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에서 깨어난 K리그가 포효했다. 지난 1일,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 코리아컵 디펜딩 챔피언인 포항 스틸러스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4 하나은행 K리그'가 본격 개막을 알렸다. 이후 전북-대전, 수원FC-인천, 광주-서울, 강원-제주, 대구-김천의 경기가 잇따라 열리며 1라운드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는 9일부터 2라운드 시작을 앞둔 K리그는 일주일간의 짧은 휴식에 들어가게 된다. 그 가운데 2024시즌을 바쁘게 치르고 있는 두 팀이 아시아 무대에서 격돌하게 된다. 바로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서 만난 전북 현대와 울산 HD다. 6일에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1차전을 12일에는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아시아 무대서 다시 만난 '현대가'
 
 지난 2021시즌,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서 만났던 전북과 울산

지난 2021시즌,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서 만났던 전북과 울산 ⓒ 한국프로축구연맹

 
ACL 8강 무대에서 울산과 전북이 만나게 되며, 3년 만에 아시아 무대에서 '현대가 더비'가 펼쳐지게 됐다. 지난 2006년 ACL 4강, 전북과 울산은 전주에서의 1차전 당시 치고받는 흐름 속에 울산이 3골을 퍼부으며 3대 2로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울산 원정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전북이 4골이나 울산 골문을 폭격했다. 1골 만회에 그친 울산은 1, 2차전 합계 6대 4로 무릎을 꿇으며 쓰라린 탈락을 경험해야만 했다. 4강 무대에서 울산을 누르고 결승전까지 도달한 전북은 시리아의 알카라마를 누르고 구단 역사상 첫 ACL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2006년 이후 2021년 ACL 무대에서 전북과 울산은 사상 두 번째로 아시아판 '현대가 더비'를 치르게 됐다. 코로나-19(COVID) 대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 토너먼트 단계를 전북 홈인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렀던 2021 시즌, 전북과 울산은 8강 무대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됐다. 단판 승부로 진행됐던 울산과 전북의 ACL 8강 경기는 역대 최고의 경기력으로 관중을 즐겁게 만들었다. 전반 12분 울산 바코(산둥)가 전북의 수비진을 파괴한 이후 강력한 왼발 슛으로 전북 골문을 뚫어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으나 전북 역시 만만치 않았다. 전반 38분 한교원이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문을 뚫어낸 것이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울산은 다시 전북을 압박했고 기어코 전반 종료 직전 역전 득점을 뽑아냈다.
 
전반 45분 울산 윤일록이 오세훈(마치다)의 도움을 받아 역전 득점에 성공했고, 전반 종료 직전 역전을 허용한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악동 쿠니모토(랴오닝)의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공방전을 펼쳤던 양 팀이었으나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연장으로 향했고 결국 이 치열한 승부의 마침표는 울산이 찍었다. 연장 전반 100분 울산 이동경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전북의 골문을 갈랐다. 이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울산은 2년 연속 4강 무대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4강 무대에 도달했던 울산은 동해안 숙적 포항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결승 무대 진출에는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전북 압도하는 홍명보호, 이번에는 다를까
 
 지난해 8월 맞붙었던 울산과 전북

지난해 8월 맞붙었던 울산과 전북 ⓒ 한국프로축구연맹

 
ACL 8강 무대와 함께 오는 30일, 전북과 울산은 K리그 4라운드 경기를 치르며 3월에만 무려 3번의 '현대가 더비'를 치르게 된다.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앞둔 울산과 전북은 시즌 개막 이후 첫 고비를 맞은 셈이다. 치열한 승부를 앞둔 가운데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복수극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21시즌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연이어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2020시즌 조세 모라이스 감독 지휘 아래 리그와 FA 컵에서 울산과 마주해 5전 4승 1무를 기록하며 울산을 압도했던 전북은 홍 감독 부임 첫해인 2021시즌에는 리그와 ACL에서 5전 1승 2무 2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듬해 리그에서 4전 1승 1무 2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지난해에는 무려 4번의 맞대결에서 1승 3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전북은 홍명보 감독의 울산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홍 감독 부임 이후 치러진 13번의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은 단 3승만을 챙기며 리그 패권을 울산에 넘겨줘야만 했다. 또한 리그 기준에서 현대가 더비 상대 전적을 압도했던 것도 울산에 전적 우위를 넘겨줘야만 했다. 112번의 맞대결 중 41승 29무 42패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반면 울산은 홍 감독 부임 이후 계속된 전북전 상승세를 이어가기를 원할 것이다.
 
울산은 개막 첫 라운드 숙적 포항을 기분 좋게 잡은 것은 물론, ACL 16강 경기에서도 반포레 고후(일본)를 상대로 2경기 5골을 폭발시키며 화끈한 공격력을 입증했다. 전북 역시 지난 3년간 아쉬움의 연속이었던 울산을 상대로 완벽한 복수극을 노리고 있다. ACL 16강전에서 포항을 상대로 2경기 3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8강에 올랐던 전북은 대전 하나 시티즌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아쉬운 모습으로 승점 1점 추가에 그쳤다. 그러나 이영재, 에르난데스, 티아고, 이재익, 김태환 등 리그 수위급 자원들을 대거 수혈하며 전력 보강을 했기에 8강 무대 역시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이다.
 
K리그 개막을 알린 휘슬 소리의 여운이 가시기 전,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인 울산과 전북이 3월 운명의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5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시작되는 ACL 8강 1차전, 과연 어떤 팀이 웃음을 지으며 선제 타격을 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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