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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김병기/이종호/공희정/최경준 기자

희망의 나라로...
민주당 의원들이 10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를 끝마치고,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동영상으로 보는 '의외의 발제' 전후 / 김정훈 기자


[8신:6월1일 오후 3시 30분] 청와대 독대 김 대표 사의 반려

김중권 대표가 6월1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20분간 청와대에서 김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으나 김 대통령은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고 반려했다. 김대통령은 또 오는 6월 4일 청와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국정쇄신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함께 하기로 했다.

다음은 민주당 대변인이 전한 청와대 보고 결과.

"김중권 대표는 1시간 20분 동안 총재인 김대중대통령에게 의원 워크숍 내용과 오늘 오전에 있었던 최고위원회의 내용을 보고했다.

김중권대표는 이번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상세하고 가감없이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김대중 대통령은 소속의원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애당하는 마음으로 임하는 자세를 듣고 안도했다.

인사쇄신 문제를 비롯한 이번 문제와 관련, 당이 돌출 사태로 그동안 분란을 겪고 당총재에게 걱정을 끼친데 대해 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 김대표의 충정은 이해하나 이런 때 일수록 경제회생과 개혁완수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 나갈 때이다"라면서 사의를 반려했다.

김대표는 이번 사태와 위크숍을 통해서 민주당이 여러 다기한 목소리를 소화 발전시킬 수 있는 살아있는 민주정당임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국민기대에 부응하고 당원 모두의 뜻을 모아 새롭고 하나된 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워크숍과 관련, 많은 건의에 대해 김대통령은 다음주 월요일인 6월 4일 청와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국정쇄신 정국운영 문제등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갖기로 했다.

김민석 발제에 김성호, 천정배 비판

한편 외유 때문에 성명파동 과정과 5월 31일의 워크숍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김성호 의원은 6월 1일 "김민석 의원의 발제에 대단히 실망했다"면서 "왜 절차문제와 요구내용의 중요도를 동일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최고위원 선거때 김민석 의원을 386의원들이 지지했던 것은 '당의 민주화운동 대표주자'로 지지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다음 최고위원선거에서는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의 소장파 성명 절차 문제제기와 관련 천성배 의원도 6월 1일 오후 3시쯤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수의원이 모여서 성명발표하지 않기로 했는데 소수의원이 발표했다는 김민석 의원의 발제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다수파나 소수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국회의원은 얼마든지 개별적인 주장을 성명의 형태로 발표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천의원은 또 "솔직히 절차를 지켜서 했다면 이만큼의 성과가 있었을 지 의문스럽다"며 "또한 절차를 지켜서 하라고 하는데 당내에 어떤 절차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김민석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천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공개적으로 토론할 의향이 있다"며 "어제 발제한 내용은 100퍼센트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의원, '권노갑 인책론' 제기
민주당 워크숍에서 김민석 발언에 발끈 '권노갑 지칭'


민주당 워크숍에서 추미애 의원이 민주당 '성명파문'과 관련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을 지칭하면서 '인책론'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권 전 최고위원에 대한 동교동계의 '함구령'을 깬 것이다.

추미애 의원은 워크숍 막바지인 6월1일 새벽 2시 30분경 자유발언자로 나서서 "어떤 사무실 개소식이 있었다"며 "그에 대해 김태랑 의원등 일부 사람들은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들이 오고갈데가 없어서 만든 사무실이라고 하지만 민심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에는 재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이 거론한 사무실은 권 전최고위원이 퇴진한 뒤 개소한 사무실이다. 추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김옥두 의원이 곧바로 발언신청을 했지만 이상수 총무가 나서서 제지했다.

추 의원은 "김민석 의원의 발언에 충격을 받고 분임 토의도 들어가지 않고 나가서 발언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계속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성명파의 충정이 훼손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말하게 됐다"고 밝혔다.

추 의원의 발언에 앞서 김태홍 의원도 자유토론자로 나서 "당 밖의 비공식 라인이 당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권 전최고위원을 지목했다.

