로를 다독이며 헤쳐 나가야 합니다. 이 길이 바로 나눔의 정신을 실현하는 길입니다. 나눔의 정신으로 서로 하나가 되는 길입니다."
선거연령 18세에 이르기까지... "왜 투표권은 안 주면서 세금은 받습니까?"
1987년 개정된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선거권 연령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입법자에게 위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선거연령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논란 끝에 만21세로 시작하여, 1960년 4.19혁명 후 20세로 낮춰진 이후 40여 년이 지나는 동안 만20세를 유지하다가, 2005년에 와서야 만19세로 변경됐다. 그동안 전반적인 사회의 민주화와 함께 시민들의 정치참여의식이 성숙함에 따라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면서 진보정당과 다양한 청소년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18세 선거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1995년 6월 진보정당추진위원회(약칭 진정추, 대표: 노회찬)가 '20세 이상에만 선거권이 부여된 선거법은 위헌'임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청구 소송을 한 것을 시작으로 18세 선거권 문제는 한국 사회의 이슈로 등장하게 됐다. 이어 95년 12월 경실련, 1996년 참여연대, 2001년 민주노동당 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 등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미 다양한 사회적 권리와 의무, 그리고 자격을 부여받고 있는 이들에게 40년 전의 기준을 적용해 선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이들의 정치참여가 가져올 결과를 두려워해 180여만명에 이르는 18세-19세의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정치세력의 담합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정당한 참정권을 제한하고 있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15조는 위헌적 법조항임에 분명하며 조속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01년 10월 29일 열린 민주노동당 상임집행위원회에서 노회찬(부대표 겸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정치개혁투쟁계획과 관련해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연령 만18세 이상으로 확대, 공직선거후보 선출 등 당내 민주주의 법제화, 교사 공무원 등의 참정권 확대 등을 주요 정치개혁 목표로 설정하고 노동자대회 이후 정치개혁투쟁을 본격적으로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진보정치> 63호, 2001년 11월 2일~11월 8일).
12월 10일 민주노동당 정치개혁특위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만18세 선거권 쟁취 운동 선포식을 갖고, 만18세 이상인 자가 선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만20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 현행 선거법을 평등권 침해의 이유로 헌법소원 했으며 교사·공무원 등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날 정치개혁특위는 "현행 선거법 하에서는 우리나라 대학생들 중 1학년은 약 100%, 2학년은 약 75%가 통상 4월께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진보정치> 70호, 2001년 12월 21일~12월 31일).
18세 선거권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서부터였다. 특히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기간에는 다양한 시민단체들에서 18세 선거권 도입의 주장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는 2002년 촛불시위를 지나면서 청소년들의 정치·사회참여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과 더불어 상승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2003년 5월 19일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입구에서 민주노동당은 '성인의 날'을 맞아 당 대표단과 18세 당원과 학생들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18세 정치적 성년 선포식' 개최했다. 민주노동당은 선포식에서 '정치적 성년'을 18세로 선언하고, '18세 당원 모집운동'과 '선거연령 인하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천명하고 이미 민주노동당이 24명의 18세 당원과 103명의 19세 당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했다.

▲<진보정치> 134호 (2003.5.26.~6.1.)
진보정치

▲2003년 5월 19일 당시 민주노동당이 개최한 '18세 정치적 성년' 선포식. 가운데 손을 들고 있는 노회찬이 보인다.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은 이날 행사에서 회견문낭독을 통해 "지난 2월 4일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18세 이하의 아동 및 청소년 학생들까지도 의사결정 과정과 정치적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고 지적하고 "선거연령의 하향화는 전 세계적인 시대적 추세로 중앙선관위가 조사한 119개국 중 미국, 영국,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 등 82퍼센트인 98개국이 18세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노회찬은 이렇게 덧붙였다.
"이미 병역법, 고용직 공무원 규정 등 국내법 대부분이 성인 연령을 18세로 간주하고 있음에도, 정작 중요한 민법과 선거법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행법 체계는 '의무'를 요구할 때는 18세를 성인으로 규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권리'가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18세를 미성년으로 취급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보수정치권의 이해득실이 그동안 18세의 선거권을 침해해 왔다."
2003년 8월 4일 민주노동당은 "18세면 세금도 내고 군대도 가는데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 "18세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선거연령제한은 평등권 침해이며 위헌이다"면서 11명의 청구인(현 18세 청소년)과 함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노회찬(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현행 18∼19세 선거연령제한은 평등권 침해이며 위헌"이라며 18세 선거연령의 보장을 촉구하면서 "고등학생 정치참여는 부작용이 아니라 민주시민 교육에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진보정치> 143호(2003.8.11.~8.17)
진보정치
2004년 2월 9일 국회 정개특위에서 여야는 우려했듯이 선거연령 20세 현행 유지에 합의했다.
17대 국회가 출범하고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요 의제로 논의되던 18세 선거권은 한나라당이 반대의사를 포기하지 않아, 2005년 6월 30일 '19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국회에서 합의 통과됐다. 이로써 1948년 남한만의 총선이 실시되면서 21세 이상으로 시작된 선거권은, 1960년 20세로 낮춰진 이후 근 44년 만에 만19세로 낮춰지게 됐다.
18세 선거권 도입에 앞장서 왔던 민주노동당은 이후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선거시즌을 앞두고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권리를 유보시키는 대상이 아니라 한 나라의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여야가 이해득실과 당리당략을 떠나서 18세 선거권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국회에 들어와 정의당 상무위(2017.1.5.) 모두발언에서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은 선거연령 18세로 하향 당론 추진에 대해 "정치개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내용으로,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치는 OECD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만 없는 것으로
써 정치개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날이 갈수록 청년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다음 기사에서 이어지지만,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의 국회 통과로 선거연령이 하향됐고, 그 결과 만19세이던 이전과 달리 만18세부터 선거 참여가 가능해졌다. -편집자 주).
기록 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청소년과 노회찬 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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