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거 합격자 발표문 모습
김기동
한국 공무원 시험 제도와 중국 공무원 시험 제도를 비교해 보겠다. 먼저 중국 공무원 시험 제도다. 중국에서는 과거부터 필요한 사람을 채용할 때 <삼자경>의 세 글자 청(凊), 신(愼), 근(勤) 즉 청렴, 신중, 근면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중국에서는 국가 공무원을 채용할 때, 필기시험보다 면접시험을 중요시한다. 중국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는 필기시험에 합격하더라도, 필기시험보다 어려운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중국 공무원 시험 제도에서는, 예를 들어 10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면 필기시험에서 300명 정도를 합격시킨다. 그러니까 합격자 3명 중 1명만이 면접시험에 합격해 최종적으로 공무원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국가직 공무원과 지방직 공무원을 나누어 채용한다. 2018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공무원을 채용할 때 10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면, 필기시험에서 국가직 공무원은 140명을, 지방직 공무원은 109명을 합격시켰다. 중국과 비교한다면 면접시험의 비중이 크게 낮은 것이다.
그러다면 한국에서 필기시험을 절대적으로 중요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한국은 필기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 업무에서 높은 효율을 낸다고 보는 것 같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능력 중에서도 '지식 능력'을 갖춘 사람을 우대한다.
한국 사전에서 지식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라고 한다. 중국 바이두 백과에서 지식은 "사람이 기술을 익히거나 실천을 통해 얻게 된 사물의 객관적 인식"이라고 한다.
두 나라 모두 지식이란 어떤 사실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어떤 사실에 대해 옳다, 그르다고 인식하는 것과 인식한 대로 행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지식이 많은 사람이 반드시 품성도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식이 많은 사람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좀 더 높은 효율의 결과를 만들 가능성은 크다.
중국은 '고시'가 없다
▲자리배치 확인하는 공무원 응시생들지난 2016년 서울 강남구 경기고등학교에서 열린 국가직 지역인재 9급공무원 필기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자신의 좌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공무원 제도에서 직급은 초급, 중급, 고급으로 구분한다. 한국 공무원 제도에서 직급은 9급에서 1급으로 구분한다.
중국에는 고급 직급을 뽑는 공무원 시험 제도가 없다. 한국에는 9급 공무원, 7급 공무원, 5급 공무원을 뽑는 공무원 시험이 있지만, 중국 공무원은 모두 가장 낮은 직급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능력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진급할 수 있다.
행정, 사법, 외무 등등 모든 공무원 시험이 이런 기준으로 운영된다. 회계사처럼 기술과 기능을 측정하는 국가시험은 자격증의 차이가 있지만, 이 역시도 가장 낮은 자격증을 딴 후 경력을 쌓은 후에야 그 다음 직급의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한국 공무원 시험은 스스로 난이도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더 어려운 시험에 도전해 합격하면 그에 따른 보상(권한, 보수 등)도 커진다.
그래서 어떤 중국 사람은, 한국은 오직 지식만이 중요한 사회라고 말한다. 한국 공무원 시험에서는 5급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막 바로 중국 지도자급의 직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국가 지도자급 직급이 되려면, 공무원 초급 시험에 합격하여 2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품성을 점검받은 후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그들이 '고시'에 합격한 한국 엘리트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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