반면 김태랑 의원은 "비선 라인에 대해서 정확히 짚어서 이야기해주기 바란다"면서 "권고문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 분은 수 없는 고통과 민주화의 역경를 버텨온 대선배"라며 화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7신:6월1일 오전 2시 28분] 워크숍이 남긴 것들

5월 31일 오후 4시 10분에 시작된 민주당 의원 토론회가 10시간만인 6월 1일 새벽 2시 15분에 끝났다.

민주당 '성명파 의원'들은 대체로 워크숍 결과에 만족해했다. 이날 분임토의와 종합토론에서는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유발언 등을 통해 서명파 이외의 많은 의원들이 구체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인물까지 거론하면서 '인책론'을 강한 톤으로 제기했다.

특히 김경재 의원은 "청와대에서 인사 스크린 한 사람을 읍참마속해야 한다"면서 "주무수석이 사표를 낸다면 주무수석이 관장하고 있는 비서실장이 책임지고 사표를 내야 한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장영달 의원도 "강력한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으며, 추미애, 박주선 의원도 가세해 "법무장관 인사에 대해서는 그 직책에 있었던 분들이 그에 어울리는 책임을 져달라"고 요구했다.

이젠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후속조치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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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원 워크숍 기조발제 전문 "절차 문제있다"


오전 2시14분. 김중권 대표의 폐회사가 끝난 뒤 의원들은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희망의 나라로'를 합창했다. 노래가 끝난 뒤 회의장 안쪽 문 앞 좌석에 서 있던 정동영 의원은 서둘러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정 의원은 "오늘 나올 얘기는 다 나왔다"면서 "정반합의 과정을 통해 통합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워크샵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얼굴 빛은 다소 굳어있었다.

2차 성명에 참여했던 천정배, 이재정 의원은 "오늘 회의는 성공적"이었다고 거침없이 평가한 뒤 "허심탄회하게 할말을 다했으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당내에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는 당 지도부와 대통령이 해야할 일이 남았고, 가시적 변화가 올 것"이라면서 향후 전망이 예측했다.

또 1차 초선의원 6인의 한 사람이었던 정범구 의원도 회의장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무려 10시간동안 집권당에서 기탄없이 토론한 것은 정당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말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인적청산은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문제제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토론회는 집권당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난상토론'이었다. 이 점에서 토론회를 가졌다는 그 자체만으로 '당내 민주주의의 진전'으로 평가 받을만하다.

▲김중권 대표와 이상수 총무가 6월 1일 새벽 2시 15분경 민주당 의원 토론회를 끝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걸어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중권 대표는 "회의가 잘됐다"면서 "집권당만이 할 수있는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청와대 보고 때 상세히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크게 두가지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1) 국정이 위기 혹은 난맥상을 보이고 있으며 당 지도부와 청와대 비서진의 쇄신 혹은 대분발이 필요하다.

2) 성명파들 행위의 충정은 이해하나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위 두가지 것 중 첫번째는 이미 수차례 반복된 문제제기였고, 원칙론적 합의라면 '새로운 합의'는 두번째인 셈이다.

특히 급히 발제자로 추가된 김민석 의원은 강도높게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런 기강으로 어떻게 정권재창출을 하겠는가"라고 성명파를 정면공격했다.

김 의원의 이 발제는 이날의 토론회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소수'인 성명파가 이런 공격을 받고 "분위기상 무너진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김민석 의원이 31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발제자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긴급 발제자로 등장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주목거리다.

김 의원은 발제전 <오마이뉴스>와의 일문일답에서는 "혼자 결정했다"고 말했다.

- 오늘 발제는 예정에 없던건데
"오늘 결정했다."
- 누구와 상의해 결정했나.
"혼자 결정한 것이다."
- 그렇다면 개인의견이냐.
"당의 다수의견을 반영하고자 한다."
- 왜 소장파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나.
"발제때 공식적으로 말하겠다."

당 지도부와 사전교감 여부를 떠나 '대중적 소장파'인 김 의원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다른 소장파들의 성명 행위의 '절차'를 문제삼아 공격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당지도부는 "충분히 대화했으니 앞으로 더이상의 성명파동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반응에 따라 상황이 확전될 개연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워크숍 이전에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적 쇄신' 주장이 계속됐고, 10시간여의 토론 과정에서 당 대표와 청와대 비서진 등 실제 구체적 인사까지 거론하면서 일부의원들이 책임론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일 오후에 예정된 김대표 보고 때 김대통령이 성명파들의 요구에 일정한 성의를 보일 경우 민주당 성명 파동은 급속히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후 관심사 중의 하나는 잦아드는 민주당의 파동이 한나라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한나라당에서도 소장파와 비주류 사이에서 이회창 총재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비공식적'으로 끊임없이 있어왔기 때문에 '민주당식 공식적 대토론회'를 요구하는 주장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성명 파동'을 주도했던 신기남 의원과의 일문일답.

▲신기남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번 워크숍이 당정쇄신의 구체적 대상도 없이 끝나는 것 아닌가?
"구체적 대상이 없다고 하는데 성명을 비롯해 간간히 어떤 뜻인지 충분히 전달했다. 모호하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판단할 것이다."

-가장 크게 의견차이가 나는 부분은?
"당이 쇄신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표현에는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현실인식의 정도가 많이 차이가 난다. 당연히 해법도 차이가 난다. 이해할 수는 있다. 당직자로서...분임토의때 현실인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번 워크숍에 만족하는가?
"실망스럽지는 않다. 서로 이해하고 얘기하고, 이 자료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되고...어떤 당도 이 정도의 모습 보이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워크숍이 끝나는 것과 우리가 그동안 요구했던 것과는 관계가 없다. 앞으로 민심이 요구하는데로 따를 것이다. 여기서 승부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의 추가 행동은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자는 것은 몇몇 사람의 주장일 뿐이다."

-분임토의는 만족하나.
"생각처럼 별로 소득이 없었다. 차라리 자유토론으로 진행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처음에 내가 자유토론을 먼저 하자고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못했다. 난 시간이 없어서 분임토의 때 발언도 못했다.

-김민석 의원이 절차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해서 일부 문제점 수용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절차상의 문제점을 자인하는 것은 아니다. 예의상 선배들에게 '유감스럽다'고 표현한 것이지 절차상의 잘못 인정한 것 아니다. 김민석 의원은 너무 계속적으로 절차상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직접 얘기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렇게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당을 거치면 공신력을 갖겠지만 당의 거치지 않으면 그만큼 공신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게 절차상의 문제가 될 수 있는가."

-당정쇄신요구의 수위는?
"기다려보자 아직 섣불리 얘기하고 싶지 않다."

[6신:6월1일 오전 1시 10분] "감독 대신 '선수'가 호루라기 불었다"

"감독이 호루라기를 불지 않으니까 '선수'가 불었다."(4조)
"전면적 인사쇄신과 당정쇄신이 필요한데..."(1조)
"충정 이해하나 변칙적 방법으로 문제제기해서는 안된다."(2조)
"청와대 비서실에 문제있고 측근 배제의 필요성이 있다."(3조)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시간여의 분반토론을 마치고 밤 9시45분부터 종합토론에 들어간 의원들은 각각 4개조의 분반토론 내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분반 토론에서 가장 큰 쟁점은 '인적 쇄신' 부분. '성명파 의원'들이 처음부터 제기해 온 '책임론'에 대해 당 지도부와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누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규명 없이 막연하게 책임론을 거론할 경우 자칫 당이 분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맞섰다.

안 전법무장관 인사 파문으로 시작된 서명 파동이 이번 워크숍에서 3당 연합으로 인한 당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고, 최근 민주당의 민심 이반의 원인을 진단하는 등 폭넓은 의견이 오갔다.

1조의 토의 내용을 발표한 강성구 의원은 한화갑 최고위원이 정리한 메모내용을 그대로 불렀다.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거듭나는 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회의였다. 국민의 정부는 IMF를 극복하고, 남북정상회담 성사, 인권법 통과 등 역사적으로 평가받을만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데도 국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또 우리 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중산층과 서민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강의원은 또 "정범구, 문석호 의원 등 3명의 의원은 전면적인 인사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당정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한 의원은 6명이었다"면서 "위기 인식의 정도에 대해서도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의원은 정범구 강성구 임종석 김효석 의원 등 5명이었고, '위기보다는 난국'이라는 주장한 사람은 중진의원 3명이고, 김태식 의원은 국가 위기과 정권 재창출은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2조의 토론 내용은 유용태 의원이 정리했다. 유 의원은 "성명그룹의 충정보다는 당내 토론절차를 활용하지 않고 변칙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이 분열되는 것처럼 비쳐졌다는 주장도 나왔다"면서 "이제 성명 그룹과 비성명 그룹으로 나눌 필요가 없이 모두 관용과 포용으로 서로의 의견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유의원은 또 토론 내용을 정리하면서 "인사 문제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처럼 비쳐져서는 안 된다"면서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던 최고위원들은 성의가 부족하고 직무유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재권 의원이 3조 토론 내용을 요약했다.

"대다수 의원들 이번 성명서의 경우 충정은 이해하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당의 언로가 어쩔수 없었다하더라도, 이처럼 충격요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 대해 의원들이 동감도 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심 의원은 또 "안장관 파문에 따른 국민 기대 상실을 지적하고 이번 일을 보면서 청와대 비서실의 책임론과 측근 배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결단을 지켜보아야하고 이후 또 다른 성명은 당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3조에서는 또 "이번 기회에 당 쇄신위원회나 발전 위원회 구성하자"면서도 "한 의원은 최고의원들이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은 최고위원들이 회의 참석율이 적고, 참석해서는 눈만 감고 있고 개인 플레이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4조의 토론 내용을 정리한 박용호 의원 역시 "성명파의 충정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정권 재창출은 국민으로부터 당이 신뢰받고 성공한 대통령이 나와야 가능하다"면서 성명파의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로 포문을 열었다.

4조에서는 특히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가 진두지휘하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당의 지휘체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고 박의원은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대야 포용정책을 펼쳐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은 마치 정권을 다잡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데 이 상황에서 감독은 호루라기를 불어야 하는데 가만이 있으니까 선수라도 (호루라기를) 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고 전했다.

[5신:오후 9시 40분] 당정쇄신 '공감' 인적 쇄신 '이견'

'확전국면인가, 아니면 수습 국면인가'.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자유토론 시간에 앞서 김중권 대표가 박상규 사무총장에게 무엇인가 보고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8시 40분경 4개조의 분임토의가 끝났다. 토의를 마친 의원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식당으로 향했고 일부 의원들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밤 9시 45분경부터 의원들은 분임토의 결과를 가지고 종합토론에 들어갈 예정이다.

분임토의를 마친 의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체로 민주당이 현재 처해있는 민심이반이라는 위기의식과 당정쇄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적쇄신과 서명파 의원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드러냈던 것으로 보인다.

3조 사회를 맞은 김원기 의원은 "정치인들이 모이면 의견이 부딪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토의 과정에서 활발한 이견이 교환된 것을 밝히면서
"모범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1조의 정범구 의원은 "4.26 보선패배와 법무부 장관 임명 파동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당정이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이라면서 "당 노선도 문제지만 3당 연합으로 인해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이훈평 의원은 초재선의원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고 "김민석 의원이 오늘 발제한 내용에 100% 동감한다"고 말했다.

4조 이재정 의원은 "개인적인 의견은 밝히기 어렵다"면서 "4조에서의 분임토의 결과는 디제이피 공조가 그래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보수진영으로 지지를 얻어낼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당대표 책임론을 거론한 이윤수 의원은 3조 분임토의 중간에 잠깐 나와 "왜 자꾸 청와대로 문제를 가져가려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의 문제는 당에서 해결하고 의원들은 당대표 퇴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순형의원 일문일답.

-소장파의 인적쇄신론에 동의하나?
"수준과 구체적 내용에서 차이가 있을 뿐 대체로 동의한다."

-어느선까지의 인적쇄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가?
"청와대 정무수석도 그렇고...

-청와대 뿐 아니라 당내 인적쇄신 문제도 거론되었나?
"이윤수 의원이 ( 당대표를) 거론하지 않았나?"

-당대표가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당대표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성명에서 당정수뇌부 전면쇄신을 얘기했고, 정동영 최고위원도 최고위원 총사퇴를 주장했는데 아무도 수용하지 않았다. 요구가 거부당한 것이다."

-그럼 오늘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가?
"오늘 결론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다수결로 할 수도 없고...대신 요구들을 모아 총재에게 보고한다고 하지 않는가."

-일부에서는 소장파 의원들의 성명에 대해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본질적인 문제 아니다. 국회의원이 얼마든지 성명서 형식으로 자기 의사표시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에 대한 정체성 문제도 거론됐는데.
"3당 연합을 비판하는 주장도 있는데 그게 받아들여지겠는가?"

-(3당 연합에 대해)조순형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미 늦었다. 이미 '실기'한 것이다. 3당연합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해체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오늘 모아진 의견을 대통령이 얼마나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일부분만 수용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번 '성명파동'을 민주당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줬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렇다. 이런 몸부림 아주 좋은 것이다. 한쪽에서는 그런 내분을 밖으로 알린다고 비판하는데 그런게 아니다. 이런 이벤트 있으면 지지율 올라갈거다. 이게 얼마나 큰 이벤트냐?"

민주당의 갈 길?
김중권 대표와 정동영의원이 발제를 들은뒤 분임토의장으로 가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4신:오후 7시] 의원들, 4개조 분임토의 들어가

신기남, 장성원, 김민석 의원의 발제문에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4개조로 나뉘어 분임토의에 들어갔다.

비공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신기남 의원은 인적쇄신을 강도높게 요구했고, 장성원, 김민석 의원은 '서명파 의원'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김의원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성명파 의원들의 '절차적 문제'를 강한 톤으로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당정쇄신을 요구하는 절차와 방법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하면서도 "인적쇄신 없는 제도 시스템 개혁은 공허하다"며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그는 또 "비공식 라인에 대한 과도한 영향력을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면서 "단합도 필요하지만 매사 단합만 강조해서는 안된다"며 성명파 의원'들의 '절차'를 문제삼는 지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성원 의원은 “그런 방식이 아니었으면 그들의 주장이 메아리 없는 광야의 외침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당내) 과정과 절차를 생략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전개돼야 하지만 당내 질서와 기강도 존중돼야 한다”며 성명파 의원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또 “인사쇄신과 정책을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당내 언로를 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인사쇄신은 막연하게 투망식으로 거론해서는 안되고,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에 문책해야 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검증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발제자인 김민석 의원은 "이번 토론으로 당 중심이 강화되고 정책혼선을 예방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면서도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문제제기 절차의 정당성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민주적 절차와 동지적 신의가 지켜져야 하며 대통령의 권위도 보호돼야 하고,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도 중요하다”면서 “이런 기강으로 어떻게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냐”고 강한 어조로 '성명파 의원’들을 비판했다.

분임토의에 들어간 의원들은 오후 7시까지 회의를 갖고 분반별로 토의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3명 의원의 발제 요약이다.

▲신기남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신기남 의원>

우리는 당과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한 방법과 절차상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수용한다. 많은 분과 사전에 상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런 방식의 문제제기는 우리들의 뜻이 다시 수면 아래로 잠복해서 또 다시 얘기해야 하는 상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문제의식 때문에 국민에게 직접 전하는 방법을 택하게 됐다.

대통령께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출국하면서 약속한 국정일대 개혁이 어떤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도와 시스템 개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적쇄신이 중요하다. 제도 시스템으로 쇄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비공식 라인에 대한 과도한 영향력을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인적쇄신 없는 시스템 개혁 주장은 공허하다. 단합이 필요하지만 매사 행동 통일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진정한 충정과 문제해결만이 단합의 길이다. 이 자리가 이성적 자세로 토론하면서 생산적 결론을 내리고 국정에 반영되길 바란다. 인적쇄신 없이 미봉에 그치면 국민 사이의 희망을 찾아주기 어려울 것이다.

▲장성원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장성원 의원>
'성명그룹'의 문제제기는 상당부분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성명그룹'이 당내 과정과 절차를 생략한 채 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당외에 충정을 표출한 것은 상상밖이고 적절치 않다. 최고위원들도, 상당수 의원들도 바로 그러한 부적절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성명그룹'은 그 충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는 활기차야 하지만 당내 질서와 체계, 기강은 존중돼야 한다. 그같은 점에서 '성명그룹'의 행동양식은 재고돼야 한다. 성명그룹은 '지금과 같은 장내 상황에서 자기들의 문제제기가 메아리없는 광야의 외침으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언로가 '열린 언로'보다는 '닫힌 언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당헌상 '총재를 보좌, 주요 당무에 관해 총재의 협의를 받게돼있는' 최고위원들과 총재 사이에도 정기적인 회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4역의 주례보고 때 월1회 상임고문과 고문 포함해 최고위원들도 함께 청와대로 가 주례보고가 끝난 다음 최고 위원들이 제반 정책, 당정협조, 시중 여론 등에 대해 폭넓게 기탄없이 말하고 건의하는 자리가 정례화돼야 한다.

총재는 이번 사태와 관련 최고위원들의 건의를 받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중단기적으로 혁신해 나가기를 바란다.

▲김민석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민석 의원>
그동안 당은 서명의원들이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한 충정을 이해하나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저 역시 '쇄신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이해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의 첫 번째 결론은 변화와 쇄신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친목단체가 아닌 정당이며 야당이 아닌 집권당이다. 집권당이 이토록 큰 파문에 휩싸이게 해놓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막연한 얘기만 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우리는 정국을 주도하며 지자체 및 대선 경선까지의 기간을 강력하고 공정하게 이끌 수 있도록 당의 중심을 강화해야 한다. 당과 정부 및 청와대의 실질적 조율기능을 강화해서 임기 후반의 정책 혼선을 예방해야 한다. 누가 누구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의 인사와 중도통합을 이뤄야 한다.

오늘 토론해야할 두 번째 주제는 '절차'의 문제이다. 쇄신의 필요성도 본질적 문제이지만 절차의 정당성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본질적 문제이다. 당의 민주적 절차는 지켜져야 한다. 동지들간의 약속과 신의는 지켜져야 한다. 우리당의 총재이자 국정수반인 대통령의 정당한 권리는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 국민여론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레임덕을 방지하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다.

국정의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집권당의 당직자들이 공식적 회의를 통한 발언이나 의총의 소집요구, 지도부 면담 및 건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언론과 국민을 향한 성명을 발표하고 더구나 당직을 던지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되기 어렵다. 이런 당의 기강을 갖고 어떻게 정권을 재창출하겠는가. 어떤 이유로든 절대로 다시는 이런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선 안된다.

[3신대체: 오후 5시30분] 비공개회의로 전환 "대통령에게 다 보고된다"

정동영의원과 이재정의원이 세미나 시작 전에 열린 다과회장에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5시 20분경 발제가 모두 끝나고 조별 분임토의에 들어갔다.
발제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신기남의원의 발제는 성명에서 이야기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각 조는 약25인씩이며 사회자는 1조 한화갑, 2조 이인제, 3조 김원기, 4조 안동선 등 모두 최고위원들이 맡는다.

1차 성명 주도자였던 김태홍, 정범구 의원은 1조에, 2차 주도자였던 천정배 의원은 4조에, 정동영 의원은 3조에 포함돼 있다. 한편 김홍일 의원이 포함돼 있는 2조에 속해 있는 성명파는 신기남, 송영길 의원 등이다.

이에 대해 소장파 의원들은 분반토의를 축소하거나 없애고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의 공개자유토론을 길게하자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4시 36분, 김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정세균 의원의 경과보고가 끝나자, 비공개 회의로 전환됐다. 사회를 맡은 김화종 부총무는 "회의는 다 녹취된다. 내일 오후 2시 가감없이 총재에게 다 보고된다"고 말하면서 기자들에게 회의장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기자들은 회의실과 연결된 음료실 벽을 통해 발제 소리를 희미하게나마 들으려 했으나 진행요원들에 의해 기자실로 보내졌다.

토론회는 4시10분에 시작됐다.

김중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소장파 성명에 대해)형식과 절차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충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오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결론을 내리자"고 말했다.

인사말을 하는 김중권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 대표는 "각본도 데드라인도 없다"면서 "마음껏 쏟아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무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우리당의 발전과 진로에 대해 당이 살아야 하고 능동적으로 꿈틀거려야 하고 정치의 중심 축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마음껏 말해주십시오. 각본도 데드라인도 없습니다. 당과 정부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면 마음껏 쏟아내십시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동지애를 확인하는 비판"이 되어야 한다면서 토론에 임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우리 모두는 동지입니다. 같은 목적을 위해 행군하는 동지입니다. 나 이외에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상대의 생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실한 마음으로 토론에 임해주십시오. 이 모임에서 우리 당의 아픔이 해소되기를 바랍니다.

한가지를 말하기 위해서는 3번을 생각하고 1번 행동하기 위해서는 5번 생각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비판하고 쓴 소리를 하는 것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상대를 어렵게 하기 위한 비판을 위한 비판과 상대를 나와 같은 입장에서 동지애를 확인하는 비판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나침판이 떨지 않고 한곳에 고정되면 죽은 나침판"이라면서 "대표가 잘못했다면 얼마든지 비판하라"고 말했다.

김중권 대표와 김민석의원이 세미나 장 앞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나침반이 방향을 알리기 위해서는 항상 떱니다. 그러다가 한 곳을 정하게 됩니다. 나침반이 더 이상 떨지 않고 한 곳에 고정되면 죽은 나침반입니다. 무한이 동요하고 떨면서 긴장 속에서 이 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오늘하고 싶은 말씀 마음껏 하십시오. 시간 제약이 없습니다. 민주당이 살아 움직이는 정당이 되기 위해 여러분의 고견을 말해주십시오.

대표가 비판받을 일이 있으면 비판하십시요. 또 대표가 잘못했다면 얼마든지 비판하십시오. 저도 잘못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고치겠습니다. 얼마든지 비판 받을 일이 있다면 받겠습니다."

그리고 김대표는 마지막으로 다시 '동지애'를 강조했다.

"이 기회를 통해 동지애를 확인하고 민주 정당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또 이 기회가 멀어진 민심을 되찾기 위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회의시작까지 도착한 인원은 모두 100명. 예정인원은 115명이었으나 13명은 와병이나 선약을 이유로 미리 '결근계'를 냈고 2명은 '오고 있는 중'이라고.

다음은 추가 발제자로 급히 결정된 김민석 의원과의 일문일답.

- 오늘 발제는 예정에 없던건데
"오늘 결정했다."
- 누구와 상의해 결정했나.
"혼자 결정한 것이다."
- 그렇다면 개인의견이냐.
"당의 다수의견을 반영하고자 한다."
- 왜 소장파 모임에 참석안했나.
"발제때 공식적으로 말하겠다."


[2신: 오후 4시] 소장파 "분임토의 대신 전체 자유토론을"

▲한화갑의원이 세미나장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거듭되는 질문공세에 대답을 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서울교육문화회관 호텔 3층 거문고실에 마련된 토론회장. 350평 규모의 이 방은 크게 3개로 3분되어 있다. 토론회장, 음료실, 기자실.

오후 3시30분부터 이미 이상수 총무 등 의원들의 입장이 시작돼 3시50분 현재 절반 이상의 의원들이 토론장 여기저기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음료실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 한화갑 최고위원에게 기자들이 달려들어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조간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한 위원은 묵묵부답, 신문만 보고 있다.

이재정 의원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인사문제 보다는 올바른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면서 "과거집착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들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조순형 의원은 즉석에서 당지도부에 보내는 '건의문'을 배포, 국정운영방식과 인사정책의 근본적인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순형 의원은 "현재의 형식적인 최고위원회를 대통령이 주재하여 인사 등 중요 국정현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사 5원칙을 제시하고 자민련 천거자라도 부적격자는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배포된 '진행순서'를 보니 애초와 달라진 점이 있다. 발제 후 자유토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발제후에 바로 4개조로 나눠 분반토의에 들어가고 자유토론은 이상수 총무의 사회로 8시부터 이뤄진다.


[1신: 오후 3시 10분] 김민석 의원 추가 발제 "말없는 다수 소장파 대변"

사진 왼쪽부터 정범구, 천정배, 정동영 의원
"가슴에 담아두고 있는 얘기들을 생산적으로 쏟아낸다."

민주당 의원들이 오후 3시를 전후로 개인 승용차 편으로 워크숍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 출입기자들을 태운 버스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오후 2시 40분에 양재동으로 출발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이 오늘 오후 4시부터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민주당은 아침 일찍부터 성명파는 성명파대로,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워크샵을 준비하느라 부산했다.

김중권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아침 8시30분 중앙당 대표실에서 당4역회의를 열고 이번 워크샵을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생산적으로 쏟아내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변화의 필요성에는 모두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제기된 모든 문제를 100% 관철시키려는 자세는 지양돼야 한다"는데 입장을 모았다.

성명에 참여한 의원 등 소장파 13명은 오전에 국회 제헌기념관에 모여 '작전'을 짰다. 이들은 "여권 수뇌부의 전면적 쇄신"을 주장한다는 데 합의했다.

워크샵은 오후 4시에 김화중 부총무의 사회로 김중권 대표의 격려사와 함께 시작된다. 이어 정세균 기획조정위원장의 경과보고가 있고 곧바로 '본 게임'의 시작인 3의원의 발제가 있을 예정이다.

신기남 의원은 성명파들의 의견을 대변하며 장성원 의원은 당 중진들의 의견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발제자로 '급히' 추가된 김민석 의원은 "쇄신의 필요성과 함께 문제제기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학 대변인은 예상에 없던 김 의원이 발제자로 추가된 것에 대해 "그동안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던 소장파들의 의견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제문은 오후 2시30분 현재까지 아직 배포되지 않고 있으며 현장에서 바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발제에 이어 4시40분부터 문석호 부총무의 사회로 자유토론이 6시까지 진행된다. 이어 한시간가량 식사를 하며 7시부터 전체의원이 4개조로 나뉘어 8시30분까지 분임토의에 들어간다. 이후 10시까지 분임토의 결과를 보고하고 종합토론을 가진다.

발제 후의 자유토론과 분임토의 후의 종합토론에서는 격론이 예상돼 이번 워크샵은 다음날 새벽까지 갈 수도 있다.
특히 성명파 의원들이 제기한 '비공식라인'과 쇄신대상에 속한 이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될 경우 워크샵은 파란이 예상된다. 또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어느정도까지 나올지도 관심사다.

그런 가운데 이날 오전 재야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포럼'이 내린 '결론'이 워크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김근태 최고위원과 임채정, 장영달, 이재정, 심재권, 이창복, 송영길 의원 등은 이날 워크숍에 임하는 입장을 정리하면서 "성명파들의 행동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모임직후 기자들을 만나 "성명파 의원들의 충정은 이해하나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고 대통령이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있는만큼 총재가 명예롭게 문제를 풀고 지도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성명소장파 모임과 열린정치포럼 양쪽에 다 참석한 이재정 의원은 <오마이뉴스>기자를 만나 "신기남 의원이 발제 서두에서 성명파 의원들의 행동이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쇄신대상 인물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소장파들도 '터놓고 다 이야기하자'는 쪽과 '당의 결속력을 보여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결론을 내올지는 미지수"라면서 "쇄신을 위한 한시적 특별기구를 당에 마련하는 것이 결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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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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